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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아직 그 달이다
이상국
창비 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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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책소개

저자 소개1

李相國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으며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를 마치고 강원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6년 [심상]에 「겨울 추상화」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9년 제1회 백석문학상과 제9회 민족예술상, 제2회 강원민족예술상을 수상, 이후 2003년 제1회 유심작품상, 2011년 제6회 불교문예작품상, 2012년 제24회 정지용문학상, 2012년 올해의 시, 제1회 강원문화예술상, 2013년 제2회 박재삼문학상, 2014년 제19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강원민예총, 강원작가회의 지회장, 만해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으며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를 마치고 강원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6년 [심상]에 「겨울 추상화」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9년 제1회 백석문학상과 제9회 민족예술상, 제2회 강원민족예술상을 수상, 이후 2003년 제1회 유심작품상, 2011년 제6회 불교문예작품상, 2012년 제24회 정지용문학상, 2012년 올해의 시, 제1회 강원문화예술상, 2013년 제2회 박재삼문학상, 2014년 제19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강원민예총, 강원작가회의 지회장, 만해마을 운영위원장과 만해문학박물관장을 역임했다.

시집으로 『동해별곡』, 『내일로 가는 소』, 『우리는 읍으로 간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뿔을 적시며』,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시선집 『국수가 먹고 싶다』 『박재삼문학상 수상 시선집』과 고희 헌정문집 『뒤란의 노래』, 문학자전 『국수』, 동시집 『땅콩은 방이 두 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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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82g | 128*188*20mm
ISBN13
9788936423988

출판사 리뷰

등단 40년, 이상국의 노래는 한결같이 따뜻하다
일상에서 천연의 감동을 자아내는 맑고 애틋한 목소리

화려한 수사나 상징보다는 향토적 서정에 뿌리를 둔 질박한 어조로 자연의 생명성과 삶의 근원적 의미를 담담하게 노래하며 시적 세계를 넓혀온 이상국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달은 아직 그 달이다』가 출간되었다. 2012년 ‘올해의 시’ 선정작이자 2013년 ‘제2회 박재삼문학상’ 수상작 『뿔을 적시며』(창비 2012)에서 전통 서정의 문법에 충실한 견결한 시세계를 펼치며 빼어난 시적 성취를 보여주었던 시인은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더욱 완미한 필치로 “솜털의 일렁임처럼 감응하는 즐거운 떨림과 부드러운 숨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우리 시의 한 진경”을 다시, “여기, 우리 앞에”(정우영, 추천사) 펼쳐 보인다. 부드러운 서정과 정갈한 언어가 어우러진 담백한 시편들이 폭넓은 공감을 선사하면서, 삶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절제된 감성과 진솔함이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나 어렸을 적 보름이나 되어 시뻘건 달이 앞산 등성이 어디쯤에 둥실 떠올라 허공 중천에 걸리면 어머니는 야아 야 달이 째지게 걸렸구나 하시고는 했는데, 달이 너무 무거워 하늘의 어딘가가 찢어질 것 같다는 것인지 혹은 당신의 가슴이 미어터지도록 그립게 걸렸다는 말인지 나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나는 이 말을 시로 만들기 위하여 거의 사십여년이나 애를 썼는데 여기까지밖에 못 왔다. 달은 아직 그 달이다.(「달은 아직 그 달이다」 전문)

이상국의 시는 쉽다. 쉬운 만큼 편안하게 읽힌다. 그렇다고 해서 시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크고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시는 간결하지만 웅숭깊은 맛이 있고, 꾸미지 않은 천연의 감동을 자아낸다. 시인은 세련된 솜씨로 일상의 세목들을 어루만지며 평범한 삶의 한 순간 순간이 시가 되는 순간을 적실히 보여준다. 삶의 풍경을 바라보는 섬세한 시선으로 “날마다 상처를 밀치고 올라오는 새살 같은”(「남루(襤褸)」) 생(生)의 진실을 읽어내고, “깨알 같은 시로 세상을 걱정하”(「상강(霜降)」 무렵」)는 애틋한 마음으로 세상의 그늘진 곳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으며 모든 생명을 피붙이로 여기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깨달음을 얻는다.

아시는지 모르지만 나무 이파리나 풀잎들이 원래는 햇빛을 잘 간수하기 위해 검은색이었지요. 그런데 온갖 풀벌레들의 몸이 초록색이니까 그들의 집이 되어주기 위해 저들도 제 몸을 파랗게 만든 것입니다.//흙도 그렇습니다./처음 해에서 떨어져나올 때는 불기를 머금어 불그스레했는데 지렁이나 인간 같은 것들이 낯설어할까봐 지금처럼 누렇게 된 것입니다.//(…)//저도 원래는 시인이 아니고 설악산 아래 사는 이름 없는 처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도 시라고 쓰면 천지만물이 달려들어 자꾸 제 시의 편을 들어주는 것입니다. 아시는지 모르지만(「아시는지 모르지만」 부분)

시인은 “사랑한다고 다 가질 수는 없으”나 “누구를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음 노래」)는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슬픔의 어머니”이자 “수천년 마음의 일”이었던 ‘자비(慈悲)’는 이제 “지구상에 거처할 데가 별로 없”(「자비에 대하여」)다.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순결한 마음으로 “풀과 벌레들의 이름을 불러주다/몸을 버린 시인이 세상을 떠나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풀이파리 하나 슬퍼하”(「거지 시인」)지 않고, “가라앉은 세월호에서 주검들이 수줍게 떠올라도”(「존엄에 대하여」) 세상은 그저 조용할 뿐인 비감한 현실을 돌아보는 시인의 목소리는 나직하지만 더 뼈아프게 울린다.

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냐며/이런 나라 사람 아닌 것처럼 겨울 팽목항에 갔더니//울음은 모래처럼 목이 쉬어 가라앉고/울기 좋은 자리만 남아서//바다는 시퍼렇고 시퍼렇게 언 바다에서/갈매기들이 애들처럼 울고 있었네//울다 지친 슬픔은 그만 돌아가자고/집에 가 밥 먹자고 제 이름을 부르다가//죽음도 죽음에 대하여 영문을 모르는데/바다가 뭘 알겠냐며 치맛자락에 코를 풀고//다시는 오지 말자고 어디 울 데가 없어/이 추운 팽목까지 왔겠냐며//찢어진 만장들은 실밥만 남아 서로 몸을 묶고는/파도에 뼈를 씻네//그래도 남은 슬픔은 나라도 의자도 없이/종일 서서 바다만 바라보네(「슬픔을 찾아서」 전문)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시인은 “세상은 쥐도 살고 고양이도 살아야 한다”(「시인 생각」)는 공동체적 삶과 “서로의 집이 되어주”(「강변역」)는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어떡하든 살아보려고 애쓰는”(「국민을 계도하다」) 사람들은 속절없이 세상의 그늘 속으로 묻혀간다. “살려고만 하면 누가 못 살겠는가”(「상강(霜降)」 무렵」) 하지만, 세상에는 “살기 위하여 일하지만/일을 위하여/사는 걸 버리는 사람들이 있고//먹어야 얼마나 먹는다고/입을 위하여/몸을 버리는 사람들”(「어느날 마포에서」)이 있다.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월식하는 밤에」) 이 각박한 현실을 직시하며 시인은 생명의 고귀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숙연한 마음으로 곱씹어본다.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미안하지만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문 좀 두드려달라던 작가는 스스로를 버렸다/식은 밥이나 이웃에게도 그랬겠지만/자기가 쓴 시나리오에게도 떳떳하고 싶었을 것이다//(…)//송파 어디선가 월세 살던 세 모녀가/공과금과 마지막 집세를 계산해놓고/한날한시에 세상을 버린 것도/다시는 볼 일이 없더라도/국가와 집주인에게 당당하고자 했던 것이다(「존엄에 대하여」 부분)

1976년 『심상』으로 등단한 지 올해로 만 사십년이 되는 시인은 그동안 가파른 시대를 넘어 “자기 시의 정체성과 새로운 서정을 얻기 위해 휴식 없는 항해를 계속”해왔다. 그가 구사하는 “독특한 언어와 미적 형식”(고형렬, 발문)은 우리 시의 소중한 자산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제 한국 시단의 중후한 버팀목으로 우뚝 선 시인은 인생 칠십에 이르러서도 더욱 “분발하고 싶다”(「평양」)는 마음을 다잡으며 어디론가 날아가고자 한다. 시인에게는 “아직 더 갈 데가 있”(「십일월의 노래」)고, “어디가 조금 모자라거나 불편한 것들뿐”(「나도 웃는다」)이지만 아직 “불러야 할 노래”(「새벽 울음」)가 많은 까닭이다. 무릇 시는 어둠속에서 “물고기처럼 툭 치고 지나가는”(「어느날 저녁」) 희망을 찾아서 끊임없이 ‘늘 다른 사람,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것’ 아니겠는가.

노랑부리저어새는 저 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날아가 여름을 나고 개똥지빠귀는 손바닥만 한 날개에 몸뚱이를 달고 시베리아를 떠나 겨울 주남저수지에 온다고 한다//나는 철 따라 옷만 갈아입고 태어난 곳에서 일생을 산다//벽돌로 된 집이 있고 어쩌다 다리가 부러져도 붙여주는 데가 있고 사는 게 힘들다고 나라가 주는 연금도 받는다//그래도 나는 날아가고 싶다(「그래도 날고 싶다」 전문)

추천평

이상국의 시에서는 어떤 맑은 간지러움이 스멀거린다. 마치 솜털의 일렁임처럼 감응하는 즐거운 떨림과 부드러운 숨결도 함께. 하지만 그 파동이 번져가는 속도는 느긋하고 수굿해서 충분히 시의 맘 부풀린다. 즐겁다. 시가 이처럼 즐거워도 될까 싶은 순간에 그는 슬쩍, 천진한 일상들 펼쳐놓는다. 안타깝고 부끄럽고 서럽고 가난한데, 그게 참 묘하게 달곰새금하다. 예기치 않은 해학조가 시의 본성을 차근히 휘감아서일까. 시를 읽는 입꼬리 발그레 달아오른다. 하지만, 주의하시라. 잔잔한 듯 격렬한 그만의 마성이 범상의 언어를 뒤흔들고 있으니. 그의 시에 들면 혼탁한 것들도 제풀에 맑아지지만, 그만큼 벗어나기 어렵다. 사물에서 놓여난, 아니 사물을 놓아버린 작희가 더없이 유현해서 정신 혼미해진다. 훌훌, 인위를 벗은 시의 행보는 또 어떤가. 겸양의 품성이 받아적은 나날의 세목이 다사롭고 그윽하다. 때로, 아닌 것에 대해서도 결기 세우지만 그마저 긍휼을 더듬는다. 시와 시인의 자유로움이 이쯤은 되어야 시에 막힘이 없다 할 것이다. 드물게 만나는 시의 한 진경이 여기, 우리 앞에 있다.
정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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