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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SF작가들의 유사과학 앤솔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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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정보라 개벽 7
이산화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37
최의택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 71
이하진 비합리적 종말점 97
전혜진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 113
손지상 엑소더스 149
문이소 정기유의 화양연화 179
이주형 해상도의 문제 211
홍준영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261
홍지운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 285

저자 소개10

2017년 「마지막 히치하이커」로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주의 집』 『마구 눌러 새로고침』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등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고 단편집 『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 경장편 소설 『다꾸의 날』을 펴냈다. 걱정 많은 뻥쟁이. 어릴 적 만화책으로 한글을 뗐다. 떡볶이를 사랑하고 라면 없이 3일을 못 버틴다. 강아지랑 같이 살고 동네에 아는 고양이가 많아 심심할 새가 없다. 삐삐 롱 스타킹과 앤 셜리를 흠모한다. 때때로 그림을 그리고 가르치는 일도 한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아는 마음과 서로에
2017년 「마지막 히치하이커」로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우주의 집』 『마구 눌러 새로고침』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등 여러 앤솔러지에 참여했고 단편집 『내 정체는 국가 기밀, 모쪼록 비밀』, 경장편 소설 『다꾸의 날』을 펴냈다.

걱정 많은 뻥쟁이. 어릴 적 만화책으로 한글을 뗐다. 떡볶이를 사랑하고 라면 없이 3일을 못 버틴다. 강아지랑 같이 살고 동네에 아는 고양이가 많아 심심할 새가 없다. 삐삐 롱 스타킹과 앤 셜리를 흠모한다. 때때로 그림을 그리고 가르치는 일도 한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아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다정함이 지구를 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야기를 쓴다.

문이소의 다른 상품

1986년생. 소설가, 서사작법 연구자, 만화평론가, 번역가이다.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단편 「당신의 苦를 삽니다」로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장르부분연간 단편외우수상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웹진]에서 ‘장르부문 연간 최우수상’, 2015년 웹진 [크리틱M]에서 ‘제1회 크리틱M 만화평론가 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이며 좌우명은 ‘부자연주의’이다. 2014년 중단편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국회의사당 학상사건』 출간했고, 2015년 제1회 크리틱M
1986년생. 소설가, 서사작법 연구자, 만화평론가, 번역가이다.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단편 「당신의 苦를 삽니다」로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 장르부분연간 단편외우수상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지원부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웹진]에서 ‘장르부문 연간 최우수상’, 2015년 웹진 [크리틱M]에서 ‘제1회 크리틱M 만화평론가 신인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회원이며 좌우명은 ‘부자연주의’이다.

2014년 중단편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국회의사당 학상사건』 출간했고, 2015년 제1회 크리틱M만화평론우수상을 수상했다. 2016 소설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 준 것」,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의 일본어를 우리말로 번역하였고, 글쓰기 창작 이론서 「스토리 트레이닝」 시리즈를 출간하는 등 여러 서사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8년 그래비티북스에서 [우주아이돌배달작전]을 출간했다.

작법서 『스토리 트레이닝: 이론편』, 『스토리 트레이닝: 실전편』, 『스토리 트레이닝: 단편소설편』, 단편소설집 『데스매치로 속죄하라: 국회의사당 학살사건』, SF 장편소설 『우주 아이돌 배달작전』, 평론집 『크리틱지상주의』 등을 썼고,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나와 그녀의 왼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환상문학웹진 [거울] 대표 중단편선 2 『누나 노릇』에 참여했다. 한국과학소설가연대 회원이며, 서울웹툰아카데미(SWA) 스토리텔링 테크니컬 멘토로 있다. 좌우명은 ‘부자연주의’. 작법 연구가로서 창작작법 관련 서적을 다수 출판했다.

손지상의 다른 상품

Bora Chung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2024년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아나대에서 러시아문학과 폴란드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狐)」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너의 유토피아』는 영문판이 2024년 발간된 이래, 2024년 미국 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5년 1월 현재 필립 K. 딕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저주토끼』 『여자들의 왕』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한밤의 시간표』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작은 종말』, 장편소설 『문이 열렸다』 『죽은 자의 꿈』 『붉은 칼』 『호』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에세이 『아무튼, 데모』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거장과 마르가리타』 『탐욕』 『창백한 말』 『어머니』 『로봇 동화』 등이 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어둡고 마술적인 이야기,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사랑한다.

정보라의 다른 상품

SF 작가. 생물학의 경이와 신체 개념의 변형·확장을 주요 소재로 삼아, 인간과 과학이 실수하고 좌절하며 위험한 경계선에 도전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즐겨 쓴다. 독특한 발상과 소재로 짜임새 있고 밀도 높은 세계를 그려낸다. 2018년 「증명된 사실」로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2020년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로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7년 장르소설 플랫폼에 연재한 사이버펑크 수사물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장편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밀수』, 소설집 『증명된 사실』, 듀나 작가와의 듀오 소설집 『짝꿍:
SF 작가. 생물학의 경이와 신체 개념의 변형·확장을 주요 소재로 삼아, 인간과 과학이 실수하고 좌절하며 위험한 경계선에 도전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즐겨 쓴다.

독특한 발상과 소재로 짜임새 있고 밀도 높은 세계를 그려낸다. 2018년 「증명된 사실」로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 2020년 「잃어버린 삼각김밥을 찾아서」로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7년 장르소설 플랫폼에 연재한 사이버펑크 수사물 『오류가 발생했습니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장편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밀수』, 소설집 『증명된 사실』, 듀나 작가와의 듀오 소설집 『짝꿍: 듀나×이산화』를 썼고, 다수의 공동 선집에 「뮤즈와의 조우」(『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재시작 버튼」(『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 「나를 들여보내지 않고 문을 닫으시니라」(『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등의 단편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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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뇌과학자를 꿈꿨다. 대학원 문턱까지 갔다가 우울증으로 휴학한 후, 학부 입학 10년만에 겨우 생명과학과를 졸업했다. 휴학과 졸업 사이 지지부진한 시간 동안 원래 꿈을 장사 지내고 새로운 꿈에 못 이기는 척 물을 주었다. 이 이야기는 졸업 직전 흙 속에서 고개 내민 싹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현실에 뿌리 내린, 하지만 현실에 없는 이야기들을 키워낼 수 있길 바라고 있다. 2019년 카이스트 문학상에서 〈책〉으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잇츠마인〉으로 가작을 수상했다.
2001년 천안 출생. 어려서부터 과학을 좋아해 물리학을 전공하고 연구하는 삶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늘 과학 바깥의 일을 상상하며 외면하지 못했고, 결국 그 관심에 이끌려 소설을 쓰게 되었다. 대학생이자 SF 소설가. 학부에서 물리학과 화학을 공부하고 있다. 2021년 제1회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어떤 사람의 연속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한국물리학회 SF 어워드에서 〈마지막 선물〉로 가작을 수상하는 등 꾸준히 집필을 이어나가고 있다. 단편소설 「어떤 사람의 연속성」 「마지막 선물」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저 외로운 궤도 위에서」
2001년 천안 출생. 어려서부터 과학을 좋아해 물리학을 전공하고 연구하는 삶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늘 과학 바깥의 일을 상상하며 외면하지 못했고, 결국 그 관심에 이끌려 소설을 쓰게 되었다. 대학생이자 SF 소설가. 학부에서 물리학과 화학을 공부하고 있다. 2021년 제1회 포스텍 SF 어워드에서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어떤 사람의 연속성〉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한국물리학회 SF 어워드에서 〈마지막 선물〉로 가작을 수상하는 등 꾸준히 집필을 이어나가고 있다. 단편소설 「어떤 사람의 연속성」 「마지막 선물」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저 외로운 궤도 위에서」 「확률의 무덤」, 장편소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등을 집필하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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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慧珍

SF와 스릴러, 사회파 호러 작가. 라이트 노벨 「월하의 동사무소」로 제1회 이슈 노벨즈 공모전 편집부상을 받고 데뷔한 이래 부지런히 소설과 비소설, 만화 스토리를 써 왔다. 단편 소설 「파촉, 삼만 리」로 제5회 중국 청두 국제 SF 콘퍼런스인 ‘100년 후의 청두’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홍등의 골목』, 『아틀란티스 소녀』, 『바늘 끝에 사람이』, 『마리 이야기』 등을, 만화 『레이디 디텍티브』, 『리베르떼』, 웹툰 〈PermIT!!!〉의 스토리를 썼다. 「친애하는 황국신민 여러분」, 「컨베이어 리바이어던」, 「낫 서울, 낫 소울」, 「Legal ALEIN」
SF와 스릴러, 사회파 호러 작가. 라이트 노벨 「월하의 동사무소」로 제1회 이슈 노벨즈 공모전 편집부상을 받고 데뷔한 이래 부지런히 소설과 비소설, 만화 스토리를 써 왔다. 단편 소설 「파촉, 삼만 리」로 제5회 중국 청두 국제 SF 콘퍼런스인 ‘100년 후의 청두’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홍등의 골목』, 『아틀란티스 소녀』, 『바늘 끝에 사람이』, 『마리 이야기』 등을, 만화 『레이디 디텍티브』, 『리베르떼』, 웹툰 〈PermIT!!!〉의 스토리를 썼다. 「친애하는 황국신민 여러분」, 「컨베이어 리바이어던」, 「낫 서울, 낫 소울」, 「Legal ALEIN」 등 단편 소설에 주력하여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고전 문학에서의 귀신 이야기, 1990년대 전후 한국 순정 만화의 메시지와 스타일, 다양한 장르의 서브컬처와 지금 여기의 사회적 문제들에 두루두루 관심이 많다.
「Missing」도 그렇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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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과 정유정의 영향 아래 스릴러를 쓰며 글쓰기를 연마했고, 2019년에 정보라를 접하고 본격적으로 SF를 쓰기 시작했다. SF가 선사하는 특유의 경이감을 두려움으로 착각해 너무나 늦게 그 진면목을 깨달았고,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SF 세계를 탐험 중이다. 국내의 현대 SF를 시작으로 그 범위를 해외로, 과거로 확장해 가면서 조금씩, 천천히 자기만의 색깔을 맞춰 가고 있다. 신체적인 장애로 그 속도는 매우 더디고 제한적이지만, 할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일밖에 없는 작가는 무엇보다 존재가 지닌 약점을 다루는 데 거침이 없다. 그리고 SF는 그런 약점을 다루기에 잔혹하리만큼
스티븐 킹과 정유정의 영향 아래 스릴러를 쓰며 글쓰기를 연마했고, 2019년에 정보라를 접하고 본격적으로 SF를 쓰기 시작했다. SF가 선사하는 특유의 경이감을 두려움으로 착각해 너무나 늦게 그 진면목을 깨달았고,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SF 세계를 탐험 중이다. 국내의 현대 SF를 시작으로 그 범위를 해외로, 과거로 확장해 가면서 조금씩, 천천히 자기만의 색깔을 맞춰 가고 있다. 신체적인 장애로 그 속도는 매우 더디고 제한적이지만, 할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일밖에 없는 작가는 무엇보다 존재가 지닌 약점을 다루는 데 거침이 없다. 그리고 SF는 그런 약점을 다루기에 잔혹하리만큼 완벽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브릿G’와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단편소설을 공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2021년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마침내 세상에 나섰다. 『슈뢰딩거의 아이들』(응모 당시 작품명: 지금, 여기, 우리, 에코)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정체성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 조형이 매우 인상적이며, 기술을 통한 격리와 배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제21회 민들레문학상에서 「편지를 쓴다는 것은, 어쩌면」으로 대상을 받았고, 「저의 아내는 좀비입니다」로 예술세계 소설 부문 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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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회색

나는 오래된 난파선마냥 서구문학에 침몰해 있었다. 특히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엽의 영미문학은 나를 매혹시켰다. 그 중에서 허먼 멜빌의 해양소설인 『모비딕』은 국내에 나온 모든 판본을 사봤을 정도로 집착했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부르라.” 나를 매료시킨 문장이었다. 어디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추방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내던진 첫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하여, 나는 소설이라는 최후의 영지에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며, 보르헤스가 자신의 독서에 대해 “문학은 행복의 한 조각”이라 말했듯 1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행복의 조각’을 쌓아갔다. 나 자신이 언제나
나는 오래된 난파선마냥 서구문학에 침몰해 있었다. 특히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엽의 영미문학은 나를 매혹시켰다. 그 중에서 허먼 멜빌의 해양소설인 『모비딕』은 국내에 나온 모든 판본을 사봤을 정도로 집착했다. “나를 이스마엘이라 부르라.” 나를 매료시킨 문장이었다. 어디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추방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내던진 첫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하여, 나는 소설이라는 최후의 영지에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며, 보르헤스가 자신의 독서에 대해 “문학은 행복의 한 조각”이라 말했듯 1만 권 이상의 독서를 통해 ‘행복의 조각’을 쌓아갔다. 나 자신이 언제나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문학에 대한 집착이었다.

분명, 나는 고전적인 분위기와 낭만주의 시대의 감성을 좋아했다. 하여, 나의 글들은 나의 인생을 닮은 글들보다 더 오래된 삶들을 모방하고 창조했다. 오래됐지만 훌륭한 형태로 사랑받는 앤티크처럼, 장식적인 문장들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스타일 자체를 정체성으로 대변하는 장르가 존재한다.
나는 암초에 걸린 난파선처럼 그런 장르에 깊숙이 침잠했다. 보통의 SF라면 사회와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결론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나 스타일이 곧, 장르의 정체성이 되는 장르에선 장식에 가까운 클리셰가 중심이 되고 그 장식 안에서 현실을 투영하며 이야기를 꾸미기 마련이다. 스팀펑크가 증기와 외연기관에 관련된 패스티시Pastiche고, 사이버펑크가 몸을 개조한 사람들이 외국인 혐오증에 뒤섞인 디스토피아에 살아가는 콜라주Collage라는 점을 생각하면 SF의 본연과는 그 특성이 역순이라는 말이 옳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장르에 천착하면서 고전에 대한 재구성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의 일련의 습작들은 장식적인 감성에 낭만주의 SF소설이라는 컨셉을 내게 알려주었다.

하여, 마음속에 내재해 있던 고전소설에 대한 편집증을 끌어올려 탄생된 작품이 『이방인의 성』이다. 스팀펑크라 할지 사이버펑크라 할지 몰라 차라리 ‘아나크로니스틱 펑크’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현재 ‘닥터회색’이란 이름으로 타입문넷(www.typemoon.net) 창작게시판을 운영 중에 있다. 2018년 SF 어워드 장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단편들을 쓰며 다음 장편을 준비 중이다. SF 앤솔러지 『당첨되셨습니다』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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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인, dcdc

영화배우 김꽃비의 팬, SF 작가. 본명 홍석인. 오랫동안 필명 dcdc로 활동해왔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으로 제2회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구미베어 살인사건』과 『월간주폭초인전』 등의 단편집을 여러 권 냈다. ‘덴마 어나더 에피소드 시리즈’ 『물리적 오류 발생 보고서』, 『별을 수확하는 자들』, 『무간도 가이아의 성소』를 쓰기도 했다.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이웃집 슈퍼히어로』, 『냉면』 등 다수의 앤솔로지에 작품을 실었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만화컨텐츠스쿨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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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14쪽 | 382g | 130*200*30mm
ISBN13
9791192638195

책 속으로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다. 외계인은 이어서 평평한 지구의 한쪽 면에는 온갖 생물을 창조하여 번성하게 하였으며 다른 한쪽 면에는 고향 행성이 멸망하여 탈출할 때 소중히 가지고 온 여러 가지 우주 보물을 숨겨놓았다. 외계인은 창조주이며 태양은 외계인이 지구를 보살피려 쉼 없이 내려보내는 생명의 힘이고 땅은 그 태양의 힘을 받은 조상들의 터전이다
---「정보라, 개벽」중에서

장대웅 박사는 공룡의 존재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 공룡이 살아남아 있으리라는 굳은 믿음의 소유자였다. 그런 만큼 그가 주최한 탐사의 목적이 공룡의 생존을 입증하는 데에 맞춰져 있었음은 당연하다. 실제로 장 박사는 2015년 3월에 열린 창조증거탐사대 발족식에서 “공룡의 생존 증거를 찾아냄으로써 진화론에 치명타를 입히고 성경이 참된 진리임을 입증하는 것”이 탐사대의 궁극적 목표임을 선언한 바 있다.
---「이산화,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중에서

처음에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꺼낸 이야기였고, 이제 결정적인 말만 남았다. 외계인이 만지면 아픈 곳이 낫는다는 건 다 미신이야, 그러니까 넌 낫지 않아, 앞으로도 쭉 엄마한테 업혀서 학교에 다녀야 할 거야……. 하지만 내 말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를 보니 무서워졌다. 내가 뭐라고 이 아이의 희망을 깨지?
---「최의택,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중에서

사탕을 지목했던 조사관은 계속해서 집요하게 매달렸다. 이제는 어째선지 잘 보이지도 않는 그 사탕 샘플을 더 많이 확보했어야 했다며 후회하면서 말이다. 게다가 그것은 이제는 사탕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둔갑해 퍼져나가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만한 공포가 또 어디 있겠는가? 어떤 의도로부터 발생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채로 일상에 숨어 번지는 감염 불안은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이하진, 비합리적 종말점」중에서

“벨벳 토끼 인형 이야기를 아느냐? 자기 주인에게 정말정말 사랑받다가 버림받고서 진짜 토끼가 되는 인형 이야기인데, 그 토끼 인형이 처음에는 자기가 진짜 토끼인 줄 알았다. 그러다가 자기가 그냥 톱밥과 솜으로 몸을 채운 인형, 즉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되지. 너도 그렇다. 자기가 가짜인 줄 알게 되었으면 이제 진짜가 되는 일만 남은 게 아니냐.”
---「전혜진,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중에서

이툼은 운율-숨결을 시작했다. 두 소리가 이툼에게서 동시에 울렸다. 보통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풍부한 저음과 또렷하게 솟아오르는 고음이 화음을 이루었다. 낮은음은 찢어진 입천장과 그 크레바스로 이어진 비강과 목을 울려 몸 안에서 나는 숨결이었다. 한편 높은음은 갈라진 입술 사이로 드러난 잇새를 세차게 할퀴며 공간에 퍼지는 숨결이었다. 두 숨결이 오르골이 연주하는 운율과 어우러져 공간을 편안하게 흔들어주었다.
---「손지상, 엑소더스」중에서

“그럼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 해요? 귀농해서 마흔대여섯에 결혼하라는 건가요?”
“귀농하든 뭘 하든 공부해야 잘되는 사주야. 태어나길 공부 머리를 갖고 태어났고 공부 운도 갖고 있어. 지연 씨는 학당 귀인에 문창 귀인이 같이 있거든, 공부하면 할수록 좋아. 가르치는 일을 하면 제일 좋고. 그런데 왜 그림을 그렸을까? 글을 써야 더 편히 살 텐데. 이제라도 글공부해요, 꼭 박사 따고 교수 하라는 게 아니라 평생 책을 가까이 두고 읽고 쓰고 가르치고 해야 해.”
---「문이소, 정기유의 화양연화」중에서

“그러다 보니…… MBTI 유형에 따라 각자 성격의 특징이 극대화된 경우가 많아요. E인 사람은 더 활동적으로 변하고 I인 사람은 더 소극적으로 변하는 식으로요. MBTI에 I가 포함된 사람들은 대부분 실질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보여서, 지금은 따로 모아서 보호하는 방향으로 합의되어 있어요. 그게 꼭 나쁜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잖아요?”
---「이주형, 해상도의 문제」중에서

그의 약물은 핏물이 숨 쉬듯 질퍽거리는 땅속으로 스며들며 돼지들의 사체를 깨웠다. 유전학과 화학, 기계공학을 뒤섞은 듯한 그의 기술은 질식해 죽은 돼지들을 일으켜 대한민국 정부에게 악몽을 선물했다. 죽은 돼지들이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누구 하나 공격당하지 않았지만, 시체들의 행진은 대한민국에선 지금도 두려움과 함께 오랫동안 회자되는 전설 같은 이야기였다.
---「홍준영,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중에서

저는 이 끔찍한 사태를 멈추고자 계속해서 유사과학 이론을 쏟아냈습니다. 달 착륙 음모론와 피라미드 파워 그리고 숙변 제거의 원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유사과학 이론은 모두 폭주하기 시작한 진화론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저희가 짜낸 아이디어였지요. 물론 결과적으로 이 시도는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홍지운,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중에서

출판사 리뷰

정보라 작가의 〈개벽〉은 유사과학으로 인해 인생의 개벽을 맞닥뜨린 노년의 이야기다. 배우자는 세상을 먼저 떠났지만, 나름의 일을 하며 아들 부부와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던 ‘윤 씨’는 등산 모임에서 만난 친구의 소개로 몸에 좋다는 숯가루 물을 알게 된다. 그 물을 얻기 위해 나간 어느 자리에서부터 윤 씨의 인생은 개벽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산화 작가의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는 보고서 형태로 창조과학연구원 ‘장대웅 박사’의 충격적인 행보를 좇는다. 장대웅 박사는 확고한 신념과 신실한 신앙으로 진화론을 반박하고 창조론의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를 찾는 데 전념한다. 놀랍게도 그는 살아 있는 공룡을 찾음으로써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최의택 작가의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는 시골 마을의 기 치료소가 배경이다. 치료를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건만 정작 치료소의 주인인 ‘해수’는 그런 게 어디 있느냐는 듯이 말한다. 어느 날 치료소에 아이를 업은 엄마가 찾아온다.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고, 엄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치료소를 찾은 것이다. 혹시나 모를 외계인의 기를 받으러.

이하진 작가의 〈비합리적 종말점〉은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웠던 가까운 몇 년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아멜리아뇌조충’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사이 급격하게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이에 각국 정부와 민간의 대응은 비합리적이기에 짝이 없다. 마침내 기생충이 세상을 평정하고, 인터넷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만병통치약 광고가 성행하는데…….

전혜진 작가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는 타로카드 점성술가이자 자영업자 ‘하율’의 이야기다. 퇴사하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퇴사 후 차린 타로카드 점집은 불경기 때문인지 인테리어 때문인지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전혀 장사가 되지 않는다. 여느 날처럼 홀로 부스에 앉아 “나는 가짜”라는 자책에 시달리던 하율에게 묘한 분위기의 중학생이 찾아온다.

손지상 작가의 〈엑소더스〉는 핵겨울에 도래한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자 잔혹한 환상 동화다. 부족에서 자신을 언제나 외톨이이자 이방인으로 느끼는 ‘이툼’은 신전의 성인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신세다. 성인식에 가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는 이툼의 시야에 멀리서 인공 빙하가 떠내려오는 광경이 보인다. 이툼은 그것이 부족에게 닥친 크나큰 위협임을 직감한다.

문이소 작가의 〈정기유의 화양연화〉에서 ‘화양연화’는 주인공 ‘기유’가 매일 아침 확인하는 사주풀이 앱의 이름이다. “오늘 사주 일간 운세, 91점!”이라는 메시지에 기유는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기유는 처음 사주를 본 건 지난가을부터 자신의 인생이 묘하게 사주와 맞아떨어짐을 느낀다. 강퍅한 목소리의 건물주 할머니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주형 작가의 〈해상도의 문제〉는 ‘팩스 텔레포트’로 화성 여행이 가능한 미래의 이야기다. 예비부부인 ‘수진’과 ‘나’는 화성 여행에 당첨되어 신혼여행을 대신하기로 한다. 1년이 넘는 준비 기간, 의심을 부르는 엉터리 성격검사지 같은 것들은 애써 무시하고 견뎠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화성에서 그들은 뜻밖에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홍준영 작가의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는 메리 셸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단박에 떠오르게 한다. 악명 높은 과학자이자 인터폴 최우선 적색 수배자 ‘메이저 영감’이 자수했다. 그는 오직 ‘N.W.O’ 요원 ‘앨리스’와의 심문을 원한다. ‘야수학’ 혹은 유사과학이라 불린 그의 성과가 최종적으로 어떤 괴물을 낳았는지 낱낱이 보여주기 위해서.

홍지운 작가의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은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은 인류 평화를 목적으로 문명사회에 치명적인 위협을 해결하고 난 다음의 수습을 위한 정보 공작 단체이다. 그러나 연맹을 탈퇴한 작가의 폭로에 의해 그들의 만행이 드러난다. 그들의 만행의 뒤에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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