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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환유 악기점
깡통 익투스 저녁을 슬쩍 밀면 이장移葬 꼬리표 환유 악기점 잃어버린 눈을 찾아서 물의 심리학 끈을 이해하기 위하여 나를 버릴 수 없어서 루빈의 잔 모노산달로스 허공을 다른 말로 말하면 외로움의 전략 이제는 보충질문 2부 청중을 들이는 시간 순천만 갈대 바닥이라는 나이 나뭇가지의 질문법 아픈 편지 동굴의 기억 사무사思無邪 고집 지리산 철쭉제 청중을 들이는 시간 그런 새장 불구 바퀴들 그림자 일기 누구일까 둘레를 지우는 일 3부 화조도花鳥圖 돌멩이로 말하기 물안경을 쓰고 화조도花鳥圖 백회라는 것 추상에서 구상에 이르는 길 수평선을 낳는 것들 갈필渴筆을 잡다 가장 큰 아이 창밖의 반찬 게다가 니벨룽 대관령 양떼목장 어떤 음악 나를 넘어서는 시간 오래된 질문 4부 테두리로 본다는 것 울음의 고리 거울로 가는 기차 길에 관한 편견 물방울 서사 소 테두리로 본다는 것 아름다운 전쟁 햇빛은 송곳이다 모래 이야기 그림자를 따라갔다 덜컹거리는 서랍들 메멘토 모리 소실점 임걸령 랜섬웨어 |
박남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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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계를 환하게 빛나게 하는 별’
박남희 신작 시집 『아득한 사랑의 거리였을까』 출간 박남희 시인은 경험적 구체를 통해 삶을 투명하게 반추하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간접 경험을 풍요롭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복합적 방법으로 그는 자신만의 시를 써간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시를 통해 서정시가 대상을 향한 한없는 매혹을 가진 채로 씌어지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시인 자신의 시쓰기 작업에 대한 끝없는 메타적 상상과 열망을 토로하는 양식임을 알아가게 된다. (유성호 문학평론가) 저녁은 부르지 않아도 온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나 내가 모르는 것까지 거느리고 나에게 오지 않는 듯 내게로 온다 저 저녁을 군단이라고 불러야 하나 망각이라고 불러야 하나 싸움은 부르지 않아도 온다 망각을 데리고 온다 꽃의 표정에 물들지 않은 것은 없다 꽃의 치사량에 가까이 가본 계절은 없다 꽃을 보내고 그냥 마음이 말없이 어둑해져 오지마, 저녁을 슬쩍 밀면 그 뒤에 숨어있던 꽃이 슬쩍 밀린다 「저녁을 슬쩍 밀면」 전문 유성호 문학 평론가는 “서정시는 역동적 상상력을 통해일상에 편재遍在한 불모성을 치유하면서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발견 가능성을 꿈꾸게끔 해주는 언어 양식이다” 라며 박남희 시인 스스로가 경험을 재생하는 기억의 원리에 주목했다. 또한 기억을 통해 사물을 재구성하는 순간을 빌어 다채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박남희 시인은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가벼이 여길 수 있는 현상이나 사물에 독특한 체온과 색상을 부여함으로써 시인 고유의 명명命名 특권을 아름답게 펼쳐가고 있다. 서정시가 가지는 고전적인 역할을 더욱 빛나게 하는 한편 우리가 삶을 통해 영위할 수 있는 궁극의 가치가 어디에 머무는지 살피는 박남희 시인의 담담한 목소리가 세상을 조금 더 환하게 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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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신의 입을 폐쇄한 경첩 ‘ㄴ’을 떼어버리고 천천히 말한다.
‘전쟁은 세상에서 가장 아픈 편지입니다’ ‘나는 때때로 버림받을수록 단단해진다’ ‘시간이 허기지는 것이 음악’이라고. ‘사랑만이 새를 새장으로부터 해방시켜’ 숲으로 보내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박남희 시인의 책갈피를 걸어 나와, 내 속에서 절뚝이는 파랑새 발목에 숲의 부목을 대주었다. 20년 전 신춘에 씨를 뿌린 후 날로 가난해진 그가 ‘어둠 속에서 한쪽 젖만 환하게 내놓고 있’기까지 수확한 언어는 치료이고 ‘메아리’의 ‘겹’이고 ‘도란도란’이다. 내딛는 자리마다 불이 붙어 ‘안절부절 요동치거나’ ‘쩔쩔 매던’ 날들을 돌아보지 않고 제 뼈를 뽑아 등 뒤로 던지며 걸어온 시인이, ‘어둠 속에 숨어있던 보이지 않던 세계를 이끌어 올려 정수리에 환하게 빛나게 하는 별’ 을 ‘청중들’에게 나누어준다. 시를 듣는 ‘청중은 사랑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백 편의 시를 적으며 만난 혼돈, 이백 편을 적으며 돋던 젖니 같은 깨달음들 쓸어낸 빈 터에 사무사(思無邪) 한 채 지어낸 그를 따라 ‘저녁을 슬쩍 밀’어볼까? - 조정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