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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김은지
걷는사람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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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안녕이라는 소리의 감촉
고구마
야구 연습
지나가는 눈

Undo
상어
신호등이 없는 마을
늘픔
블루투스 기기 1개가 연결되었습니다
경청

2부 따뜻한 호수에 떠 있는 오리가
저런,
뼈의 소리
로트렉의 세로선
소낙빛
머핀
수트케이스
북규슈
오리
일곱 개의 일요일
앉아서 달팽이를 생각하는 밤
잔상
스콘
스피커

3부 종이에 누워 있던 잉크에 누군가의 눈길이 스칠 때
그네
남산
흡음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헤어스타일
컵에 대한 그림
흰발농게들이 손을 흔드는
내가 찍은 낯선 사진
단발머리
줄감개
사진 정리
무대 대자인



4부 다음으로 날씨 예보가 이어졌다
오늘 여는 약국
안개
볼레로
우산을 접을 때는 우산을 접는 것만 생각한다
손등
구름 검색
구석에 볕이 들 때
화단으로
비가 와서 주차장 공사를 쉽니다
게스트 하우스
별자리
매실차
내가 아는 시 가장 잘 쓰는 사람

해설
경청 _ 희음(시인)

저자 소개 1

경상북도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행어를 하나 가져도 좋다면 “그걸 시로 쓰세요”로 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그걸 시로 쓴 사람. 습관적으로 책방에 가고 하루에 여러 편의 팟캐스트를 듣는다. 책방에서 시 모임을 진행한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이 당선되었고 2017년 아르코 유망작가 지원금을 수혜했다. 강혜빈, 임지은, 한연희 시인과 ‘분리수거’ 낭독회, 육호수 시인과 ‘여행에서 주운 시’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팟캐스트를 만
경상북도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행어를 하나 가져도 좋다면 “그걸 시로 쓰세요”로 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그걸 시로 쓴 사람. 습관적으로 책방에 가고 하루에 여러 편의 팟캐스트를 듣는다. 책방에서 시 모임을 진행한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이 당선되었고 2017년 아르코 유망작가 지원금을 수혜했다. 강혜빈, 임지은, 한연희 시인과 ‘분리수거’ 낭독회, 육호수 시인과 ‘여행에서 주운 시’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팟캐스트를 만든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도서 팟캐스트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세너힘)를 진행하면서, 종종 작은 책방에서 시 모임을 갖는다. 쓴 책으로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독립출판 소설 『영원한 스타-괴테 72세』, 에세이 『팟캐스터』(공저), 앤솔러지 『페이지스 3집-이름, 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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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74g | 125*200*10mm
ISBN13
9791189128487

책 속으로

봄에는 심장약 복용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수의사는 말했다

열 살 넘은 개가
내 이불을 덮고 자고 있다

들숨 날숨에 맞춰
움직이는 배를 보다가
머리를 쓰다듬으면

어김없이 눈을 뜨고
나를 확인하는 개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말을 걸며
빈틈없이 이불을 꼭꼭 덮어 줄 수 있는
겨울 고마움
--- 「고구마」중에서

혼자 밥을 잘 먹고
일기장을 버릴 수 있고
책에서 가붓하다라는 단어를 발견했을 땐
메모장에 적어두었지만

오늘은 듣고 싶었다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담담하게 엄마가 돌아가신 얘기를 하며
이사해야 하는 사정을 말하는데
달빛이 드리우는 방에 산다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었다

두 시간씩 전철을 타고 와
후회를 털어놓고
요즘 듣는 노래를 물어보는 밤

켠 적 없는 블루투스가 연결되었다
--- 「블루투스 기기 1개가 연결되었습니다」중에서

아픔 슬픔 배고픔 서글픔
픔으로 끝나는 단어는 왜 다 아픈 것일까
이 계절 내내
픔으로 끝나는 안 아픈 단어를 찾는 중

그렇지만
나이 한 살 더 먹고
1월에 만나는 것도 괜찮다

새해 복 우선 받으세요

구정에 마저 드릴게요
그때까지 서로 감기 조심합시다

보고픔

12월 마지막 주에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겨우 찾은 단어를 보낸다
조금 어색하다고 생각하면서

--- 「픔」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바쁘시죠,
내가 먼저 묻는 건
기꺼이 외로움을 선택하고 싶어서

2019년 9월
김은지

추천평

김은지 시인은 목소리가 작아서, 주변 소리에 목소리가 겹치곤 해요. 그래서인지 함께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녀의 시를 읽을 때와 꼭 같은 느낌을 받아요. 디저트 카페 주인장이 수많은 소음 속에서 포크 떨어지는 소리를 알아채듯, 은지 시인은 일상 속에서 시의 기척을 기민하게 알아채지요. 그러곤, 포근한 카페의 음악 소리가 손님들과 목소리를 다투지 않듯, 일상 가운데 잠잠히 말하지요. 은지 시인의 시는 “가장 낮은 볼륨에 맞춰도 들을 수 있는 노래”이고, 김은지는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게 진화한 동물들”의 편이기 때문이겠죠.

김은지 시인은 시의 의도에 맞추어 타자를 임의로 판단하거나, 타인의 내면이나 외형을 변형하여 시의 재료로 활용하지 않아요. 시인의 낭만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표백된 순진한 타자를 상정하는 법도 없어요. 시인은 타인에 대한 추측이나 판단을 그만둠으로써 그 사람의 고독을 그대로 곁에 두지요. 이것은 외면이 아닌, 새로운 태도의 응시를 위함이라 생각해요. 시의 공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시 속의 공간으로 함께 걸어가기 위한 곁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읽는 이보다 시인이 앞서 사라지는 법이 없고, 시인보다 시가 앞서는 법이 없고, 시보다 시의 언어가 앞서는 법이 없어요. 팔을 뻗으면 곧 닿을 거리에서 서로의 보폭을 살피며 같이 걸어가지요.

이 시집을 읽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면, 후두둑 소리에 깜짝 놀랄지도 몰라요. “다른 차원으로 열리는 문은 소박한 곳에 있을”지 모른다던 시인의 기대처럼, 적막 가운데 태어나고 적막 가운데 사라지는 시의 비밀스런 기척을 듣게 될지 몰라요. 공백 속에서 얼핏 사라지는 시의 실루엣을 보게 된다면 그건, 소곤소곤 말하는 얘기를 들어주는 당신이 고마워서, 시가 일부러 들킨 거예요.
- 육호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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