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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외
2001년도 제25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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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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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예심 심사평
조남현 · 정호웅 · 김경수 - 여성작가들의 지속적 활약, 남성작가들의 점증적 약진

2. 본심 심사평
이어령 - 서사 예술의 차원을 한 단계 높여 준 수작
이재선 - 닿지 않고 떠 있는 관계의 서사학
한승원 - 달인의 솜씨에 의해 직조된 작품들
조남현 - 신경숙 특유의 문체미학이 돋보인 작품
최 윤 - 미려한 의미망을 짓는 하나의 축제

3. 대상 수상작
신경숙 - 부석사(부제 : 국도에서)

4. 대상 작가 자선 대표작
신경숙 - 새야 새야

5. 추천 우수작 (가나다순)
구효서 -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윤성희 - 그림자들
이승우 -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정영문 - 고문하는 고문당하는 자
조용호 - 비파나무 그늘 아래
최인석 - 모든 나무는 얘기를 한다
한창훈 -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6. 기수상작가 우수작
조성기 - 그 섬에 가기 싫다

7. 신경숙의 수상 소감과 문학적 자서전
신경숙 - 수상소감
신경숙 - 나의 문학적 자서전

8. <부석사>의 작품 세계와 작가 신경숙
손정수 - 신경숙의 <부석사>와 그 작품 세계
우찬제 - 작가 신경숙을 말한다

저자 소개 8

具孝書

등단이래 누구보다도 치열한 작가정신과 전위적인 형식실험을 보이며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온 '오로지 소설만으로 존재하는 전업작가'.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의식, 재미를 겸비한 소설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왔으며, 소설 양식과 문체를 늘 새롭게 실험하여 깊고 다채로운 주제의 문학으로 승화하는,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이다. 1957년 강화에서 태어나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1994년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로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5년 「소금가마니」로 이효석문학상 수상, 2006년 「명두」로 황순원문학상 수상,
등단이래 누구보다도 치열한 작가정신과 전위적인 형식실험을 보이며 자신만의 이력을 쌓아온 '오로지 소설만으로 존재하는 전업작가'. 서정성과 탄탄한 주제의식, 재미를 겸비한 소설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아왔으며, 소설 양식과 문체를 늘 새롭게 실험하여 깊고 다채로운 주제의 문학으로 승화하는, 우리 시대 대표 소설가이다.

1957년 강화에서 태어나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마디」가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1994년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로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2005년 「소금가마니」로 이효석문학상 수상, 2006년 「명두」로 황순원문학상 수상, 2007년 「시계가 걸렸던 자리」로 한무숙문학상 수상, 2007년 「조율-피아노 월인천강지곡」으로 허균문학작가상 수상, 2008년 『나가사키 파파』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사회와 권력의 횡포를 고발하는 작품을 즐겨 써 왔으며, 최근에는 일상의 소소함과 눈물겨운 삶의 풍경을 그리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2000년 9월 국내 최초의 신작 소설 eBook 시리즈인 장편소설 『정별(情別)』을 YES24에서 발표했다.

창작집 『노을은 다시 뜨는가』, 『확성기가 있었고 저격병이 있었다』, 『깡통따개가 없는 마을』, 『도라지꽃 누님』, 『시계가 걸렸던 자리』, 『저녁이 아름다운 집』, 장편소설 『전장의 겨울』, 『슬픈 바다』, 『늪을 건너는 법』, 『낯선 여름』, 『라디오 라디오』, 『남자의 서쪽』, 『내 목련 한 그루』, 『악당 임꺽정』, 『몌별』, 『노을』, 『비밀의 문』, 『나가사키 파파』, 『동주』산문집 『인생은 지나간다』, 『인생은 깊어간다』, 동화 『부항소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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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Kyung-Sook,申京淑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신경숙의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은 한 여자와,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그 여자 '은서', 그리고 '완'과 '세'라는 두 남자를 소설의 표면에 떠올려놓고 있다. 그들 세 사람을 맺어주고 환희에 빠뜨리며 절망케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올이 얽히고 풀림에 따라, 고향 '이슬어지'에서 함께 자라난 세 사람의 운명은 서로 겹치고 어긋난다. 그러나 『깊은 슬픔』이 정밀하게, 더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실린 시선으로, 그리하여 진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그려 보이는 것은, 그들의 사랑과 운명이 화해롭게 겹치는 국면이라기보다, 자꾸만 어긋나면서 서로의 기대와 희망을 배반하는 광경이다. 아니, 차라리 그들의 관계에선 겹침이 곧 어긋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행했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의 자폐적 기질,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동경, 삶의 속절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요히 수납하는 태도 등이 어디서 발원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성의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정점이자 제목 그대로 외딴방에서 외롭게 죽어간 한 가여운 넋에 대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신경숙은 자신의 체험을 질료로 한 글쓰기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풍금이 있던 자리』는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에 있는 여자가 그 남자와 새로운 삶을 꾸리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되짚어준다. 특히 화자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의 새 여자와 어머니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삶에 찌들어 꾸밈이란 없이 소박하게 가정을 꾸려 나갔던 이 땅을 일구어낸 「어머니」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 땅의 「여성」과의 사이, 그 사이를 보여준다. 그 사이 속에는 무시 할 수 없는 사회 통념이 들어가 있다. 「어머니」를 긍정해야하면서 동시에 부정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이중적 잣대는 있지도 않는 풍금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내고 제 3의 새 여자, 또 다른 화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의 작가의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쳀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2013년에 출간한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명랑하고 상큼한 유머로, 반짝이는 스물여섯 편의 짧은 소설들을 담은 소설집으로, 산다는 것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달에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짧은 형식의 글이자, 달이 듣고 함빡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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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成姬

1973년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청주대 철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가 2001년 「계단」이 연이어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1』에 실렸으며, 「모자」는 『2001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그림자들」은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수록되었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부메랑」으로 2011년 1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이수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
1973년 경기도 수원 출생으로 청주대 철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였다.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레고로 만든 집」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가 2001년 「계단」이 연이어 『현장 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1』에 실렸으며, 「모자」는 『2001년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그림자들」은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에 수록되었다.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부메랑」으로 2011년 11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이수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레고로 만든 집』, 『거기, 당신?』, 『감기』, 『웃는 동안』, 『베개를 베다』, 『날마다 만우절』 등이 있고, 중편소설 『첫 문장』, 장편소설 『구경꾼들』, 『상냥한 사람』, 중편소설 『첫 문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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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eung Woo,李承雨

1959년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출생하였으며,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중퇴하였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1991년 『세상 밖으로』로 제15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1993년『생의 이면』으로 제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고, 2002년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로 제15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하여 형이상학적 탐구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전기수 이야기』로 현대문학상을, 2010년 『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오영수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1959년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출생하였으며,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중퇴하였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1991년 『세상 밖으로』로 제15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1993년『생의 이면』으로 제1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했고, 2002년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로 제15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하여 형이상학적 탐구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전기수 이야기』로 현대문학상을, 2010년 『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오영수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생의 이면』,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유럽과 미국에 번역, 소개된 바 있고, 특히 그의 작품은 프랑스 문단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장편 『식물들의 사생활』이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폴리오 시리즈 목록에 오르기도 했는데, 폴리오 시리즈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고본으로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해 펴내고 있으며, 한국 소설로는 최초로 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소설집으로 『구평목씨의 바퀴벌레』, 『일식에 대하여』, 『미궁에 대한 추측』, 『목련공원』,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심인 광고』, 『신중한 사람』 등이 있고, 장편소설 『에리직톤의 초상』,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그곳이 어디든』, 『캉탕』 등이 있다. 이 외에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살다』, 『소설가의 귓속말』 등의 산문집이 있다.

『생의 이면』,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유럽과 미국에 번역, 소개되었고 특히 프랑스 문단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2009년에는 장편 『식물들의 사생활』이 한국 소설 최초로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폴리오 시리즈 목록에 오르는 등, 다수의 작품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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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실험적인 글쓰기로 죽음과 구원, 존재의 퇴조 등 인간 본연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온 작가다.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정영문은 196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실린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으로 문단에 등단했으며, 1999년 『검은 이야기 사슬』로 12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목신의 어떤 오후』, 중편소설 『하품』 『중얼거리다』, 장편소설 『핏기 없는 독백』 『달에 홀린
독특하고 실험적인 글쓰기로 죽음과 구원, 존재의 퇴조 등 인간 본연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온 작가다.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정영문은 196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실린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으로 문단에 등단했으며, 1999년 『검은 이야기 사슬』로 12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목신의 어떤 오후』, 중편소설 『하품』 『중얼거리다』, 장편소설 『핏기 없는 독백』 『달에 홀린 광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페르마타』, 『복스』, 『돈 안 드는 마케팅』, 『미스터 에버릿의 비밀』,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4의 규칙』,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 『카잔차키스의 천상의 두 나라』, 『호박방』, 『에보니 타워』, 『젊은 사자들』, 『물결을 스치며 바람을 스치며』, 『존 싱어 사전트와 마담X의 추락』,『가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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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星基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숭실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6년 정년퇴임하였다. 카를 융 분석심리학에 기초한 「삼위일체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이 학위 논문이며,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을 응용한 ‘마음의 비밀’을 주제로 학교와 기업, 단체에서 수십 차례 강연하고, CBS TV 프로그램 세바시에서 ‘미움 극복’에 대해 강연하였다. 대학 재학 중 소설 「만화경」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등단하였으며,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1986년 『야훼의 밤』으로 기독교문화상을, 1991년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숭실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6년 정년퇴임하였다. 카를 융 분석심리학에 기초한 「삼위일체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이 학위 논문이며,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을 응용한 ‘마음의 비밀’을 주제로 학교와 기업, 단체에서 수십 차례 강연하고, CBS TV 프로그램 세바시에서 ‘미움 극복’에 대해 강연하였다.

대학 재학 중 소설 「만화경」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등단하였으며, 1985년 『라하트 하헤렙』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1986년 『야훼의 밤』으로 기독교문화상을, 1991년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라하트 하헤렙』, 『우리 시대의 사랑』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등으로 작가세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최근작으로 『사도의 8일』이 있다. 동양고전 연구가이며 성서학자로서 『굴원의 노래』, 『전국시대』, 『맹자가 살아 있다면』, 『한경직 평전』, 『유일한 평전』, 『권력을 넘어서』 , 『성전을 넘어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를 집필했다. 번역서는 『예수의 일기』(노먼 메일러), 『카를 융 자서전』(아니엘라 야페), 『삼국지』(모종강), 『악마를 찾아내는 46가지 방법』(쿠르트 코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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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仁碩

소설가, 희곡작가.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79년 희곡 「내가 잃어버린 당나귀」가 계간 『연극평론』에 게재되면서 등단했다. 1980년 희곡 「벽과 창」으로 한국문학사 신인상 수상하고, 이후 희곡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로 대한민국 문학상과 영희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칠수와 만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1986년 『소설문학』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 제18회 박영준 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인형만들기』, 『내 영혼의 우물』, 『혼돈을 향하여
소설가, 희곡작가.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79년 희곡 「내가 잃어버린 당나귀」가 계간 『연극평론』에 게재되면서 등단했다. 1980년 희곡 「벽과 창」으로 한국문학사 신인상 수상하고, 이후 희곡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로 대한민국 문학상과 영희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칠수와 만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1986년 『소설문학』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 제18회 박영준 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인형만들기』, 『내 영혼의 우물』, 『혼돈을 향하여 한걸음』, 『나를 사랑한 폐인』, 『구렁이들의 집』 등 다수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잠과 늪』, 『새떼』, 『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 『안에서 바깥에서』 연작장편 『아름다운 나의 귀신』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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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이력을 얻은 다음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국작가회의 관련 일을 하고 대학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수시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이력을 얻은 다음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국작가회의 관련 일을 하고 대학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수시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을 타고 두바이와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갔으며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승선해 베링해와 북극해를 다녀오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그 항해를 떠올리며 먼 곳으로 눈길을 주곤 한다. 그리고 문득 고향으로 돌아갔다. 원고 쓰고, 이웃과 뒤섞이고, 낚시와 채집을 하며 지내고 있다.

199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한 변방의 삶을 소설로 써왔다.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가던 새 본다』,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청춘가를 불러요』, 『나는 여기가 좋다』, 『그 남자의 연애사』, 장편소설 『홍합』, 『열여섯의 섬』,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꽃의 나라』 등이 있고,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등을 냈으며 어린이 책으로는 『검은 섬의 전설』, 『제주선비 구사일생 표류기』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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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용호
조용호 - 1961년 전북 좌두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신문학을 전공했다. 1998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고, 제7회 무영문학상을 수상했다. 2006년 현재 「세계일보」 기자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왈릴리 고양이나무』, 산문집 『돈키호테를 위한 변명』, 『노래, 사랑에 빠진 그대에게』, 『중남미아프리카 문학기행 - 키스는 키스 한숨은 한숨』, 『꽃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685g | 153*224*30mm
ISBN13
9788970123783

책 속으로

책을 읽듯이 또박또박 말하는 남자를 그녀는 잠깐 쳐다본다. 931번 지방도로, 10.4킬로미터, 935번 지방도로, 3.2킬로미터...... 어떻게 숫자들을 저렇게 외우고 있는지.

'부석은 무량수전 뒤에 있다는군요. 정말로 돌이 떠있는지...... 실과 바늘이 드나들 만큼 두 개의 부석 사이가 떠있다는데.'

'가서 확인해 보죠.'

'실하고 바늘 가져왔어요?'

웃지도 않고 남자는 얼굴을 손바닥으로 문지른다. 사과꽃 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데...... 중얼거리면서.

--- p.33

차 안에 있을 때보다 카페안이 더 썰렁하다. 그녀는 까페 안을 둘러본다. 손님이라곤 그녀와 남자 둘 뿐이다. 그녀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사람 만날 일이 있을 때면 곧잘 약속 장소로 이용하는 까페다. 인사동 입구라서 찾기도 쉽고,혹시 상대방이 늦으면 진열 되어 있는 녹찻잔이나 접시, 화병이나 머그잔 등을 살펴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p.26

제게 소설이란 여태 그런 것입니다. 언제나 저를 여기에 두고 저만치 가 버리는 그런 것. 딴엔 눈을 부릅뜨고 그 뒤를 쫓아가 보지만 가보면 또 저만치 가 버린 뒤입니다. 새 작품을 시작할 때면 흥분과 설렘으로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것이 나오려는가, 스스로 숨 죽이며 긴장하지만, 마쳐 놓고 보면 삶을 뒤쫓아 갈 뿐인 언어의 한 계를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 메워질 수 없는 거리를 감지하면서도 하필 작가로 살아가고 있으니 치유될 수 없는 이괴리가 제운명이라 여깁니다. 이러해서 고독과 죽음 앞에 선 존재 탐구, 살아있는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의 가치, 어긋난 개인과 사회, 등돌린 타자들끼리의 새로운 관계망을 언어로 형성해 보려는 제 여정은 늘 과정에 놓여있을 뿐으로 완성이 될 수 없습니다.

--- p.330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다른 사람이 모두 그래도 나와 너는 그렇지 않아,라고 믿고 싶었던 저변에는 돌연 다른 얼굴이 되는 생의 속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다르다고 믿지 않으면 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허영을 벗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살아가는 것이 슬픈 생각이 든다. 당신도 그러겠지만 슬퍼도 당신은 그에 버금가는 힘을 가졌으면 한다.

--- p.66,84

운전석에 앉은 그는 조용히 스쳐 가는 차창 밖을 응시하고 있는 여자를 잠시 훔쳐본다.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텅 빈 벌판에 흩어져 있던 지푸라기나 비닐 같은 것이 허공에서 춤을 추고 있다. 어디에나 새떼들이다. 검은 새떼가 겨울 시린 하늘에 곡선을 그리거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도에서 만나는 차가운 전신주 위에도 겨울새떼들이 날아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앉아 있다.

바람을 타면 되련마는…… 그는 생각한다.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이따금 산에서 생활하다 보면 산 속에 살고 있는 짐승들이 얼마나 인간을 싫어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희귀종이고 깊은 산 속에 있는 것들일수록 그랬다. 그들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으려면 우선 그들처럼 되어야 했다. 그들이 먹는 것을 먹고 그들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 자신이 찍으려고 하는 동물이나 새가 풍기는 냄새가 자신에게서도 나기 시작할 때, 그제서야 깊은 바위틈이나 숨겨진 나무에 둥지를 튼 희귀한 새들이 그 주변에서 깃질을 하거나 소리로나마 자태를 드러내곤 한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자는 간혹 메마른 입술을 꼭꼭 깨물기까지한다. 무릎에 얹힌 손에 흔한 반지 하나 끼고 있지 않다. 어제나 오늘 아침에 깎았나 보다. 청결하다기에는 아픔이 느껴질 정도로 손톱이 지나치게 짧다. 차창 쪽에 얹어 놓은 여자의 오른손이 무릎 위에 놓여 있는 왼손 가까이 오더니 깍지를 낀다. 그것도 잠시, 곧 깍지를 풀어 버리곤 마주대고 싹싹 비벼 댄다. 그것도 잠시, 여자의 두 손은 얼굴로 옮겨져서 눈, 코, 입을 감싼다. 손가락으로 눈자위를 꾹꾹 누르는 것도 같고 뺨을 어루만지는 것도 같으나 무슨 상념엔가 빠져 본인은 의식하지 못한 채 무심히 하고 있는 행동이다.

---pp.49~50

여자는 정기구독하는 책이 여러권이었다. <시사저널>, <한겨레21>, <주간동아>같은 시사 잡지가 목요일 쯤이면 한꺼번에 꽂혀있고, 월말이 되면 <스크린>이라는 영화 잡지, <싸이언스>라는 과학지, 한국어판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이 배달되었다.

--- p.57

소설을 생각하면 불끈 자존심이 세워지던 연유는 소설을 통하여 인간의 가치를 성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서 작품 쓰기의 내 첫 번째 원칙은 어떤 이유에서든 타자를 상하게 하는 글쓰기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얼굴이 퉁퉁 붓는 것 같이 막막한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문학을 생의 불빛으로 여기며 더듬더듬 길을 찾을 때와 같은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 p.340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입구가 좁은 동굴을 발견했을 때 잠시 멈춰 섰다가 가쁜 숨을 가다듬고 이마의 땀을 닦을 다음 별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간 것도, 그러니까 세상의 바같에 대한 그 치명적인 숨은 꿈이 등을 떠밀었기 때문이었을까. 마치 그 동굴을 찾아 거기까지 오기라도 한 것처럼 발걸음이 자연스러웠다. 그야 물론 그 감정, 이를테면 마음속의 숨은 꿈이 이입된 것이었겠지만, 안에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 p.168

'부석은 무량수전 뒤에 있다는군요. 정말로 돌이 떠있는지... 실과 바늘이 드나들 만큼 두 개의 부석 사이가 떠있다는데.'

'가서 확인해 보죠.'

'실하고 바늘 가져왔어요?'

웃지도 않고 남자는 얼굴을 손바닥으로 문지른다. 사과꽃 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데... 중얼거리면서.

--- p.33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자는 간혹 메마른 입술을 꼭꼭 깨물기까지한다. 무릎에 얹힌 손에 흔한 반지 하나 끼고 있지 않다. 어제나 오늘 아침에 깎았나 보다. 청결하다기에는 아픔이 느껴질 정도로 손톱이 지나치게 짧다. 차창 쪽에 얹어 놓은 여자의 오른손이 무릎 위에 놓여 있는 왼손 가까이 오더니 깍지를 낀다. 그것도 잠시, 곧 깍지를 풀어 버리곤 마주대고 싹싹 비벼 댄다. 그것도 잠시, 여자의 두 손은 얼굴로 옮겨져서 눈, 코, 입을 감싼다. 손가락으로 눈자위를 꾹꾹 누르는 것도 같고 뺨을 어루만지는 것도 같으나 무슨 상념엔가 빠져 본인은 의식하지 못한 채 무심히 하고 있는 행동이다.

--- p.

너 같은 사람들은 뭔가 착각하고 있는게 분명해. 아무것도 없으면서 뭔가를 가졌다고. 지켜야 하는 뭔가가 자기네들에게 있다고 착각하는 거야. 아니면 자기네들이 이 체제의 상층부에 있다고 착각하거나, 혹은 상층부로 진입할 수 있는 후보자들이라고 착각하거나. 하지만 천만에. 지금 우리들이 노동자들을 배신했듯이 우리들 역시 머지 않아 배신당하고 말 거야.(모든 나무는 얘기를 한다 중에서..)

--- p.254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마 맞을 것이다. 하기야 6개월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선고를 받은 사람이 5년 넘게 살아있기도 하고, 오장육부가 모두 멀쩡하다는 진단을 받은 사람이 병원 문을 나서다가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기도 한다(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다. 5년 넘게 살고 있는 사람은 아내의 첫째 언니이고, 자동차에 치여 죽은 사람은 대학 동창의 아버지이다).

--- p.189

그전까지 그녀는 P생각을 하면 분간이 서질 않았다. 그녀는 P의 약혼기간 동안조차도 P의 변심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P에게 연락을 하지 못했던 건 P의 변심을 기정사실화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의 변심을 확인한 뒤 자신이 받을 상처에 대해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였다. 살았다고도 죽었다고도 할 수 없는 심리 상태로 그녀는 그 시간들을 견디고 있었던 것이다.

--- p.65

그래 오늘 '하나만'이라도 찾으면 되는 거야. 둘도 바라지 않아. '하나만' 있으면 돼. 그러나 무인도 씨 옆을 스쳐 지나가는 남자는 얼굴 전체에 윤기가 흐르는 30대 장년이었다. 여자는 손 대면 톡 터질 것 같은 20대의 싱싱한 몸매를 하고 있었다.

'여기 나보다 늙은 사람은 없나요?'
결국 무인도 씨는 바보스런 질문을 하고 말았다.
'글쎄, 겁도 나지 않느냐구요?'
접객실 여자는 창구 쪽에 놓인 전화기를 매만졌다.
'없다는 말이군요. 알았어요'

--- p.320

그들은 그후로 가끔 그 산길에서 만나 단층짜리 붉은 벽돌집 앞의 밭에 자라는 채소들을 서리하곤 했다. 상추철이 지난 후론 아욱을 뜯어 올 때도 있었고, 막 속이 차 오른 배추를 한 포기 뽑아 온 적도 있었다. 애호박을 한개 따 온 적도 있었으나 그들이 주로 탐낸 것은 상추였다. 혼자일 때는 그럴 염이 나지 않다가도 그녀는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남자를 만나면 채소서리에 발동이 걸리곤 했다. 혼자일 때는 마음이 고요했다가도 남자를 만나게 되면 벌써 그 연한 것들을 씹었을 때의 신선한 맛이 혀끝에 감도는 것이었다.

--- p.39

출판사 리뷰

어느 1월 1일...... '나'는 부석사에 가기 위해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남자'를 만난다. 이 두 사람은 같은 오피스텔에서 사는 사이로, 내가 어느 날 남의 밭에서 상추를 훔치는 그를 발견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웃사촌으로 지내고 있다.

며칠 전 '나'는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옛애인 'P'로부터 1월 1일에 방문하겠다는 카드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남자'에게 함께 영주 부석사에 갈 것을 제의했고, '남자'가 이에 응한 것이었다. '남자'가 역시 회사에서 자신을 모함한 박PD의 1월 1일에 방문하겠다는 전화를 받은 직후였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상처를 지닌 사람들이다. '나'는 오랫동안 사귀었던 'P'에게, '남자'는 'K'에게 버림받은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와 '남자', 그리고 나의 '개'까지...... 그들은 부석사로 가는 길도 모른 채 지도 한 장만을 가지고 부석사로 향하지만, 지도에도 없는 예기치 못한 벼랑을 만나고 부석사에 닿지 못하는데......

육중한 두 바위가 포개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이에 바늘만한 미세한 틈을 두고 서로 떠 있다는 부석사의 환상적인 돌 이미지가 '너와 나'의 인간존재의 단절을 나타내는 리얼한 상징물로 다가선다.

추천평

신경숙 소설의 재미는 그림조각 맞추기처럼 소설 속에 묘사된 집, 길과 같은 일상적이고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짜맞추어 가다 보면 완성된 하나의 커다란 그림이 된다는 점이다. 그런 단편적인 세계들이 서로 얽히고 부딪치면서 서사적 언어로는 기술하기 어려운 인간의 추상적인 내면세계에 음향과 형태를 부여한다.
이어령(문학평론가, 이화여대 석좌교수)
『부석사』는 오늘의 젊은이들이 곧잘 젖어들곤 하는 상실감이나 배신감의 한 근원을 잘 열어 놓고 있다. 범상한 사연이 신경숙 특유의 문체미학을 통과하면서 문제적인 삶의 이야기로 도금되고 있다. 이 작품도 신경숙의 작가로서의 힘을 군더더기 없이 느끼게 해준다.
조남현(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부석사』는 과거와 현재의 상호 교차적 연계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서로 닿지 않고 떠 있는 ‘부석(浮石)’의 연기설화를 원형화하면서 인간관계와 심리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친화적 단절 내지 단절적 친화의 실체를 선명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이재선(문학평론가·서강대 교수)
이 작품은 ‘신화가 살고 있고 짜임새·장치·상징성·의미망·아름다움이 달인의 솜씨에 의해 직조된 작품’ 이다.
한승원(소설가·조선대 교수)
신경숙의 『부석사』는 작품의 주제에 해당하는 뛰어난 상징의 설정과 그 주변을 긴밀하게 겹겹이 둘러치는 이미지와 에피소드로 독서를 미려한 의미망을 짓는 하나의 축제로 만드는 작품이다. 그 발견에서부터 사사적 이야기를 축조하는 조용한 듯하나 사실은 현란한 기법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최윤(소설가, 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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