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
목차 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종이책 기준 쪽수: 27 (추정치) |
|
<미리 보기>
교회 묘지에서 나타나는 유령을 제외하고는 아무 형체도 볼 수 없는 시간대였다. 교회 묘지 문을 제외하곤 모든 집과 건물의 문이 닫히고, 사악한 존재의 눈을 제외한 모든 존재의 눈은 감겨 있는 시간대였다. 메뚜기가 날개를 떠는 소리와 개구리의 외설적인 울음소리를 제외하곤 온 세상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빛과 사악하고 악랄한 도박장의 불빛을 제외하곤 아무런 빛도 없었다. 늪지대의 도박장에서는 선량한 사람이 혼란과 타락에 빠지도록 인도되고 있기에 불빛이 환했다. 게으르게 날갯짓하는 부엉이를 제외하곤, 하늘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아니, 그 부엉이는 지옥의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마법사였다. 그는, 마치 요크셔의 궁수들이 쏜 화살처럼 공기를 가르며 기이한 소리를 냈다. 바로 그 시간대였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한밤중 오후 12시 정각이었다. 2개의 존재가 검은 구름 속을 헤치며 날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한 존재는, 신이 아닌 악마들의 심부름꾼인 메르쿠리우스였다. 그를 따르고 있는 다른 존재는 용감한 기사였던 로저 드 롤로 경의 영혼이었다. 로저 경은 샹파뉴 지방, 쇼시네의 공작이었고, 상테르와 발리세프 및 인근 지역 영주였다. 하지만 그 위대한 기사는 미천한 사람처럼 죽였고, 이제 용감한 기사, 로저의 유산으로 남은 것은, 그의 관과 죽지 않은 영혼 뿐이었다. 한편 메르쿠리우스는 그 영혼을 굳게 붙들어매고 자신의 동반자로 삼기 위해서 자신의 꼬리를 그의 목 주위에 감아 잡아당기고 있었다. 영혼이 고집을 부릴 때면, 악마의 심부름꾼은 꼬리를 바짝 조여 거의 숨이 막히게 만들었고, 날카로운 가시가 달린 부분을 내밀어 그 영혼을 찔렀다. 불쌍한 영혼인 롤로 경은 격렬하게 신음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이제 두 존재는 연옥의 문으로부터 밖으로 나오는 중이었다. 불과 불꽃으로 뒤덮인 그 장소는 불쌍한 죄인들이 영원 속에서 구워지고 익어가는 곳이었다. "이건 너무 가혹해요." 불쌍한 롤로 경이 중얼거렸다. 그들은 구름 위로 미끄러지듯 날고 있었다. "내가 영원한 저주를 받았다는 것은 너무 가혹해요. 단 하나의 기도가 부족해서 이 모든 것을 겪어야 한다니 더욱 억울하군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귀족 나으리의 영혼이여?" 악마가 말했다. "당신의 지상에서 너무나도 사악하게 살았어요. 그래서 단 하나가 아니라 수백만 번의 기도로도 당신 같은 존재를 지옥불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기분을 내고 즐거워 해요. 당신은 이제 나처럼 우리의 주인님이신 악마의 종복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아마도 나처럼 상당히 높은 직위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자신의 힘을 보여주려는 듯, 악마의 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더니 불쌍한 롤로의 갈비뼈를 거세게 때렸다. "나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단 하나의 기도만 있으면 나를 구원할 수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쇼시네의 생 마리 수녀원의 원장인 내 동생이 기도와 선행으로 너무나도 큰 일을 이뤘고, 그 노력 덕분에 주님을 잃고 방황한 내 불쌍한 영혼이 나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매일매일 나는 연옥의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곳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나의 불쌍한 시체를 끊임없이 때리고 고문하던 쇠스랑이 있었죠. 하지만 이제 그 쇠스랑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나를 괴롭히죠. 굽는 고문은 중단되었고, 끓는 고문 역시 사라졌어요. 다만 약간의 열기가 유지되면서, 내 처지가 어떤지 상기시키는 정도죠." <추천평> "악마와의 계약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기반으로, 구원을 얻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귀족의 영혼이 익살스럽게 묘사된다. 특히 당시 상류층의 위선적인 태도에 대한 묘사가 흥미롭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