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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나를 닮은 첫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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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권민경
불법 클래식 테이프와 심야 라디오

김겨울
이방의 노래

김목인
지금도 꺼지지 않는, 오래전의 붐!

나푸름
링고의 정원

민병훈
언더그라운드의 언더그라운드

서윤후
동경

송지현
내 사랑 내 곁에

유희경
겨울, 맨 처음에 놓인 늘 마지막 음악

이기준
음악의 형태

이희인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우리는 〈연극이 끝난 후〉를 불렀다

저자 소개10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학교 공부는 싫어했지만, 늘 호기심은 넘쳤다. 우주의 비밀보다 나에 관한 게 더 큰 수수께끼이다. 자주 틀리는 일기예보처럼 변화무쌍한 내 기분. 평생에 걸친 나의 사춘기를 연구하며 시인이 되었다. 다정한 독자들이 이 문제를 함께 풀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그 흔적으로 시집 『베개는 얼마나 많은 꿈을 견뎌냈나요』 『꿈을 꾸지 않기로 했고 그렇게 되었다』 『온갖 열망이 온갖 실수가』, 산문집 『등고선 없는 지도를 쥐고』 『울고 나서 다시 만나』 등을 남겼다. 고양시에서 고양이와 살고 있다.

권민경의 다른 상품

작가, 독서가, 애서가. 한때 음악을 만들었고 지금은 종종 시를 짓는다.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며 MBC 표준FM [라디오 북클럽 김겨울입니다] DJ를 맡고 있다. 『책의 말들』, 『아무튼, 피아노』를 비롯한 여러 권의 책을 썼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철학과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텍스트 속 타자들을 통해 조금씩 변해왔으므로 자신을 ‘텍스트가 길러낸 자식’으로 여겨도 제법 정당할 것이라고 여긴다.

김겨울의 다른 상품

싱어송라이터, 작가, 번역가로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다르마 행려』, 『울부짖음: Howl』,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 『시시한 말·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폴링 업』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음악가 김목인의 걸어 다니는 수첩』, 『미공개 실내악』, 『영감의 말들』,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등이 있다. 음반 「음악가 자신의 노래」, 「한 다발의 시선」, 「콜라보 씨의 일일」, 「저장된 풍경」을 발표했다.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1978년 충주에서 태어났다. 밴드 [캐비넷 싱얼롱즈]
싱어송라이터, 작가, 번역가로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다르마 행려』, 『울부짖음: Howl』,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스위스의 고양이 사다리』, 『시시한 말·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폴링 업』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음악가 김목인의 걸어 다니는 수첩』, 『미공개 실내악』, 『영감의 말들』,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등이 있다. 음반 「음악가 자신의 노래」, 「한 다발의 시선」, 「콜라보 씨의 일일」, 「저장된 풍경」을 발표했다.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1978년 충주에서 태어났다. 밴드 [캐비넷 싱얼롱즈]의 멤버로 음악을 시작해 현재는 자신의 이름으로, 또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리틀 팡파레」(캐비넷 싱얼롱즈), 「음악가 자신의 노래」, 「한 다발의 시선」, 「콜라보 씨의 일일」 등의 앨범을 발표했다.

2015년 잭 케루악의 『다르마 행려』를 옮기며 번역과 집필을 겸해오고 있다. 번역서로는 『Howl : 울부짖음과 다른 시들』 『리얼리티 샌드위치』 『한결같이 흘러가는 시간』 『고양이 책』 『강아지 책』 『지상에서 우리는 잠시 매혹적이다』, 저서로는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음악가 김목인의 걸어 다니는 수첩』 등이 있다.

김목인의 다른 상품

1989년에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로드킬」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아직 살아 있습니다』를 냈다.

나푸름의 다른 상품

1986년 대전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했다. 2015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하여, 소설집 『재구성』 『겨울에 대한 감각』, 장편소설 『달력 뒤에 쓴 유서』를 펴냈다.

민병훈의 다른 상품

1990년에 태어나 전주에서 성장했다. 2009년 《현대시》로 등단했으며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휴가저택』, 『소소소 小小小』,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와 산문집 『햇빛세입자』, 『그만두길 잘한 것들의 목록』, 『쓰기 일기』 등을 펴냈다.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2022년생 코리안 숏헤어 고양이 ‘희동’이와 함께 살고 있다.

서윤후의 다른 상품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가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에세이 『동해 생활』이 있다. 2021년 제6회 내일의 한국작가상, 2022년 제55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송지현의 다른 상품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데뷔,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나무로 자라는 방법』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산문집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등을 펴냈다. 시 동인 ‘작란’의 한 사람.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인이고, 시집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서점지기이다. 시집을 펼쳐 잠시 어딘가로 다녀오는 사람들을 마중한다. 종종 서점에 머무는 독자들에게 머그에 커피를 담아 건네곤 한다. 종일 이 작은 서점 일의 즐거움에 대해 궁리한다.

유희경의 다른 상품

그래픽디자이너. 『살아 있는 도서관』, 『어쨌든, 잇태리』, 『너랑 나랑 노랑』, 『단단한 공부』 등 몇 권의 책을 디자인했다. 매일 카페에 출근해 책을 만들며 틈틈이 글을 쓴다. 퇴근 후엔 카페에 가서 책을 보며 쉰다. 산문집 『저, 죄송한데요』를 지었다.

이기준의 다른 상품

젊은 날 많은 영감과 가르침을 준 인물들이 망자가 되어 누운 자리를 찾아보고 싶었다. 각 분야 거장들의 묘지를 책처럼 읽음으로써 그들이 이 세상에 던진 위대한 생각과 인간적 온기를 곱씹고 싶었다. 하여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작가와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무덤 앞에 섰다. 묘지에서 그들의 저서나 작품을 다시 읽으며 사색과 명상에 잠기는, 일종의 ‘묘지인문학 여행’을 한 것이다. 『세상은 묘지 위에 세워져 있다』가 바로 그 결실이다. 20여 년간 90여 개국을 다닌 여행작가로서 여행과 인문학을 접목한 책 『여행자의 독서 1·2』, 『여행의 문장들』 등을 썼다. 광고, 사진,
젊은 날 많은 영감과 가르침을 준 인물들이 망자가 되어 누운 자리를 찾아보고 싶었다. 각 분야 거장들의 묘지를 책처럼 읽음으로써 그들이 이 세상에 던진 위대한 생각과 인간적 온기를 곱씹고 싶었다. 하여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작가와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무덤 앞에 섰다. 묘지에서 그들의 저서나 작품을 다시 읽으며 사색과 명상에 잠기는, 일종의 ‘묘지인문학 여행’을 한 것이다. 『세상은 묘지 위에 세워져 있다』가 바로 그 결실이다.

20여 년간 90여 개국을 다닌 여행작가로서 여행과 인문학을 접목한 책 『여행자의 독서 1·2』, 『여행의 문장들』 등을 썼다. 광고, 사진, 독서 관련 책도 여러 권 집필했고 「포토넷」, 「해피투데이」, 「독서신문 책과 삶」, 교보문고 「사람과 책」 등의 잡지에 여행과 광고,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고정 칼럼을 기고하며 강의도 해왔다. 현재 대학원에서 시각예술을 공부하고 대학에서 글쓰기와 사진 쓰기 강의를 하면서 또 한 번의 묘지 기행을 계획 중이다.

이희인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6g | 120*205*9mm
ISBN13
9791187789369

책 속으로

삶이 음악 같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음악도 삶도, 러닝타임이 정해져 있고 언젠가 끝날 테지만, 1절과 2절, 간주 중을 겪으며 플레이된다. 가끔 씹히거나 튀거나 끊기거나….
--- p.8

아무리 세상이 발달해도 ‘늘어진 테이프 플레이어’는 발명되지 않았던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 p.14

어느 바다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중요한 것을 잊으면 어떡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바다였는지는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멜로디가 떠올랐던 순간의 기분뿐이다.
--- p.25

여기에는 바다가 있었고 기타를 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를 격려해 준 마음이 있었다. 나와 기꺼이 작업을 함께해 준 친구의 환대가 있었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서로를 실망시키지 않는 성실이 있었다. 이 곡 속에서 나는 조금도 이방인이 아니었다.
--- pp.30-31

그 곡과의 만남을 생각하면 이런 느낌이다. 필름이 거꾸로 감기며 시간이 1990년대의 어느 오후로 옮겨가고, 비디오를 보고 있는 내가 보인다. 영화는 슬프고 노래는 신나는데, 문득 마음속의 무언가가 움직인다. 유년 시절 내내 움직이지 않던 무언가가.
--- p.35

너무 경쾌해 미키마우스 만화처럼 느껴지던 리듬과 노래. 〈붐!〉의 사운드가 해맑은 만큼 거기에는 유년 시절이 그렇게 계속되지 않으리라는 진실, 인생은 원래 그런 거라는 씁쓸한 진실이 스며있었다.
--- p.45

폭풍이 부는 바깥과 상관없이 고요하고 따듯한 바닷속 문어의 정원을 떠올린다. 아무도 우리를 찾을 수 없다고, 그러니 우리는 모두 이곳에서 행복하고 안전할 거라고 믿는다. 그때의 순간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리라 여겼다. 어쩌면 조금 왜곡된 형태로. 보다 좋게 혹은 그에 비하지는 못하게 말이다. 그건 사실이었다.
--- pp.57-58

희망만을 말하는 가사는 어쩐지 현실성이 없다고 여겼다. 함께 행복하고 서로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그런 꿈들을 진짜라고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소망하는 이의 마음은 다를 것이다.
--- p.59

그 시절 진열대에서 포장지를 만지작거리던 느낌을 잊지 못한다. 나는 음악을 ‘갖고’ 싶었다. CD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구석에 쌓아두면 그날은 새벽 출근도 버겁지 않았다. 그 일련의 과정들, 퇴근길 꽉 막힌 도로와 레코드숍의 부산스러움, 침대에 누워 CD플레이어의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까지.
--- p.69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 있다. 편집된 것처럼 통째로 사라진 시절. 그때 들었던 음악은 위로나 응원이 아닌, 그렇게 그 시절을 지나가도 된다는 수신호 같았다. 너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는 일종의 대답 같은.
--- p.71

간절한 마음 하나가 잘 포개져 있는 노래를 들으면 나 역시도 차분해졌고, 내 절박함에 조급해하지 않고 나를 건강히 다룰 수 있었다.
--- p.83

누군가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자신의 눈금이 생긴다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깊이 새긴 자신의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그 이름은 내가 동경하는 사람의 이름이고, 그 이름에 귀를 기울이면 종소리가 들리는 노래가 흐르고 있다.
--- pp.87-88

아빠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나를 둘도 없는 친구로 여겼다. 산부인과에서 나를 데려와 아빠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헤드폰으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준 것이었다. 그 장면은 아직 사진으로 남아있어, 나는 헤드폰에서 어떤 음악이 재생되었을지 상상해 보곤 한다.
--- p.95

그럴 때면, 이런 작은 순간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작은 순간들이, 그런 것을 기다리며 사는 게 그게 어쩌면 행복이라면.
--- p.101

어떤 시절을 떠올렸다. 그 시절의 음악을 떠올렸다. 나는 피식 웃음처럼 소파에 몸을 던진다. 소파에 구겨진 채로 그 시절의 음악이 고작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그널 음악이라니. 비웃는다. 하고많은 음악 중에서. 아니야. 그것은 마침내 꺼지는 극장의 불빛. 무언가 시작된다는 신호. 그래서 나는 그 음악을 잊지 못하는 거야. 그 음악을 떠올리고 마는 거야. 그것은 내 한 시절의 끝. 그리고 첫 음악.
--- p.112

그날 이후 그해가 저물 때까지 나는 닳도록 그 노래를 들었다. 어떤 마음인지, 어떤 감정인지 그런 것을 살피지 않았다. 더는 들을 수 없을 때까지 들으면서, 그가 알려준 것과 내가 듣고 있는 것 사이 어떤 닮음이 있는지도 알고 싶어 하지 않았지.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거짓말처럼 십이월이 지나고 나는, 다시는 그 음악을 듣지 않았다. 무언가 뚝, 하고 끊어졌으며 다시는 이어지지 않았다.
--- p.116

나를 압도한 이 모든 걸 합친 것보다 더 매혹적인 것은 밴드의 로고와 앨범 표지였다. 변화무쌍한 글자 모양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었다.
--- p.123

‘표지만 보고 골랐는데 알고 보니 명반’이 여럿 있다. 디자인이 좋은 표지에 끌리는 건 아니었다. 모든 요소가 어리숙하지만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음반도 있었다. 그 끌림에 작용하는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뭔가 있었다. 어떤 사람한테 어울리는 표정이나 옷이 있듯이 음악에도 걸맞은 형태가 있음이 분명했다.
--- p.128

노래자랑이 흐를수록 술자리의 한국 대중음악사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정태춘을 넘어 조용필로, 또 송창식으로, 어쩌다 김민기나 양희은으로, 종종 박인희로, 그러다 한대수나 신중현으로. 노래방이 없던 그 시절, 우리들 머릿속에는 얼마나 많은 가사들이 살아 숨 쉬고 있었던가. 얼마나 다양한 창법과 개성 넘치는 곡 해석이 난무했던가.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는 노래도 있지만, 노래방이 죽인 낭만과 즐거움은 얼마나 허다한가.
--- p.146

그 노래는 몇 달 뒤, 다시 온 정열과 눈물과 한숨과 긴긴 기다림의 시간을 다 바친 또 한 편의 공연을 무대 위에 무사히 올리고, 또 마치고서야 부를 수가 있다. 그 시절 우리에겐 성스러운 노래였다. 그런데, 나는 그 노래를 몇 번이나 목이 터져라 불러 보았던가?

--- p.150

출판사 리뷰

-시인 권민경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어린 시절 엄마가 대처에 나가 구해 오신 리어카표 카세트테이프는 ‘G 선상의 아리아’가 1분 30초에 끊기고 곡목과 작곡가가 잘못 적혀있기도 했지만, 거기서 흘러나온 클래식 음악은 그의 깊은 잠 속 꿈 같았다. 늘어지도록 들은 이 테이프를 돌리던 카세트플레이어는 라디오기도 했는데, 심야 음악 방송에서 듣던 노래의 가사에서 어린 그는 어떤 멜랑콜리를 익혔다.

-유튜버 김겨울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어디서나 이방인이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디서든 이방인이었던 시절, 도망치듯 떠났던 제주의 어느 바다에서 멜로디가 떠올랐다. 첫 곡이라서, 친구와 함께 만들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없어서 느낄 수 있었던 감정들, 살면서 단 한 번 가질 수 있는 그것 속에서 그는 조금도 이방인이 아니었다.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10대 시절 어느 오후, 슬픈 영화 속 경쾌한 스윙곡이 ‘쿵’ 하며 그에게 들어왔다. 그 스윙 리듬은 이후 그가 겪은 상실의 경험들과 함께했고 오래오래 음미되고 재발견되었다. 그 곡의 사운드는 유년의 해맑음이 계속되지는 않으리라는 진실, 인생은 원래 그런 거라는 씁쓸한 진실을 알려주었다.

-소설가 나푸름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낯선 도시에 지쳐가던 여행길에서 그는 해체 위기에 놓인 비틀스를 안전하게 지키고 싶었던 링고 스타의 마음이 담긴 곡을 듣고 또 들었다. 고통과 슬픔, 갈등과 외로움에서 도망친 도피처에서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소설가 민병훈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추상적인 현실감을 갖고 방황했던 스무 살 시절, 우연히 들은 앨범에 그가 기댈 수 있는 희미한 자리가 있었다. CD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면 그날은 새벽 출근도 버겁지 않았다. 그에게 그때 그 음악은 위로나 응원은 아닌, 그렇게 그 시절을 지나가도 된다는 수신호 같았다. 너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는 일종의 대답 같은.

-시인 서윤후를 닮은 첫 음악 이야기
그때 그에게 음악은 동경이었다. 그는 그가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동경하는 방식이나 방향, 혹은 대상이 같으면 기뻐했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싶었던 그에게 그가 동경하는 대상은 꿈이나 희망이라는 개념의 구체적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노래와 삶의 궤적은 초조한 그를 달래고 위로하고 건강하게 했다.

-소설가 송지현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그의 아빠는 그를 둘도 없는 친구로 여겼다. 그가 태어나자마자 아빠는 헤드폰으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그에게 들려주었다. 아빠와 함께 들었던 음악은 사랑이 언제나 곁에 머물기를 바랐지만, 아빠와의 헤어짐은 사랑을 떠나보낸 첫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제 그는 떠난 뒤에도 남는 것이 있다는 걸 알고, 숨을 참지 않고 그 노래를 따라 부른다.

-시인 유희경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그에게 음악은 한 시절을 끝내고 한 시절을 시작하는 시그널이었다. 어느 해의 겨울, 그는 누군가 제목을 일러준 노래를 닿도록 들었다. 누군가 알려준 것과 자신이 듣고 있는 것 사이 어떤 닮음이 있는지도 알려 하지 않고 더는 들을 수 없을 때까지 그 노래를 들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다시는 그 음악을 듣지 않았다. 그해의 풍경은 뚝, 하고 끊어졌다.

-그래픽 디자이너 이기준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열두 살에 그는 음악을 보았다. 그가 처음 본 음악은 그의 일상을, 그의 일생을 바꾸었다. 그는 음반 매장에서 레코드판을 뒤적거렸고 새로운 놀이를 고안했다. 밴드의 이름을 짓고 로고를 그리고 구성원을 그리고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그리고 기타 모양을 디자인했다. 그때 그는 ‘로고’나 ‘디자인’이라는 용어조차 몰랐지만 앞으로 그런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카피라이터 이희인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온 정열과 눈물과 한숨과 긴긴 기다림의 시간을 다 바쳐 한 편의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리고 또 무사히 마치고서, 그는 그 노래를 불렀다. 뒤풀이 자리의 소란과 말썽은 그 노래로 정화되었다. 그 노래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었고 그 시절 그에겐 성스러운 노래였다. 지금 그는 목이 터져라 그 노래를 부르던 시절이 그립다.

제법, 당신을 닮은 첫 음악 이야기

에세이집 『제법, 나를 닮은 첫 음악』과 함께, 독자들은 자신들의 첫 음악을 읊조려봐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음악을 닮은, 그 시절 나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떠올려봐도 좋을 것이다.

추천평

아름다운 작품으로 세상을 빛내는 작가와 시인, 뮤지션과 디자이너 등이 모여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음악에 인생이라는 서사를 부여했다. 그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간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칫 흘러가버리기 쉬운 유행가들이 가슴속에 수놓아지는 것 같은 감각에 사로잡힌다. - 박상영 (소설가,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코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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