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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7 [악몽과 곰인형의 밤] 조예은

36 [미러볼 케이크] 은모든

53 [비둘기가 길을 건너는 1분 동안] 김종완

63 [꿈의 기원] 최유수

89 [자기 전에 하는 말] 김은지

103 [꿈은 허밍을 한다] 강혜빈

120 [받침에 관하여] 오종길

135 [이미 기록된 미래] 서이제

158 [새벽 세 시에 떠올리는 얼굴들] 김현경

170 [잠이 오지 않았고 생애 두 번째 소설] 태재

183 [오늘 밤의 플레이리스트] 임진아

199 [진부한 꿈의 미로들] 듀나

226 [긴밤의 단상] 손현녕

저자 소개13

2016년 단편소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상을, 같은 해 장편소설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스노볼 드라이브』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입속 지느러미』 『적산가옥의 유령』, 연작 소설 『꿰맨 눈의 마을』, 단편소설 『만조를 기다리며』 『토마토로 만들어줘』, 짧은 소설 『초승달 엔딩 클럽』 등을 썼다. 2025년도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1위 하였다.

조예은의 다른 상품

2018년 《한국경제》 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한 사람을 더하면』, 연작소설 『우주의 일곱 조각』, 중편소설 『안락』, 그 밖에 『마냥, 슬슬』, 『오프닝 건너뛰기』, 『선물이 있어』 등이 있다.

은모든의 다른 상품

낮의 창문 모양의 햇빛을, 밤의 달빛 묻은 고요를 사랑하고, 어디에도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날들 속에서 글 같은 걸 쓰고 책 같은 걸 만든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들며 내면을 여행 중이다. 『너무 조용한 밤에』, 『택시를 잡는 여자』, 『이상해』, 『하염없이 눈 내리는 밤』, 『연인들』, 『달빛 아래 가만히』, 『우리는 사랑을 사랑해』, 『커피를 맛있게 마셔 잠이 오지 않으면』, 앤솔러지 『페이지스 2집-나를 채운 어떤 것』 외 다수가 있다. 책방 ‘지구불시착’ [밀실의 소설가들] 워크숍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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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을 걷듯이 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내가 믿는 것이 곧 세계를 구성한다고 믿으면서, 그러나 오직 어떤 것의 가능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서. 비록 그것이 다 환상일지라도. 아름다운 것이 좋다.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동경한다. 오래된 나무와 돌담이 많은 동네에 산다. 매해 겨울을 기다린다. 물리와 우주 이야기에 쉽게 매료되고, SF 영화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대학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했다. 홀로 걷고 또 걷는 기분으로 끈질기게 시와 산문을 쓴다. 미래보다는 현재에 가깝게 살아간다. 사랑이라는 추상에 마음을
낯선 곳을 걷듯이 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얼 원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로. 내가 믿는 것이 곧 세계를 구성한다고 믿으면서, 그러나 오직 어떤 것의 가능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면서. 비록 그것이 다 환상일지라도.

아름다운 것이 좋다.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동경한다. 오래된 나무와 돌담이 많은 동네에 산다. 매해 겨울을 기다린다. 물리와 우주 이야기에 쉽게 매료되고, SF 영화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대학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했다. 홀로 걷고 또 걷는 기분으로 끈질기게 시와 산문을 쓴다. 미래보다는 현재에 가깝게 살아간다. 사랑이라는 추상에 마음을 빼앗겨 있던 2015년에 첫 책 『사랑의 몽타주』를 썼고, 뒤이어 『무엇인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 『빛과 안개』, 『너는 불투명한 문』, 『눈을 감고 걷기』, 『손 좀 줄 수 있어요?』 등을 냈다. 세 권의 책이 나왔을 즈음 당시 근무하던 브랜드 에이전시를 그만둔 뒤 2017년부터 통의동에서 출판사 ‘도어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발행한 책은 세계 곳곳의 오래된 나무를 담은 사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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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행어를 하나 가져도 좋다면 “그걸 시로 쓰세요”로 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그걸 시로 쓴 사람. 습관적으로 책방에 가고 하루에 여러 편의 팟캐스트를 듣는다. 책방에서 시 모임을 진행한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이 당선되었고 2017년 아르코 유망작가 지원금을 수혜했다. 강혜빈, 임지은, 한연희 시인과 ‘분리수거’ 낭독회, 육호수 시인과 ‘여행에서 주운 시’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팟캐스트를 만
경상북도 문경 출생. 동덕여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유행어를 하나 가져도 좋다면 “그걸 시로 쓰세요”로 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그걸 시로 쓴 사람. 습관적으로 책방에 가고 하루에 여러 편의 팟캐스트를 듣는다. 책방에서 시 모임을 진행한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 시 부문이 당선되었고 2017년 아르코 유망작가 지원금을 수혜했다. 강혜빈, 임지은, 한연희 시인과 ‘분리수거’ 낭독회, 육호수 시인과 ‘여행에서 주운 시’ 낭독회를 개최하였다.

시와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팟캐스트를 만든다. 201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도서 팟캐스트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세너힘)를 진행하면서, 종종 작은 책방에서 시 모임을 갖는다. 쓴 책으로 시집 『책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독립출판 소설 『영원한 스타-괴테 72세』, 에세이 『팟캐스터』(공저), 앤솔러지 『페이지스 3집-이름, 시』 등이 있다.

김은지의 다른 상품

시인. 사진가 ‘파란피paranpee’. 뉴노멀이 될 양손잡이. 빛과 컬러를 중심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를 발명하고 있다.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미래는 허밍을 한다』, 『밤의 팔레트』 외 다양한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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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겨울, 그가 없는 레스토랑에 홀로 남아 생각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 애써준 마음들이 보였고, 그러자 내 마음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 줌 블루베리 같은 사랑이었다. 하나씩, 조금씩 아껴 먹었다. 유난히 습했지만, 그해 여름은 내게 온통 상쾌한 기억으로 남은 덕분으로 금번엔 아주 깊은 곳까지 뛰어들 수 있겠다. 한여름 햇빛에 반짝이는 과일을 따본 적 있습니다. 손아귀에 드는 작은 과일 껍질에 남은 흔적을 문질러 과육을 베어 물었습니다. 입술과 손끝에, 손등을 지나 소매에 과즙은 흐릅니다. 그런 것을 글로 씁니다. 『겨울을 버티는 방』, 『나는 보통의 삶
그해 겨울, 그가 없는 레스토랑에 홀로 남아 생각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 애써준 마음들이 보였고, 그러자 내 마음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 줌 블루베리 같은 사랑이었다. 하나씩, 조금씩 아껴 먹었다. 유난히 습했지만, 그해 여름은 내게 온통 상쾌한 기억으로 남은 덕분으로 금번엔 아주 깊은 곳까지 뛰어들 수 있겠다.

한여름 햇빛에 반짝이는 과일을 따본 적 있습니다. 손아귀에 드는 작은 과일 껍질에 남은 흔적을 문질러 과육을 베어 물었습니다. 입술과 손끝에, 손등을 지나 소매에 과즙은 흐릅니다. 그런 것을 글로 씁니다. 『겨울을 버티는 방』, 『나는 보통의 삶을 사는 조금 특별한 사람이길 바랐다』,『무화과와 리슬링』, 『저크 오프』,등을 썼습니다.

오종길의 다른 상품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했다.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0%를 향하여』 등을 펴냈다. 젊은작가상, 오늘의작가상, 제45회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이제의 다른 상품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야기를 형태가 있는 무언가로 만드는 데에 관심이 많다.우울증과 싸우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 주변 사람들이 건네는 수많은 위로의 말들보다 그저 ‘이런 나를 이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울증 환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주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울증을 겪은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엮었다. 저서로는 『오롯이, 혼자』, 『폐쇄병동으로의 휴가』, 『취하지 않고서야』(공저), 『여름밤, 비 냄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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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설거지할 때 부엌 창문으로 드나드는 바람만 있으면 만족해요. 방충망이 있으면 바람은 더 자세하게 들어오죠. 그런 바람처럼 책방을 다니고 있어요. 하루하루, 송골송골. 시인, 에세이스트. 연필에 뚜껑을 씌우고, 그 뚜껑을 열어서 쓰는 사람. 시인 아니면 국어선생님을 꿈꾸던 어린 시절을 가지고 있고, 전업으로는 주부를 부업으로는 작가를 희망하며 젊은 시절을 지나고 있다. 가끔 질문을 하고 더 가끔은 대답을 한다. 불행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부터 운문을 묶어 해마다 한 권씩 출간했다. 작품으로 『애정놀음』 『단순변심』 『우리 집에서
저는 그냥, 설거지할 때 부엌 창문으로 드나드는 바람만 있으면 만족해요. 방충망이 있으면 바람은 더 자세하게 들어오죠. 그런 바람처럼 책방을 다니고 있어요. 하루하루, 송골송골.

시인, 에세이스트. 연필에 뚜껑을 씌우고, 그 뚜껑을 열어서 쓰는 사람. 시인 아니면 국어선생님을 꿈꾸던 어린 시절을 가지고 있고, 전업으로는 주부를 부업으로는 작가를 희망하며 젊은 시절을 지나고 있다. 가끔 질문을 하고 더 가끔은 대답을 한다. 불행의 반대말은 행복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부터 운문을 묶어 해마다 한 권씩 출간했다. 작품으로 『애정놀음』 『단순변심』 『우리 집에서 자요』 『위로의 데이터』 『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 『스무스』가 있다.

태재의 다른 상품

읽고 그리는 삽화가, 생활하며 쓰는 에세이스트. 노래 일지로 쓰기를 시작했다. 내게 좋은 시간을 선사한 것들에 대한 후기를 쓴다. 《빵 고르듯 살고 싶다》를 시작으로 에세이집을 선보였다. 지은 책으로는 《아직, 도쿄》, 《읽는 생활》,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진아의 희망곡》 등이 있고,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 등의 일력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리브색이 없으면 민트색도 괜찮아》, 《어린이라는 세계》 등에 삽화와 표지를 그렸다. @imjina_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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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una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 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994년 《사이버펑크》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목의 공동 단편집에 몇몇 하이텔 단편들이 실렸고, 그 뒤에 단독 작품집인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등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SF 작업과는 별도로 영화 칼럼을 쓰고 있고,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2021년에 장편소설 《평형추》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4년 데뷔 30주년을 기념하여 초기 단편집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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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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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153*220*20mm
ISBN13
9791188694914

책 속으로

[악몽과 곰인형의 밤] 조예은

살아 있는 것은 부드럽고 말랑하며 따뜻하다. 그 부드럽고 말랑하고 따뜻한 살이 나를 감싸자 죽을 것 같았다. 힘은 또 어찌나 센지 숨까지 막혔다. 나는 은성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곰인형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배고픈 몽마일 뿐이니까.인간들은 나를 통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을 본다. 이 시스템에는 오류가 없다. 내가 곰인형으로 변했다는 건, 은성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게 이 곰인형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금 은성은 무서워하기는커녕 환하게 웃고만 있다. 이래서는 내가 배를 채울 수가 없다. 나는 뭐라도 하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방방 뛰든, 괴성을 지르든,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무슨 짓이라도 해야 했다.
--- p. 17

[미러볼 케이크] 은모든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가끔은 작은 조각 말고 홀케이크를 사고 싶은 기분이요. 아니, 그보다는 쇼케이스에 홀케이크를 그대로 내어놓고 싶은 기분이라는 게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네요.”물론 큼지막한 케이크는 자칫 잘못하면 처치 곤란이 되기 십상이라는 점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편이 더 잘 팔리고 더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할 거라는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조각조각 내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잘리지 않은 모습, 처음에 빚어진 원래의 모습 그대로 두고 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 역시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그는 되물었다.
--- p. 36

[비둘기가 길을 건너는 1분 동안] 김종완

나는 허리를 세우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인경을 봤다. 인경이 크크 깍깍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이 섬뜩해 보였다. 인경은 속력을 더 냈고, 그럴수록 더 크크 깍깍 웃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던 풍경에 무슨일이든 일어날 것만 같았다. 어딜 가는 걸까? 왜 웃고 있지? 점점 불안해졌고, 나는 소리쳤다. “왜 웃어!”인경이 말했다.“뭐야, 꿈꿨어? 놀랐잖아.”인경이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인경은 무언가에 집중하고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안경을 똑바로 썼다. 잠시 숨을 고르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와 지면에 발을 디딘 것처럼 꿈과 현실의 낙차에 적응했다. 현실에서는 여전히 싸라기눈이 내리고 있었다. 인경은 웃고 있지 않았다. 인경이 차창 유리 너머에 시선을 두고 속삭였다. “저기 좀 봐.”나는 인경이 보고 있는 곳을 바라봤다.

[꿈의 기원] 최유수

꿈에서는 누구나 혼자일 수밖에 없었다. 밤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추위는 날마다 점점 더 깊어졌다. 멍하니 줄지어 서서 몸을 떨었다.우리는 한 편의 단편소설처럼 각자의 플롯 속에서 조용히 나아갔다. 손에는 오래된 지도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무수히 펼쳐진 밤들 중 하나로 저마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익숙한 궤도를 돌고 돌아서 차원의 중심을 향하여. 그러는 동안 차마 버리지 못한 감정들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먼 곳의 별들이 거세게 타올랐다. 우리는 꿈속에서 끝없는 어둠을 더듬거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도 갈팡질팡하지 않았다. 신에게 기도하듯이 자기 자신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 p. 53

[자기 전에 하는 말] 김은지

내가 이제 쓰려고 하는 건 아침의 말이 아니라 밤의 말. 베개를 베고 누워 잠이 들기를 기다리면서 하는 말이다.눈을 감으면 뭔가를 말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이건 낮에 사람들과 나누는 말과는 조금 다르다. 상대가 날 이해해줄 필요도 없고중얼거리는 혼잣말에 가깝다.떠오른 것들을 말로 풀어보고 싶은 것이다. 때로는 ‘이 얘길 왜 하지’라는 생각까지 한다.
--- p. 89

[꿈은 허밍을 한다] 강혜빈

잔은 어릴 적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꿈을 꿨다. 컬러와 소음들로 이루어진 꿈. 때로는 액자식 구성으로 한 개의 꿈속에 또 다른 꿈들이 상영된다. 이전에 가 보았던 동네나 골목을 다시 가기도 하고, 이름 모를 얼굴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들은 또렷하게 그곳에 있다. 꿈속에서 잔은 불에 타 죽기도 하고, 낯선 이와 입을 맞추기도 하고, 물 위를 걷기도 하고, 흰 저고리를 입고 전쟁에 뛰어들기도 한다. 잔은 태어나는 날에도 꿈을 꾸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더 이전의, 더 작은 존재일 때부터.
--- p. 103

[받침에 관하여] 오종길

놀란 토끼 눈으로 욕실 밖을 내다보면 엄마는 없었다. 치, 거짓말쟁이. 분명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겠지. 그렇다. 엄마의 공간, 부엌의 “ㅋ” 받침은 아련한 구석이 있다. 해 질 녘의 “ㅋ”은 또 어떻고. 연필로 이런 단어들을 써내려갈 적이면 “ㅋ”의 끝자락에서 힘주어 멈추게 된다. 끝에서 잠시 멈춰보는 자세는 무언가의 구석에서 남몰래 눈물짓는 이들이 숨 고를 틈을 주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녘”의 받침은? 주황색 물감을 푸는 사이 보랏빛으로 변하는 노을을 발견한 저녁, 걸음을 멈추고 사위가 어둑해질 때까지 색의 변화를 넋 놓고 보던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 p. 120

[이미 기록된 미래] 서이제

너는 작았고, 너는 너만큼 작은 몰티즈를 데리고 다녔다.몰티즈의 이름, 코코. 우리는 어렸고, 매일 코코와 함께 뛰어다녔다. 온종일 동네를 뛰다 보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넘어졌다. 반바지 아래로 드러난 무릎. 너의 무릎에는 반창고가 붙어 있었고, 너는 때때로 반창고를 조금 떼어 상처를 내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거 봐. 나도 있어.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보여줬다. 상처 위에 피딱지가 생기면, 우리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긁어 떼어냈다. 아팠고, 아팠지만?떼어냈고. 딱지를 떼어내다가 종종 눈이 마주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고 괜히 웃곤 했다.
--- p. 135

[새벽 세 시에 떠올리는 얼굴들] 김현경

당신은 꿈을 많이 꾸는 편인가요?한번은 “꿈 없이 잠들길” 하는 밤인사를 받은 적이 있어요. 또 내가 좋아하던 이에게 “좋은 꿈 꾸길” 하는 인사를 받은 적도 있지요. 꿈 없는 잠을 자는 것이 좋을까요, 좋은 꿈을 꾸는 게 좋을까요? 당신은 어떤가요? 꿈 없는 잠은 정말로 푹 잔다는 말일 테죠. 하지만 나는 좋은 꿈을 꾸는 편이 더 좋아요. 좋은 꿈에서만큼은 내가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가끔은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 않아도 따듯한 마음으로 깨어날 때도 있어요.
--- p. 158

[잠이 오지 않았고 생애 두 번째 소설] 태재

두 개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한 개 반 정도는 가능해 보였기에 그 냄비를 집어서 정수기에 물을 받았다. 이 녀석, 혼자 살면서 정수기를 쓰다니. 방심하기는 어려운 남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라면 봉지를 뜯었다. 라면을 끓일 때 사람마다 요령이 있겠지만 나는 수프보다 면을 먼저 넣는 쪽이다. 면이 익으면서 기름이 물에 풀리는 그때 수프를 넣어야 맛있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믿음, 그리고 이렇게 끓여서 맛을 본 사람들의 믿음일 것이다. 반대의 믿음도 마찬가지고.
--- p. 170

[오늘 밤의 플레이리스트] 임진아

그는 어두운 방에 작은 조명을 켜두고 편안한 복장으로 카메라 앞에 앉아 묵묵히 노래를 불렀다. 기타 하나만 슬며시 껴안고 부르는 노래와 잔잔한 멘트가 내 컴퓨터에 흘러나오던 아직은 추운 날. 책이 가득해서 쏟아질 것 같은 책장 앞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그제야 일전에 던진 연필을 다시금 잡기 위해 손을 더듬거렸는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부르는 곁에는 뜨거운 전기스토브가 이글거리고 있었고, 내 방도 마침 함께 추웠다. 어떤 곡을 라이브로 부른다는 건 사실 곡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노래를 처음 흥얼거렸을 음악가의 어떤 날을 괜히 상상해보게 되면서 감상의 폭이 괜한 쪽으로 확대된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그가 사는 마을로. 내 방과 그의 방이, 함께 보는 모든 이의 방이 환해진다. 조용히 흐르는 노래를 곁에 둔 모두가, 아무도 모르게 이어진 밤이었다.
--- p. 183

[진부한 꿈의 미로들] 듀나

가장 자주 쓰는 건 벽 속으로 들어가는 초능력이다. 이 능력의?기원은 마르셀 에메의 단편 「벽 속으로 들어가는 남자」임이 확실하다. 재빨리 변장하는 능력도 있는데, 이럴 때 내 모습은 거의 10여 분마다 바뀐다. 바뀔 때마다 늘 성을 바꾸는 경향이 있고 변장하는 곳은 늘 공중 화장실이다. 책이나 영화를 통해 공간 도약의 개념을 감각적으로 익혔지만 거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하늘을 나는 꿈만큼 자주 꾸지는 않았지만 이 꿈은 지금까지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꿈과는 달리 대부분 뒷맛이 별로다. 그래도 도주의 쾌락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이 꿈을 어떻게 써먹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런 건 모두 슈퍼히어로 장르 클리셰인데, 지금 이 장르의 글을 쓰는 건 좀 피곤한 일이다.
--- p. 199

[긴밤의 단상] 손현녕

누가 우리 주치의처럼 나에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너에게 관심 없는 사람이 있듯, 너에게 관심이 가득한 사람도 있다고. 아직 나타나지 않았을 뿐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으며 널 만나기 위해 달려오는 중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마주 보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중이니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당장 주변에 널 괴롭게 하는 사람들밖에 없더라도 조금만 기다리라고. 너의 의미를 읽어줄 사람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으라고 확신을 주는 말이 필요했다.

--- p. 226

출판사 리뷰

잠이 오지 않는다. 버릇이 되어버린 것도 같다. 또 새벽 세 시. 노력한 것이 무색하게 한두 시간 정도밖에 잠들지 못했다.?

뒤척인다. 옅은 한기가 느껴진다.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발가락도 꼬물거려본다. 한참을 반복하니 왠지 더 고통스럽다. 시계 초침이 꽉 찼고, 3시간 후면 기상 시간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다시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어제도 이러지 않았나. 그제도. 또 그 전에도. 그동안 깨달은 것은 이런 날에는 잠들기를 포기하고 일어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어쩌면 혼자 잠드는 힘을 잠시 상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펼친다. 언제나 책이 도와준다. 흰 눈이 쌓인 철길로 데려가 주거나 왁자지껄한 핼러윈 거리로 떠나게 해준다. 때로는 알 수 없는 시공간으로.

소설처럼 흥미롭게 에세이처럼 담백하게. 아니 장르가 무슨 상관일까. 이토록 신비롭게 손을 잡아준다면. 이제 부유한다. 목적지도, 거리도 한계를 정하지 않은 채로. 순간이 영감이 되어서, 때로는 서로 스치고 때로는 각자의 세계에서. 떠다니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새벽에만 가능한 일이다.

한 땀 한 땀 엮이는 이야기들. 반짝이는 바늘. 거기서부터 새어 나오는 신비한 실을 따라 어느새 몸이 따뜻해진다. 우유가 담긴 유리컵이 없더라도. 잠에서 깨길 잘했다,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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