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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작가 전집 107: 윌리엄 셰익스피어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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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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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소네트
작가 소개
작가 연보
작품 속 역사 문화 산책
작품 해설
판권

저자 소개

작가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 ?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이해의 거장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낡고 어려운 이야기 속에 대체 무엇이 있기에 시간을 거슬러 우리 손에 들리는 것일까요? 특히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이름 앞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영문학의 최고봉,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극작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지만, 정작 그의 작품을 직접 읽어본 경험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아마도 4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 그리고 고풍스러운 언어가 주는 막연한 장벽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단언컨대, 셰익스피어를 읽는 경험은 박제된 유물을 감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의 작품은 살아 숨 쉬는 인간 군상의 드라마이자,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려낸 세계는 16세기 말, 17세기 초 영국의 모습이지만, 그 안에서 울고 웃고 갈등하고 사랑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놀랍도록 오늘날의 우리와 닮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했던 시대는 격동과 변화의 소용돌이였습니다. 르네상스의 거대한 물결이 유럽을 휩쓸며 인간 중심의 사상이 꽃피웠고, 종교개혁은 기존의 세계관을 뒤흔들었습니다. 절대왕정이 확립되던 시기였지만, 동시에 신흥 상인 계층이 부상하며 사회 구조에도 균열이 일기 시작했죠. 바다 건너 신대륙의 발견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켰습니다. 이렇듯 셰익스피어는 낡은 중세의 질서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근대의 여명이 밝아오던, 역동적인 전환기의 한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바로 이 시대의 공기와 열망, 그리고 불안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는 당대의 정치적 암투, 사회적 모순,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여 무대 위에 펼쳐 보였습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은 단순히 시대를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깊숙한 심연을 탐구한 작가입니다. 그의 붓끝에서 탄생한 인물들은 선과 악, 이성과 광기, 사랑과 증오, 충성과 배신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선택합니다. "햄릿"의 우유부단함과 복수심, "오셀로"의 파괴적인 질투, "리어왕"의 어리석은 오만과 뒤늦은 깨달음, "맥베스"의 걷잡을 수 없는 야망은 특정 시대, 특정 인물에게만 국한된 감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의 스펙트럼입니다. 이번에 여러분이 읽게 될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두 가문의 해묵은 반목 속에서 피어난 젊은 연인의 맹목적이고 열정적인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가로막는 세상의 억압과 비극적인 운명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강렬한 공감과 연민을 불러일으킵니다. 과연 무엇이 그토록 순수한 사랑을 파멸로 이끌었을까요? 셰익스피어는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갈등,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힘이 어떻게 맞물려 비극을 빚어내는지를 섬세하고도 극적으로 그려냅니다.

셰익스피어는 또한 언어의 마술사였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풍부한 어휘와 다채로운 표현, 시적인 운율과 절묘한 언어유희는 영어라는 언어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귀족의 고상한 운문에서부터 평민의 비속한 산문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그의 대사들은 때로는 철학적인 깊이를 담고,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를 던지며, 때로는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물론 번역 과정에서 원어의 뉘앙스를 완벽하게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잘 된 번역은 원작의 정신과 감동을 최대한 살려 우리에게 전달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할까요?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목격하고,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세계의 모순과 부조리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 권력의 속성, 사랑의 본질, 정의의 의미, 운명과 자유의지의 문제 등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4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디 이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라는 거대한 산맥의 한 자락이나마 직접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경험은 분명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작가 프로필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출생과 성장: 1564년 4월 26일(세례일 기준) 잉글랜드 중부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비교적 유복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스트랫퍼드는 양모 거래의 중심지였으며, 그의 아버지 존 셰익스피어는 장갑 제조업자이자 양모 상인이었고, 후에는 지방 유지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지역의 문법학교(grammar school)에서 라틴어와 고전 문학을 중심으로 교육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그의 초기 생애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아 '잃어버린 세월(lost years)'이라고 불리는 공백기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평범한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당대 최고의 지성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런던에서의 활동: 1580년대 후반 혹은 1590년대 초반에 런던으로 이주하여 본격적인 연극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동시에 극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각색하거나 공동 집필하는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592년경에는 이미 극작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로버트 그린과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질투 섞인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그가 얼마나 빠르게 런던 연극계의 중심으로 부상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궁내대신 극단과 글로브 극장: 1594년부터는 당시 최고의 극단이었던 '궁내대신 극단(Lord Chamberlain's Men)'의 전속 극작가 겸 공동 소유주로 활동했습니다. 이 극단은 제임스 1세 즉위 후 '국왕 극단(King's Men)'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셰익스피어는 평생 이 극단을 위해 작품을 썼습니다. 1599년에는 극단 동료들과 함께 템스강 남쪽에 유명한 글로브 극장(Globe Theatre)을 건립하여, 자신의 작품을 직접 공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그가 단순한 창작자를 넘어, 연극 산업의 구조와 대중의 요구를 이해하는 실용적인 감각도 지녔음을 시사합니다.

주요 작품 활동: 약 20여 년간의 작품 활동을 통해 그는 총 38편(이설 있음)의 희곡과 다수의 소네트 및 장시를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크게 비극, 희극, 역사극, 로맨스극(비희극)으로 분류됩니다.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등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통과 파멸을 심도 있게 다룬 걸작들을 통해 비극 장르의 정점을 이루었습니다.

희극: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등 사랑의 기쁨과 우여곡절, 인간 사회의 풍자와 해학을 경쾌하게 그려냈습니다.

역사극: "리처드 3세", "헨리 4세", "헨리 5세" 등 영국의 역사를 극화하여 당대의 정치적 상황과 왕권의 문제를 탐구했습니다.

로맨스극: 말년에는 "겨울 이야기", "템페스트"와 같이 용서와 화해, 재생의 주제를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룬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말년과 사망: 1610년경부터는 고향 스트랫퍼드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작품 활동도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1616년 4월 23일, 52세의 나이로 사망하여 고향의 홀리 트리니티 교회에 묻혔습니다. 그의 사망일은 공교롭게도 그의 생일로 추정되는 날과 같아, 그의 삶에 또 하나의 극적인 요소를 더합니다.

문학사적 평가: 셰익스피어는 당대에도 인기 있는 극작가였지만, 사후에 그 명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특히 18세기 이후 본격적인 연구와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오늘날과 같은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풍부하고 창의적인 언어 구사, 뛰어난 극적 구성 능력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다양한 형태로 재창조되고 있습니다. 그의 존재는 영문학을 넘어 세계문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곧 인간이라는 영원한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여정에 동참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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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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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0.3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5.8만자, 약 1.9만 단어, A4 약 37쪽 ?
ISBN13
9791142133282

출판사 리뷰

서평

시간의 강을 건너온 사랑과 고뇌의 목소리, 셰익스피어 소네트

셰익스피어. 이 이름만 들어도 어떤 이는 경외감을, 어떤 이는 왠지 모를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영문학의 정점이니, 인류 최고의 극작가니 하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지만, 막상 그의 작품을 직접 펼쳐 들기란 쉽지 않다. 4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 고풍스러운 언어의 장벽 때문이리라. 하지만 우리가 셰익스피어를 만나야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의 소네트를 권하고 싶다. 그의 희곡들이 거대한 인간 드라마의 무대라면, 소네트는 셰익스피어 개인의 가장 내밀한 목소리, 그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는 듯한 은밀한 고백록과 같기 때문이다.

이번에 번역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전집은 그런 의미에서 반가운 책이다. 총 154편에 달하는 소네트는 단순한 연애시 모음집이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랑의 열정과 환희, 배신과 질투,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와 그 소멸에 대한 탄식, 시간의 무상함과 예술의 영원성, 그리고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독과 성찰까지, 실로 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의 스펙트럼이 섬세하고도 강렬한 언어로 새겨져 있다.

이 소네트들은 대개 '젊은 귀족(Fair Youth)', '검은 여인(Dark Lady)', 그리고 '경쟁 시인(Rival Poet)'을 둘러싼 복잡 미묘한 관계 속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초반부(1편~17편)는 젊은 귀족에게 결혼하여 아름다움을 후세에 남기라고 권유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소네트 1편은 이렇게 시작한다.

가장 아름다운 존재들에게서 우리는 생명의 연속을 바라네.
그래야 아름다움의 장미가 영원히 시들지 않으리니,
익은 꽃이 시간 따라 져버려도
부드러운 새싹이 그 기억을 이어가리라.
(소네트 1편 中)

이 얼마나 직설적이면서도 시적인가! 아름다운 존재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않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며 '낭비'라고까지 말한다. 소네트 2편에서는 세월이 흘러 젊음의 아름다움이 시들었을 때, 자식을 통해 그 아름다움을 이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찬사를 받겠냐고 설득한다. "늙었을 때 다시 젊어지는 것과 같고 / 차가워진 피가 따뜻함을 느끼는 것과 같으리."라는 구절은 세월의 덧없음과 그에 맞서는 인간의 지혜를 동시에 보여준다.

셰익스피어 번역은 늘 논쟁거리다. 그의 언어유희, 중의적 표현, 당대의 문화적 배경을 현대 한국어로 온전히 옮기는 것은 지난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번역본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원문의 시적 리듬과 의미를 살리면서도 현대 한국어 독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셰익스피어 특유의 은유와 상징을 과감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가령, 우리가 익히 아는 소네트 18편을 보자.

너를 여름날에 비유해볼까?
너는 더 사랑스럽고 더 온화하구나.
거친 바람은 5월의 사랑스러운 봉오리를 흔들고
여름의 계약은 너무나 짧은 기한을 가지네.
(...)
하지만 네 영원한 여름은 시들지 않으리라
네가 소유한 그 아름다움을 잃지도 않으리라
죽음도 그의 그늘에서 네가 방황한다고 자랑하지 못하리라
네가 시간에 대한 영원한 선 안에서 자랄 때.
사람들이 숨 쉴 수 있고 눈이 볼 수 있는 한
이것은 살아있고, 이것이 너에게 생명을 주리라.
(소네트 18편 中)

'여름날'에 비유되지만 그보다 더 사랑스럽고 온화한 존재. 그 아름다움을 시간도 죽음도 어쩌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이것은 살아있고, 이것이 너에게 생명을 주리라"는 마지막 구절에서 시 자체의 불멸성으로 승화된다. 번역은 이 과정을 담백하면서도 힘 있게 전달한다.

소네트 중에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작품들도 많다. 그중 백미는 단연 소네트 116편일 것이다.

참된 영혼들의 결합에 내가 장애를 인정하지 않으리.
사랑은 변화를 맞닥뜨려도 변하지 않고,
떠나가는 이를 따라 떠나가지 않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네.
오, 그렇소! 사랑은 영원히 고정된 등대,
폭풍우를 바라봐도 결코 흔들리지 않으며,
모든 방황하는 배에게 북극성이 되어
그 높이는 측정되나 그 가치는 알 수 없소.
(소네트 116편 中)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변치 않는 사랑의 가치를 '영원히 고정된 등대', '북극성'에 비유하며 노래한다. 마지막 두 구절 "만약 이것이 오류이고 내게 증명된다면, / 내가 글을 쓴 적도, 어떤 이도 사랑한 적도 없으리."라는 단언은 사랑에 대한 시인의 절대적인 믿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모든 소네트가 아름다운 사랑만을 노래하는 것은 아니다. '검은 여인'에게 향하는 시선은 때로는 격정적이고, 때로는 자기혐오에 가까운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다. 소네트 129편은 욕망의 허무함과 그 파괴적인 본질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치욕의 낭비 속에 정신을 소모하는 것,
그것이 행동하는 욕망이오. 그리고 행동하기 전까지, 욕망은
위증하고, 살인적이며, 피에 젖고, 비난으로 가득하고,
야만적이고, 극단적이며, 거칠고, 잔인하고, 신뢰할 수 없소.
(...)
이 모든 것을 세상은 잘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사람들을 이 지옥으로 이끄는 천국을 피하는 법을 알지 못하오.
(소네트 129편 中)

욕망을 "사람들을 이 지옥으로 이끄는 천국"이라 표현한 마지막 구절은 인간 내면의 모순을 꿰뚫는 셰익스피어의 통찰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번역본을 읽으며 독자들은 셰익스피어가 구사하는 다채로운 표현과 감정의 파노라마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사랑의 속삭임으로, 때로는 절망과 분노의 외침으로, 때로는 냉철한 자기 성찰의 독백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 실린 "작가 소개"와 "작가 연보"는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그가 활동했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어, 소네트의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비록 짧은 "작품 해설"이 전부지만, 독자 스스로가 154편의 시를 읽으며 자신만의 해설을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더 클 것이다.

이 소네트들은 400년 전 한 천재 시인의 고뇌와 환희를 담고 있지만, 놀랍게도 오늘 우리의 감정과 다르지 않다. 사랑에 아파하고, 시간에 절망하며, 아름다움에 경탄하고, 불멸을 꿈꾸는 인간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읽는다는 것은, 한 위대한 예술가의 영혼과 대면하는 일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이 번역본은 셰익스피어의 언어가 지닌 시적 아름다움과 극적 긴장감을 현대 한국어의 자연스러움 속에서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난해한 구절이나 문화적으로 생소한 개념에 대한 별도의 각주나 해설이 풍부하지 않다는 점은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오히려 독자가 원문 자체에 집중하며 스스로 그 의미를 곱씹어볼 여지를 남겨둔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왜 고전을 읽는가? 그것은 과거의 지혜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조망하기 위함이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는 언어의 아름다움은 디지털 시대의 짧고 휘발적인 메시지에 익숙한 우리에게 느림과 깊이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이 잘 다듬어진 번역본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선사하는 불멸의 언어와 감동을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르네상스 영국 어느 골방에서 깃펜을 들었을 시인의 숨결이, 그리고 그가 마주했을 사랑과 번민의 순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이것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라, 시간의 벽을 넘어 우리에게 말을 거는 한 위대한 영혼의 초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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