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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루크리스의 능욕
세기의 작가 전집 118: 윌리엄 셰익스피어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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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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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헌사
개요
루크리스의 능욕
작가 소개
작가 연보
책 속의 역사 문화 산책
작품 해설
판권

저자 소개

작가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 ?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이해의 거장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낡고 어려운 이야기 속에 대체 무엇이 있기에 시간을 거슬러 우리 손에 들리는 것일까요? 특히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이름 앞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영문학의 최고봉,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극작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지만, 정작 그의 작품을 직접 읽어본 경험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아마도 4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 그리고 고풍스러운 언어가 주는 막연한 장벽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단언컨대, 셰익스피어를 읽는 경험은 박제된 유물을 감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의 작품은 살아 숨 쉬는 인간 군상의 드라마이자,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려낸 세계는 16세기 말, 17세기 초 영국의 모습이지만, 그 안에서 울고 웃고 갈등하고 사랑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놀랍도록 오늘날의 우리와 닮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했던 시대는 격동과 변화의 소용돌이였습니다. 르네상스의 거대한 물결이 유럽을 휩쓸며 인간 중심의 사상이 꽃피웠고, 종교개혁은 기존의 세계관을 뒤흔들었습니다. 절대왕정이 확립되던 시기였지만, 동시에 신흥 상인 계층이 부상하며 사회 구조에도 균열이 일기 시작했죠. 바다 건너 신대륙의 발견은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켰습니다. 이렇듯 셰익스피어는 낡은 중세의 질서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근대의 여명이 밝아오던, 역동적인 전환기의 한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바로 이 시대의 공기와 열망, 그리고 불안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는 당대의 정치적 암투, 사회적 모순,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하여 무대 위에 펼쳐 보였습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은 단순히 시대를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깊숙한 심연을 탐구한 작가입니다. 그의 붓끝에서 탄생한 인물들은 선과 악, 이성과 광기, 사랑과 증오, 충성과 배신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선택합니다. "햄릿"의 우유부단함과 복수심, "오셀로"의 파괴적인 질투, "리어왕"의 어리석은 오만과 뒤늦은 깨달음, "맥베스"의 걷잡을 수 없는 야망은 특정 시대, 특정 인물에게만 국한된 감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의 스펙트럼입니다. 이번에 여러분이 읽게 될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두 가문의 해묵은 반목 속에서 피어난 젊은 연인의 맹목적이고 열정적인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가로막는 세상의 억압과 비극적인 운명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강렬한 공감과 연민을 불러일으킵니다. 과연 무엇이 그토록 순수한 사랑을 파멸로 이끌었을까요? 셰익스피어는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갈등,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힘이 어떻게 맞물려 비극을 빚어내는지를 섬세하고도 극적으로 그려냅니다.

셰익스피어는 또한 언어의 마술사였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풍부한 어휘와 다채로운 표현, 시적인 운율과 절묘한 언어유희는 영어라는 언어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는 귀족의 고상한 운문에서부터 평민의 비속한 산문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인물의 성격과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그의 대사들은 때로는 철학적인 깊이를 담고,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를 던지며, 때로는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물론 번역 과정에서 원어의 뉘앙스를 완벽하게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잘 된 번역은 원작의 정신과 감동을 최대한 살려 우리에게 전달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할까요?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하나의 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목격하고,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세계의 모순과 부조리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 권력의 속성, 사랑의 본질, 정의의 의미, 운명과 자유의지의 문제 등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4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디 이 작품을 통해 셰익스피어라는 거대한 산맥의 한 자락이나마 직접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경험은 분명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작가 프로필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출생과 성장: 1564년 4월 26일(세례일 기준) 잉글랜드 중부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비교적 유복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당시 스트랫퍼드는 양모 거래의 중심지였으며, 그의 아버지 존 셰익스피어는 장갑 제조업자이자 양모 상인이었고, 후에는 지방 유지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지역의 문법학교(grammar school)에서 라틴어와 고전 문학을 중심으로 교육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그의 초기 생애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아 '잃어버린 세월(lost years)'이라고 불리는 공백기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평범한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당대 최고의 지성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런던에서의 활동: 1580년대 후반 혹은 1590년대 초반에 런던으로 이주하여 본격적인 연극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동시에 극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각색하거나 공동 집필하는 과정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592년경에는 이미 극작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으며, 로버트 그린과 같은 동시대 작가들의 질투 섞인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그가 얼마나 빠르게 런던 연극계의 중심으로 부상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궁내대신 극단과 글로브 극장: 1594년부터는 당시 최고의 극단이었던 '궁내대신 극단(Lord Chamberlain's Men)'의 전속 극작가 겸 공동 소유주로 활동했습니다. 이 극단은 제임스 1세 즉위 후 '국왕 극단(King's Men)'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셰익스피어는 평생 이 극단을 위해 작품을 썼습니다. 1599년에는 극단 동료들과 함께 템스강 남쪽에 유명한 글로브 극장(Globe Theatre)을 건립하여, 자신의 작품을 직접 공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그가 단순한 창작자를 넘어, 연극 산업의 구조와 대중의 요구를 이해하는 실용적인 감각도 지녔음을 시사합니다.

주요 작품 활동: 약 20여 년간의 작품 활동을 통해 그는 총 38편(이설 있음)의 희곡과 다수의 소네트 및 장시를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크게 비극, 희극, 역사극, 로맨스극(비희극)으로 분류됩니다.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등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통과 파멸을 심도 있게 다룬 걸작들을 통해 비극 장르의 정점을 이루었습니다.

희극: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등 사랑의 기쁨과 우여곡절, 인간 사회의 풍자와 해학을 경쾌하게 그려냈습니다.

역사극: "리처드 3세", "헨리 4세", "헨리 5세" 등 영국의 역사를 극화하여 당대의 정치적 상황과 왕권의 문제를 탐구했습니다.

로맨스극: 말년에는 "겨울 이야기", "템페스트"와 같이 용서와 화해, 재생의 주제를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룬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말년과 사망: 1610년경부터는 고향 스트랫퍼드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작품 활동도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1616년 4월 23일, 52세의 나이로 사망하여 고향의 홀리 트리니티 교회에 묻혔습니다. 그의 사망일은 공교롭게도 그의 생일로 추정되는 날과 같아, 그의 삶에 또 하나의 극적인 요소를 더합니다.

문학사적 평가: 셰익스피어는 당대에도 인기 있는 극작가였지만, 사후에 그 명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특히 18세기 이후 본격적인 연구와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오늘날과 같은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풍부하고 창의적인 언어 구사, 뛰어난 극적 구성 능력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다양한 형태로 재창조되고 있습니다. 그의 존재는 영문학을 넘어 세계문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곧 인간이라는 영원한 수수께끼를 탐구하는 여정에 동참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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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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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0.24MB ?
ISBN13
9791142135316

출판사 리뷰

서평

왜 우리는 400년 전의 '능욕'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가?

셰익스피어. 이 이름 앞에서는 누구나 잠시 숨을 고르게 된다. 영문학의 에베레스트, 인류 지성사의 거대한 봉우리. 그의 4대 비극이나 유명 희극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손에 들린 책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그의 서사시, 『루크리스의 능욕』이다. 어쩌면 생소할 이 작품을 우리는 왜 읽어야 하는가? 400년도 더 된 옛 로마의 한 여인이 겪은 치욕과 복수의 이야기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던져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부터 우리의 지적 탐험은 시작되어야 한다.

단언컨대, 『루크리스의 능욕』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다. 이 텍스트는 인간 본성의 가장 어두운 심연과 가장 빛나는 존엄성, 그리고 권력의 속성과 사회적 파장이 어떻게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편의 정교한 보고서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사건의 기록을 넘어, 인간 감정의 복잡다단한 결을 섬세하게 직조해내고, 그 안에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질문들을 담아냈다.

이야기는 로마의 왕자 섹스투스 타르퀴니우스가 동료 장군 콜라티누스의 아내 루크리스의 정절과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흑심을 품는 데서 시작한다. 셰익스피어는 타르퀸의 욕망이 어떻게 점화되고, 이성과 양심의 목소리를 억누르며 파국으로 치닫는지를 냉정한 시선으로 추적한다.

"아마도 '순결'이라는 그 이름이 불행히도 그의 예리한 식욕에 무자비한 날을 세웠을 것이다. 콜라티노가 어리석게도 자제하지 못하고 그의 기쁨의 하늘에서 승리하는, 맑고 비할 데 없는 붉음과 흰빛을 찬양했을 때 말이다."

콜라티누스의 어리석은 자랑은 결국 비극의 도화선이 된다. 타르퀸은 루크리스의 집을 방문하고, 환대 속에 숨겨진 검은 욕망은 한밤중 그녀의 침실을 향한다. 셰익스피어는 타르퀸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공포, 명예와 수치심 사이의 격렬한 갈등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악을 모험하면서 우리는 기대하는 것을 위해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 야심차고 추악한 병약함은, 많은 것을 가졌으면서도 우리가 가진 것의 부족함으로 우리를 괴롭힌다."

권력자의 오만과 자기합리화는 결국 루크리스를 향한 폭력으로 귀결된다. 이 지점에서 텍스트는 우리에게 묻는다. 개인의 욕망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가? 권력은 양심을 마비시키는 마약인가?

작품의 중심은 단연 루크리스다. 능욕당한 후 그녀가 겪는 처절한 고통과 내면의 풍경은 셰익스피어의 붓끝에서 한 편의 비극적 아리아처럼 펼쳐진다. 수치심, 분노, 절망, 그리고 복수와 명예 회복에 대한 갈망이 그녀의 영혼을 뒤흔든다. 그녀의 긴 독백들은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서 얼마나 깊은 사유와 처절한 감정의 파고를 경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 보이지 않는 수치, 보이지 않는 불명예여! 오, 느껴지지 않는 상처, 문장을 상처 내는, 사적인 흉터여! 비난이 콜라티누스의 얼굴에 찍혀 있고, 타르퀸의 눈이 멀리서 그 표어를 읽을 수 있다."
"나를 말하는 낮의 대상으로 만들지 마라. 빛이 내 이마에 새겨진 것을 보여줄 것이다. 달콤한 순결의 쇠퇴의 이야기, 거룩한 혼인 서약의 불경스러운 위반을."

그녀는 밤과 기회, 시간을 저주하며 자신의 불행을 곱씹는다. 이 독백들은 단순한 감정의 토로를 넘어, 개인의 고통이 사회적 의미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예라는 가치가 한 인간에게 어떤 무게로 다가오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결국 루크리스는 자신의 결백과 명예를 증명하기 위해 가족들 앞에서 모든 사실을 고백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녀의 선택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개인적 정결함의 회복인가, 아니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고발인가? 셰익스피어는 답을 주는 대신, 독자에게 깊은 성찰의 공간을 열어둔다.

루크리스의 죽음은 개인적 비극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로마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파문으로 이어진다. 브루투스를 비롯한 귀족들은 분노하고, 이는 타르퀴니우스 왕가의 추방과 로마 공화정 수립이라는 역사적 대전환의 기폭제가 된다. 한 개인의 존엄성이 짓밟혔을 때, 그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해야 하는지를 이 작품은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셰익스피어가 이 고대 로마의 이야기를 빌려 당대 엘리자베스 시대, 혹은 제임스 1세 시대의 영국 사회에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권력의 남용과 폭정에 대한 경고, 그리고 정의와 명예의 가치에 대한 옹호였을 것이다.

『루크리스의 능욕』은 서사시로서 셰익스피어의 시적 언어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풍부한 은유와 상징, 생생한 묘사, 인물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통찰은 한 편의 잘 짜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극적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번 번역본은 원작의 시적 아름다움과 극적 힘을 한국어의 결을 살려 충실히 전달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몇 구절만 보아도 그렇다.

"그녀의 백합 같은 손이 그녀의 장미빛 뺨 밑에 놓여, 베개를 합법적인 키스로 속이고 있다. 그래서 화가 난 베개는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고, 그의 행복을 원하며 양쪽으로 부풀어 오른다. 그 언덕들 사이에 그녀의 머리가 묻혀 있고, 거기서 고결한 기념비처럼 그녀가 누워 있어 음탕하고 불경스러운 눈들의 감탄을 받는다."

이러한 섬세하고도 강렬한 묘사들은 독자들을 텍스트 속으로 깊이 끌어들여, 루크리스의 고통과 타르퀸의 갈등을 바로 곁에서 목도하는 듯한 생생한 체험을 제공한다.

우리는 왜 이 오래된 이야기에 다시 귀 기울여야 할까? 루크리스의 절규는 단지 과거의 메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권력형 성폭력, 명예와 수치심의 문제, 개인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책임, 정의의 실현 방식 등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우리 사회의 첨예한 화두다. 타르퀸의 오만한 욕망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으며, 루크리스의 고통은 여전히 수많은 익명의 피해자들의 고통과 공명한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셰익스피어가 펼쳐놓은 인간 존재의 복잡한 지도 위에서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어보는 일이다. 그것은 때로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에 대한 갈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루크리스의 능욕』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불의 앞에서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루크리스의 피맺힌 절규에 응답할 것인가? 그 대답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져 있지만, 이 질문 자체가 우리를 더 나은 인간, 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셰익스피어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4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도착한 이 강렬한 이야기는, 고전이 왜 단순한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와 대화하는 살아있는 텍스트인지를 다시 한번 증명한다. 셰익스피어의 세계로 떠나는 이 지적 탐험에 동참해보시라. 그 끝에서 우리는 분명 더 깊어진 눈으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고전을,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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