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옮긴이의 말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제40장 방랑자 제41장 도라의 이모들 제42장 장난 제43장 또 다른 회고 제44장 우리의 집안일 제45장 딕 씨가 이모의 예측을 실현하다 제46장 소식 제47장 마르타 제48장 가정 제49장 미스터리에 휘말리다 제50장. 페고티 씨의 꿈이 이루어지다 제51장. 더 긴 여정의 시작 제52장 폭발에 가담하다 제53장. 또 다른 회고 제54장. 미코버 씨의 사업 제55장. 폭풍 제56장. 새로운 상처와 오래된 상처 제57장. 이민자들 제58장 부재 제59장 귀환 제60장 아그네스 제61장 나는 두 명의 흥미로운 회개자들을 본다 제62장 내 길을 비추는 빛 제63장 방문객 제64장 마지막 회고 작가 소개 작가 연보 책 속의 역사 문화 산책 작품 해설 판권 |
|
서평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종착지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는가 한 인간의 삶을 따라가는 긴 여행이 있다.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바로 그런 여행이다. 1권에서 유년의 상처와 방황을, 2권에서 청년기의 사랑과 사회생활의 혼돈을 겪은 데이비드가 마침내 도착한 종착지가 바로 이 3권이다. 모든 이야기가 매듭지어지고, 흩어졌던 인물들이 각자의 운명을 맞이하며, 삶의 진정한 손익계산서가 펼쳐지는 곳. 여기에는 달콤한 낭만 대신 삶의 무게가 있고, 섣부른 희망 대신 뼈아픈 성찰이 있다. 이 마지막 여정은 그래서 더 깊고,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위대하다. 어린 아내와 길잡이 별, 두 사랑의 변증법 『데이비드 코퍼필드 3』의 서사는 데이비드의 두 가지 사랑, 도라와 아그네스를 축으로 회전한다. 디킨스는 이 두 여인을 통해 낭만적 사랑의 환상과 성숙한 사랑의 실체를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도라는 사랑스럽다. 데이비드의 ‘어린 아내’가 되기를 자처하는 그녀는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눈물 흘리고, 가계부의 숫자를 맞추는 대신 그 위에 꽃을 그리는 인물이다. 그녀와의 결혼 생활은 소꿉장난처럼 아기자기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작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굴 껍데기 하나 열지 못해 쩔쩔매는 장면은 희극적이면서도 서글프다. "있잖아, 코퍼필드," 트래들스가 접시를 유쾌하게 살펴보며 말했다. "내 생각에는 그게?훌륭한 굴들이지만, 내 생각에는 그게?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 이 짧은 대화는 도라와의 관계가 가진 본질적 한계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데이비드는 도라를 ‘형성’하려 애쓰지만 이내 깨닫는다. 그녀는 바꾸거나 가르칠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할 존재라는 것을. 도라의 비극은 그녀가 나빠서가 아니라, 데이비드의 삶이라는 무거운 수레를 함께 끌기에는 너무나 연약했다는 데 있다. 결국 데이비드는 그녀의 간절한 호소에 응답한다. "제가 바라는 건," 아내가 긴 침묵 끝에 말을 이었습니다. "…어린 아내요." 이 대목에서 독자는 데이비드가 끌어안아야 했던 사랑의 무게와 슬픔을 통감하게 된다. 도라의 죽음은 단순히 한 인물의 퇴장이 아니다. 그것은 데이비드가 청년기의 미숙한 환상과 작별하고, 삶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통과의례다. 반면 아그네스는 다르다. 그녀는 언제나 데이비드의 삶이라는 어두운 밤하늘에서 길을 비추는 ‘길잡이 별’이었다. 그녀는 데이비드의 모든 방황과 실수를 말없이 지켜보며 그의 양심을 일깨우고, 그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격려한다. 데이비드가 온 세상을 헤매다 지쳐 돌아왔을 때, 그를 온전히 이해하고 품어주는 것은 결국 아그네스다. 그녀와의 결합은 열정적 사랑의 종착지가 아니라, 이해와 신뢰에 기반한 동반자적 관계의 시작을 의미한다. 디킨스는 두 사랑의 변증법을 통해 한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정의의 폭발, 미코버 씨의 통쾌한 역전극 이 소설의 또 다른 거대한 축은 선과 악의 대결, 바로 데이비드와 유라이어 힙의 갈등이다. 3권에서 이 갈등은 마침내 폭발한다. 디킨스의 천재성은 가장 희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인 미코버 씨를 통해 가장 통쾌한 정의 구현을 이뤄낸다는 데 있다. 늘 빚에 쪼들리며 “무언가가 나타날 것”이라던 그는, 마침내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나타난다’. 유라이어 힙의 위선과 죄악을 폭로하는 미코버 씨의 모습은 디킨스 문학의 백미다. 그는 거창하고 문어체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힙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의 폭로는 단순한 고발이 아니라, 억압받던 자의 울분이 터져 나오는 한 편의 장대한 드라마다. "'제가 의도하는 바는,' … '이 서신의 범위 내에서 … 제가 W씨라고 명명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소규모 성격의 다양한 부정행위들에 대한 상세한 목록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 제 목적은 제 기회를 이용해서 힙에 의해 그 신사의 심각한 잘못과 피해로 저질러진 주요 부정행위들을 발견하고 폭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사회의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던 인물이라도 명예와 양심을 지킬 수 있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거악에 맞서는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디킨스의 인간주의적 신념을 보여준다. 독자는 이 통쾌한 역전극을 통해 지리멸렬한 현실 속에서도 정의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는지 목격하는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될 것이다. 대자연의 분노와 인간의 운명, 폭풍 속의 비극 소설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야머스의 폭풍 장면이다. 디킨스는 이 장면에서 자신의 모든 필력을 쏟아부어 대자연의 압도적인 힘과 그 앞에서 스러져가는 인간 군상의 비극을 장엄하게 그려낸다. 폭풍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그동안 얽히고설켰던 모든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거대한 심판처럼 다가온다. 거대한 바다 그 자체는, 내가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볼 수 있을 때마다, 눈을 멀게 하는 바람과 날아다니는 돌과 모래, 그리고 끔찍한 소음의 동요 속에서 나를 당황하게 했다. … 굽이치는 언덕들이 계곡으로 바뀌고, 굽이치는 계곡들이 … 언덕으로 솟아올랐다. … 나는 온 자연이 찢어지고 솟구치는 것을 보는 듯했다. 이 격렬한 묘사 속에서 햄과 스티어포스는 각자의 마지막을 맞는다. 고결한 노동자 햄은 자신을 배신하고 조카를 나락으로 빠뜨린 스티어포스를 구하기 위해 성난 파도 속으로 뛰어들고, 둘은 함께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이 장면은 낭만적 영웅주의에 대한 냉정한 비판이자, 계급과 신분을 넘어선 인간애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디킨스 문학의 정수다. 스티어포스의 시신이 그가 파멸시킨 가정의 잔해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마지막 모습은,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이 결국 어떤 파국을 맞는지에 대한 서늘한 경고다. 길고 긴 여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삶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이야기다. 수많은 상실과 배신, 슬픔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 중심에는 바다처럼 넓고 깊은 사랑으로 모든 것을 품는 페고티 씨가 있다. 조카 에밀리를 찾아 전 유럽을 헤매는 그의 여정은, 죄지은 인간을 향한 신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에밀리를 되찾은 후 비난하거나 심판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삶의 터전인 호주로 그녀를 데려갈 뿐이다. 그는 디킨스가 창조한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이며, 소설 전체를 떠받치는 도덕적 기둥이다. 데이비드 역시 3년간의 유랑 끝에 자신의 자리를 찾아 돌아온다.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모든 것을 얻기 위한 과정을 거쳤을 뿐이다. 그는 마침내 자신의 ‘길잡이 별’이었던 아그네스와의 사랑을 확인하며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연다. 이것은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다. 온갖 시련을 거쳐 비로소 얻게 된, 그래서 더 단단하고 값진 행복이다. 이 책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지만,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고뇌와 성장은 시대를 초월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다. 사랑의 열병을 앓고, 우정의 기쁨을 나누며, 배신의 쓴맛을 보고, 때로는 유라이어 힙 같은 현실의 악과 맞서 싸운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 끝에 우리는 묻게 된다. 내 삶의 ‘어린 아내’는 무엇이었고, 나의 ‘길잡이 별’은 누구인가. 『데이비드 코퍼필드 3』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것이 우리가 21세기에도 여전히 디킨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의 종착점에서 자기 자신과 대면할 용기가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당신 자신의 삶을 새로운 눈으로 돌아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