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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1850년판 서문 찰스 디킨스판 서문 제1장. 나는 태어났다 제2장. 나는 관찰한다 제3장. 변화가 생기다 제4장. 불명예의 나락에 떨어지다 제5장. 집에서 쫓겨나다 제6장. 알게 된 사람들이 늘어나다 제7장. 세일럼 하우스에서의 첫 학기 제8장. 나의 휴일들. 특히 어느 행복한 오후 제9장. 기억에 남는 생일을 보내다 제10장. 버려진 아이, 새로운 돌봄 제11장. 나는 스스로 삶을 시작하지만, 그것이 달갑지 않다 제12장. 내 삶이 여전히 달갑지 않아 큰 결심을 하다 제13장 나의 결심, 그 뒷이야기 제14장. 이모가 내 운명을 결정하다 제15장. 새로운 시작 제16장. 나는 여러 면에서 새로운 소년이 되었다 제17장. 누군가가 나타난다 제18장. 회고 제19장. 내 주변을 둘러보며 새로운 발견을 한다 작가 소개 작가 연보 책 속의 역사 문화 산책 작품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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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내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질문과 마주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집요하고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있다면 바로 이것일 테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과연 나 자신인가?’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는 이 이야기가 펼쳐지며 밝혀질 일이다.” 소설의 첫 문장은 독자의 멱살을 잡고 거대한 서사의 한복판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비단 데이비드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디킨스 스스로 “내 모든 작품 중에서, 이 책을 가장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마음 깊은 곳에 특별히 사랑하는 자식”이라 불렀던 이 작품은, 한 소년이 세상의 온갖 풍파를 겪으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위대한 성장 기록이자, 우리 모두를 위한 인생 교과서다. 『데이비드 코퍼필드 1』은 주인공 데이비드의 탄생부터 소년기의 끝자락까지, 그의 영혼이 어떻게 빚어지고 또 부서지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야기는 유복자로 태어난 데이비드가 어머니와 충직한 유모 페고티의 사랑 속에서 보내는 목가적인 유년 시절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머드스톤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등장하면서 데이비드의 세계는 송두리째 흔들린다. 디킨스의 천재성은 바로 이 ‘머드스톤’이라는 인물을 통해 빛을 발한다. 그는 단순한 악인이 아니다. 그는 ‘단호함(firmness)’이라는 이름의 신념 체계를 가진 인물이다. 그의 논리는 서슬 퍼렇고 체계적이다. "데이비드," 그가 입술을 꽉 다물며 말했다. "만약 내가 고집 센 말이나 개를 다뤄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 같니?" "모르겠습니다." "난 때린다." ... "놈을 움찔하게 하고 아프게 한다. '저놈을 정복해야지'라고 다짐하고, 그러다 놈의 피를 다 흘리게 되더라도 반드시 해낸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낀다. 머드스톤과 그의 누이가 휘두르는 ‘단호함’이라는 폭력은 개인의 감정과 자유의지를 억압하고 영혼을 파괴하는 모든 종류의 이념적 폭력을 상징한다. 그들은 사랑과 온정, 유연함을 ‘나약함’으로 치부하고, 오직 복종과 통제만을 강요한다. 어린 데이비드의 등에 “그를 조심하세요. 그는 물어요”라는 끔찍한 패찰을 매달아 학교에 보내는 장면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려는 폭력의 극단을 보여주는, 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처럼 냉혹하고 비정한 세계에 던져진 데이비드가 찾아 헤매는 것은 다름 아닌 ‘진정한 가족’의 온기다. 디킨스는 머드스톤 남매가 상징하는 위선적이고 억압적인 ‘가정’과, 비록 가난하고 거칠지만 진정한 사랑과 유대가 있는 공동체를 선명하게 대비시킨다. 유모 페고티의 오빠가 사는 야머스의 낡은 배를 개조한 집이 그 대표적인 공간이다. "우리 모두 그 아이가 없어 허전합니다, 정말이지!" 검미지 부인이 신음했다. "다른 누구보다 내가 더 느껴요," 검미지 부인이 말했다. "난 외롭고 버려진 사람이에요, 그 아이는 내 마음에 거슬리지 않는 거의 유일한 존재였어요." 페고티 씨는 그녀가 그렇게 하는 동안 우리를 둘러보며 손으로 가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또 시작이군!" 이 대화는 가난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끊임없이 불평하는 검미지 부인, 그런 그녀를 “옛 사람을 생각하고 있어!”라며 너그럽게 감싸는 페고티 씨, 그리고 고아인 햄과 에밀리를 친자식처럼 거두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인간애를 발견한다. 이곳은 데이비드에게 잃어버린 유년의 안식처이자, 그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원천이 된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축은 데이비드의 위대한 탈주와 새로운 만남이다. 머드스톤과 그린비의 구두약 공장에서 비참한 노동을 하던 시절은 디킨스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가장 깊게 투영된 부분이다. 여기서 그는 런던이라는 거대 도시의 밑바닥을 경험하며, 언제나 “무언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는 허풍쟁이 신사 미코버 씨를 만난다. 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비극적인 인물과의 동거는 데이비드에게 또 다른 종류의 삶의 교훈을 남긴다. 마침내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느낀 순간, 데이비드는 일생일대의 결심을 한다. 바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혈육, 괴팍한 대고모 베시 트로트우드를 찾아 도버까지 걸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 험난한 여정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되려는 한 소년의 첫 번째 투쟁이다. 그리고 마침내 만난 베시 이모는, 데이비드의 삶에 나타난 또 하나의 구원자다. 그녀는 머드스톤 씨를 향해 불같이 외친다. "머드스톤 씨," 그녀는 그에게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당신은 순진한 아기에게 폭군이었고, 그녀의 마음을 부셨어요. ... 이것이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위안이 될 진실이에요. 그리고 당신과 당신의 도구들은 그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이모의 이 통쾌한 일갈은 억압받던 데이비드의 영혼을 해방시키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녀는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괴팍하지만,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딕 씨의 보호 아래, 데이비드는 비로소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얻는다. 『데이비드 코퍼필드 1』은 한 인간의 유년이 어떻게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디킨스는 어린 소년의 시선을 통해 사랑과 증오, 신뢰와 배신, 희망과 절망의 거대한 파노라마를 정교하게 펼쳐 보인다. 특히 캔터베리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물들?존경스러운 스트롱 박사와 그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 그리고 뱀처럼 몸을 비트는 음흉한 서기 유라이어 힙?은 앞으로 펼쳐질 더 복잡하고 거대한 갈등을 예고하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다시 한번 첫 문장의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내 삶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머드스톤의 ‘단호함’처럼 우리를 억압하는 외부의 힘인가, 아니면 그 모든 시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는 내면의 의지인가. 데이비드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막 새로운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그의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그가 과연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주저 없이 이 위대한 서사의 다음 장을 펼쳐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고전 소설이 아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의 삶에 깊은 울림과 지혜를 주는, 살아있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