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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내 생애 가장 특별한 수업
네 눈엔 이게 아름답니?(이명랑)|악성종양 같은(김종광)|내 생의 밴드마스터(은미희)|눈물의 기도(강진)|콘사이스여, 안녕(이순원)|걸레 좀 가져와라(김나정)|학교 밖에서 하는 수업(도종환)|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김규나)|소녀, 소녀와 놀다(김선재)|철봉대 붙잡고 울어본 적 있나?(권태현) 2부 열여덟 살의 문학 수업 열여덟 살의 문학 수업(조해진)|얼떨결의 첫 만남(김용택)|나의 세 친구와 석사 교사에게(고형렬)|겨자나 와사비나(서진연)|신학과 강의실의 문학 수업(이승우)|BLACK COFFEE DAY(해이수)|샐비어 그리고 클라리넷 연주자의 근황(고운기)|인생 수업(양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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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기도 (강 진)
기도로 채워졌던 그날의 마지막 수업 시간. 울먹이던 목소리, 선생님의 눈물. 무슨 영문인 줄 모르고 나누었던 친구들과의 눈짓. 그 수업 시간의 선생님 기도가 우리에게는 설명할 수 없었지만,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을 눈물로 대신했다는 것을 안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였다. 철봉대 붙잡고 울어본 적 있나? (권 태 현) 앞으로 내 앞에 얼마나 많은 철봉대가 나타날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언제든지 철봉대를 붙잡고 울 각오가 돼 있다는 것이다. 철없던 시절에 말귀도 제대로 못 알아듣던 그 가르침이 뒤늦게 나를 흔들어 깨웠다. 그리고 그 가르침은 내가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릴 때마다 계속 반복되고 있다. 걸레 좀 가져와라 (김 나 정) 가방을 차는 아이들보다 가방을 차이는 내가 한심해졌다. 어쩌다 가방에 발길질을 해도 상관없는 아이가 되어버렸을까. 도통 말이 없어서였을까. 가끔 하는 말이 뜬금없어서였을까. 괴팍해서였을까. 아니면 꼬질꼬질해서였을까. 만만해서였을까.(…) 제 마음속 어린아이가 날아갑니다. 가방에는 날개가 돋습니다. 저는 암만 노력해도 영영 불행한 사람은 못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얼떨결의 첫 만남 (김 용 택) 심심하게 보내던 어느 날, 월부 책장수가 우리 학교에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가지고 왔다. 나는 그가 권한 대로 그 책을 월부로 사서 읽었다. 정말 또 그 우연한 책읽기가 이번에는 나를 문학의 길로 내몰 줄 내가 어찌 알아차렸겠는가. 나는 그때까지 문학적인 체험이 거의 없었다. 너무 시골이어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나도 책에 대한 경험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삶 그 자체가 문학적인 체험이겠지만, 문학이라는 말이 들어간 그 어떤 체험도 없었다. 악성종양 같은 (김 종 광) 어김없이 ‘검투사’ 시간이 도래했다. 담임은 노란색 분필로 약간의 간격을 두고, 세로줄 여섯 개를 그어 내렸다. 칠판을 7등분한 것이다. 담임은 각 칸에 산수 문제 하나씩을 출제했다. 그러고는 일곱 명을 지적했다. 문제와 싸우라는 거였다. 로마 시대 때 원형 경기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자랑 친구랑 싸우던 노예들처럼. 학교 밖에서 하는 수업 (도 종 환) 사실 교과서 안에서보다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 아니 배울 것이 더 많다. 학교 밖에서 하는 수업을 통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학생들로 키울 수 있는 공간, 우리가 직접 데리고 다니며 보여주고 깨닫게 할 공간들은 무수히 많다. 교사들에게 잡무나 쓸데없는 공문 처리 같은 것에 매달리게 하지 말고 사회의 여러 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산 교육, 저희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세상을 알아가게 하는 교육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하게 배려해야 한다. 겨자나 와사비나 (서 진 연) 지금도 나는 그 교실이 그립다. 막막한 백지를 앞에 놓고 절망에 빠질 때마다 “달빛도 없고 별빛도 없는 캄캄한 밤길에 성냥 한 개비 켜서 한 발자국 걷고 또 성냥 한 개비 켜서 한 발자국 걷는 심정을 글을 쓰는 것.”이라고 위로해주시던 샘의 말씀처럼 성냥 불빛이 꺼질 때마다 나는 그때 그 시절의 신랄했던 내 친구들이 생각나고 그리워진다. 인생 수업 (양 귀 자) 지금도 나는 가끔씩 그 편지를 읽는다. 처음 읽었을 때 나를 멍하게 했던 몇 줄의 문장은 다시 읽어도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그 몇 줄의 문장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친다. 긴 시간 소설을 붙잡고 씨름하면서 책으로, 혹은 경험으로 체득한 어떤 문학이론보다 더 강렬한 설득력을 가진다. 앞으로도 나는 이 편지에서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 수업이다, 라고 나는 믿는다. 다시 소설을 쓴다면, 그 소설은 아마도 많은 부분 이 수업에 빚져 있을 것이다. 내 생의 밴드마스터 (은 미 희) 나는 지금 혼자 밴드마스터가 되어 있다. 쿵쿵. 머릿속에서 작은북과 큰북의 울림이 울려오고 멜로디언과 실로폰의 소리도 들어 있다. 나는 한 손을 허리에 얹고 한 손으로는 술이 달린 지휘봉을 돌린다. 나는 이제 그 모든 것을 혼자 다 해낸다.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을 엽렵하게 살아갈 수 없다. 나는 내 생의 밴드마스터인 것이다. 지쳐도 쉬지 못하고 지휘봉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콘사이스여, 안녕 (이 순 원) 이제 겨우 영어 스펠링의 대문자와 소문자, 또 그것의 인쇄체와 필기체를 배우던 첫 시간에도 나는 그 사전을 책상 한 귀퉁이에 올려놓았다. 왜냐면 그것이 선생님한테나 급우들한테 내가 누군지를 말해주는 훌륭한 증거물이었기 때문이다.(…) 작다고, 혹은 촌에서 왔다고 만만히 보지 마라. 열여덟 살의 문학 수업 (조 해 진) 드디어 마지막 수업 시간, 한 시간 내내 우리는 울었다. 학생들도, 그녀도 함늲 울었다. 불가항력의 이별 앞에서 온몸의 수분이 다 마를 만큼 열심히 울었던, 내 인생 최초의 경험이었다.(…) 나는 그녀가 다녔던 대학의 국문과에 들어가서 그녀의 후배가 되어 문학을 배우고 싶었다. 안치환의 노래를 부르며 시위대에 서고 싶었고 캠퍼스 구석에서 조용히 기형도를 읽고 싶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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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수업이 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주위에는 많은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또 크고 작은 수업이 우리에게 지혜를 가르쳤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을 잊고 있거나 과소평가하면서 지나쳐왔을 뿐입니다. 이 책은 그 점을 일깨우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추억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우리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 작가들의 학창시절 추억담이 24컷의 흑백 사진과 함께 펼쳐지는 감성포토 에세이집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시인과 소설가 18명이 ‘수업’을 주제로 쓴 에세이집이다.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특별했던 수업’과 작가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만든 운명의 문학 수업 이야기에 대해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필체로 감동과 웃음, 학창시절의 추억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김용택, 도종환, 양귀자, 이순원 등 중견 작가들을 비롯해 이명랑, 강진, 은미희, 김종광에 이어 김규나, 김나정, 김선재, 조해진 등 2000년대 이후 혜성처럼 등장해 문제성 있는 주제의식과 톡톡 튀는 서사, 그리고 재기발랄한 문체로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받은 신진 젊은 작가들의 글을 다채롭게 접할 수 있다. 시인과 소설가들이 기억의 창고에서 찾아낸 다양한 수업 이야기는 우리가 소중한 가르침들 사이를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학창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내용도 있고, 너무나 솔직한 고백에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장면도 나온다. 그렇게 문인들의 수업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면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이 다투어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힘들고 막막할 때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김용택, 도종환, 양귀자, 이순원 …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문인 18인의 첫 고백 학창시절 잊을 수 없는 수업과 추억 그리고 열병처럼 다가온 문청文靑 시절 이야기b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내 생애 가장 특별한 수업’이라는 주제로 10명의 문인들이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풍경을 그리고 있다. 새롭게 부임한 미술 선생님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이명랑의 글과 밴드부에서 겪은 일화를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정갈하고 깊은 내면의 언어로 풀어낸 은미희의 글은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았을 추억들을 생각나게 한다. 특히 ‘무슨 영문인조차 모르고, 기도로 채워졌던 마지막 수업’ 풍경을 그린 강진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알퐁스 도데의『마지막 수업』같은 진한 감동이 몰려온다. 또한 산수 시간에 학생들을 검사조와 검투사 두 계급으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던 일화를 맛깔나게 그리고 있는 김종광의 글과 문교부 장관 검정필의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한 이순원의 글은 배꼽을 잡고 온방을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독한’ 웃음 폭탄이 장착되어 있다. 이 책에는 추억과 감동, 웃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창시절 학생들에게 왕따를 당하며 ‘가방 테러’를 받곤 했던 김나정의 고백기와 대학입시 점수 때문에 누구나 기피하곤 했던 체육시간의 철봉대를 통해 선생님의 가르침을 알게 된 권태현의 글 속에는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준 선생님을 향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담겨져 있다. 특히 “제 마음속 어린아이가 날아갑니다. 가방에는 날개가 돋습니다. 저는 암만 노력해도 영영 불행한 사람은 못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같은 김나정의 문장이나 “철없던 시절에 말귀도 제대로 못 알아듣던 그 가르침이 뒤늦게 나를 흔들어 깨웠다. 그리고 그 가르침은 내가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릴 때마다 계속 반복되고 있다.”같은 권태현의 문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수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이밖에 교사 출신인 도종환의 글을 통해 교실 안에서 하는 수업과 교실 밖에서 하는 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자아를 형성해 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2부에서는 작가들의 문학 수업 이야기가 실려 있다. 조해진의 글에서는 기간제期間制 선생님을 흠모하며 그의 제자보다는 후배가 되고 싶었던 한 여고생의 애틋한 고백기를 엿볼 수 있다. 월부 책장수와의 인연 때문에 시인이 되었다는 김용택의 글에서는 시인 특유의 소박함과 진솔함이 묻어난다.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음악 선생님 때문에 시인을 꿈꾸었다는 고운기의 글과 석사 교수에게 반해 작가가 되기를 다짐했던 고형렬, 신학 강의를 들으면서 문학 수업을 했던 이승우의 글을 읽노라면, 우리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직업군에 속해 있는 이 분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크고 긴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양귀자의 글을 통해 작가에게 독자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독자 한 사람이 작가에게 어떤 자극과 영감, 책임감을 부여하는지를 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평생을 가도 잊혀지지 않는 수업이 있다. 삶의 지혜로 반짝이는 밑줄 긋고 싶은 구절로 가득한 매혹적인 책『수업』은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오래 가는 잔향을 남기며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훈훈하게 덥혀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