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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수필
나쓰메 소세키 「고양이 무덤」 하야마 요시키 「고양이의 탈환」 데라다 도라히코 「새끼 고양이」, 「고양이의 죽음」 나카 간스케 「어미와 새끼 고양이」 마사오카 시키 「밥 기다리는 동안」 사토 하루오 「애묘 꼬마의 죽음」 스스키다 규킨 「검은 고양이」 다니자키 준이치로 「고양이」 「손님은 질색」 도요시마 요시오 「고양이」 「고양이의 성격」 찰스 더들리 워너 「캘빈: 성격에 관한 탐구」 사키 「고양이의 성취」 아그네스 레플리어 식료품 가게 고양이 제2부 - 시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고양이의 꿈」 기타하라 하쿠슈 「고양이」 무로 사이세 「사랑하는 고양이」 「고양이의 노래」 「고양이」 하기와라 사쿠타로 「고양이」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고양이와 달」 한스 카로사 「고양이에게」 샤를 보들레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검은 고양이」 바쇼, 잇사, 시키, 소세키 하이쿠 네 편 제3부 - 단편 소설 에밀 졸라 「고양이의 천국」 어니스트 헤밍웨이 「빗 속의 고양이」 안톤 체호프 「사건」, 「누구의 잘못이었나?」 다자이 오사무 「고양이」 러디어드 키플링 「혼자 걷는 고양이」 시마키 겐사쿠 「검은 고양이」 마크 트웨인 「딕 베이커의 고양이」 사키 「토버모리」 미야자와 겐지 「고양이 사무소」 H. P. 러브크래프트 「울타르의 고양이들」 하기와라 사쿠타로 「고양이 마을」 민담 「고양이들의 왕」 사토 하루오 「고양이와 할머니」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고양이」 역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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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갑자기 고양이에게 다정해졌다. 묘표의 양옆에 유리병 두 개를 놓고 싸리 꽃을 한가득 꽂았다. 밥공기에 물을 담아 무덤 앞에 놓았다. 날마다 꽃을 갈고 물도 새로 떠 담았다. 사흘째 되는 날 저녁에 네 살 된 딸아이가?나는 그때 서재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혼자 무덤 앞에 가서, 맨 나무판을 잠깐 쳐다보더니, 손에 쥐고 있던 장난감 국자로 고양이 무덤 앞에 떠다 놓은 밥공기의 물을 떠 마셨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었다. 싸리 꽃잎이 내려앉은 물이, 고요한 저녁놀 속에서 아이코의 자그마한 목구멍을 몇 번이고 촉촉이 적셨다. ---「나쓰메 소세키, 고양이의 무덤」중에서
완전히 노쇠하여 자연스럽게 죽을 때가 돼서 죽었지만, 나는 그 죽은 얼굴, 아니 그보다는 그 죽은 모습을 보는 내내 염불 소리에 코가 막히고 급기야 눈물이 흘러내렸는데, 그날 아침부터 정오를 넘어서까지 닦아도 닦아도 눈물이 나서 혼이 났다. 아내도, 고양이를 돌보던 하녀도 슬퍼하는 기색은 보여도 울지는 않았는데, 나만 이렇게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울 정도로 눈물이 나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사토 하루오, 애묘 꼬마의 죽음」중에서 아내는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제는 꽤 어두워졌지만, 야자수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쨌든 고양이를 갖고 싶어.” 그녀가 말했다. “고양이를 갖고 싶어. 지금 고양이를 갖고 싶어. 긴 머리도 못 하고 재미도 없다면, 고양이는 가질 수 있잖아.” ---「어니스트 헤밍웨이, 빗속의 고양이」중에서 그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집에 없었다. 점점 나빠지는 그의 몸 상태에 관해서는 매일 엽서로 소식을 듣긴 했지만, 살아 있는 그의 모습은 다시는 보지 못했다. 햇살이 화사한 어느 날 아침, 그는 깔개 위에서 일어나 온실 안으로 걸어갔다(그때 그는 매우 야위었다). 그리고 자기가 아는 모든 식물을 하나하나 쳐다보면서 차분히 걸었다. 그런 다음, 식당에 있는 내닫이창으로 가더니 이제는 갈색빛으로 시든 조그마한 들판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정원을 내다보면 서 한참을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되돌아와서 깔개의 가장 밝은 부분 위에 누워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찰스 더들리 워너, 캘빈: 성격에 관한 탐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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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소재로 한 문학’이라는 테마로 세계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모아 엮었다. 작품을 고를 때는 역자의 재량에 따랐지만, 여러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책인 만큼 작품의 장단점을 의논하면서 까다롭게 고르고 빼는 작업을 되풀이했다. 무엇보다 재미나 감동을 주는 작품, 거기에 더해 고양이를 통해 인간의 모습을 통찰할 수 있는 글도 고르려고 했고, 그런 과정을 거쳐 수필 15편, 시 17편, 소설 15편, 총 47편이 실리게 되었다.
책 속에서 고양이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모습을 보면, 고양이에 대한 감정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문화적, 시대적 배경이 다른 만큼 지금과는 다른 시선도 꽤 있어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도 든다. 예전에는 고양이를 비교적 자유롭게 길렀다. 비록 주인 집에서 먹고 자더라도, 낮에는 동네를 산책하고 밤에는 밖에 나가 마음껏 결투를 벌이고 짝짓기도 한다. 요즘의 집고양이와 비교해 보면, 예전의 고양이가 더 자유롭게, 더 고양이다운 모습으로 살았던 것 같아 오히려 더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글을 쓰는 작가 중에는 유난히 고양이를 사랑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차분히 생각하며 글을 쓰는 작가라는 직업에, 고양이가 지닌 독립적이고 사색적인 성향이 잘 어울려서가 아닐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작가들 중에도 실제로 애묘가들이 많다. 작가들의 섬세한 눈으로 그려진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고양이만의 매력을 보기도 하고, 또 우리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반성하기도 한다. 인간과 가까이 살면서도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채 도도히 살아가는 고양이. 그런 본성 때문에 때로는 인간에게 미움을 받기도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것에는 별로 상관하지 않은 채 무심히 살아가는 듯하다. 고양이를 잘 모르는 분이나 편견 때문에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의 매력을 발견할 수도 있고, 또 우리가 어떻게 동물과 공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데라다 도라히코가 말했듯이, 우리는 때로 동물을 대하는 만큼도 사람을 대하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동물을 바라볼 때의 마음처럼 순수하고 다정한 감정이 인간을 대할 때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