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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1
헨리 제임스 네 번의 만남 데이지 밀러 제자 실제와 똑같은 것 중년 양탄자의 무늬 나사의 회전 정글의 짐승 옮긴이의 말_ 모더니즘의 선구자,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2 진 리스 환상 강신론자 프랑스 감옥에서 카페에서 몽파르나스 사람들과 한 여인 마네킹 뤽상부르 공원에서 예술가와 함께 차를 트리오 칵테일 만들기 다시 앤틸리스제도 허기 빈털터리 친구에게 저녁을 사는 부인의 이야기 어느 밤 라리베 거리에서 엄마가 되는 법을 배우다 파랑새 잿빛 어느 날 시디 빌라도르에서 대단한 피피 빈 9월까지, 퍼트로넬라 책을 태워 버린 날 재즈라고 하라지 호랑이는 멋지기나 하지 기계 밖에서 로터스 견고한 집 강물 소리 낯선 이를 알아채다 낭비한 시간 개척자여, 오, 개척자여 잘 가 마커스, 잘 가 로즈 주교의 연회 열기 시궁창 서곡과 초보자 홍수가 덮치기 전 앉아 있는 새는 쏘지 않는 법 키키모라 1925년 밤 나들이 플라스 블랑슈의 기사 곤충 세계 라푼젤, 라푼젤 다락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누가 알겠어? 한잠 자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부인 예전에 여기 살았었지 키스멧 휘파람새 무도회에의 초대 옮긴이의 말_ 장식적 여성과 이방인, 그 적나라한 자화상 진 리스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3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지브스 이야기 거시 구하기 지브스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지브스와 하드보일드 공작 설교 대회 순수한 경주 대도시의 터치 모든 것은 지브스 손에 지브스와 임박한 파멸 지브스와 크리스마스 사랑을 하면 착해져요 드론스 클럽 운명 혹독한 시련 놀라운 모자 미스터리 모든 고양이에게 안녕 프레드 삼촌의 정신없는 방문 빙고는 잘 지내고 있어 편집자는 후회한다 멀리너 씨 이야기 조지에 관한 진실 삶의 한 조각 멀리너의 힘내라―힘 인동덩굴 집 아치볼드의 공손한 구애 블러들리 코트에서 생긴 불쾌한 일 승리를 부르는 미소 수프 안의 스트리크닌 고릴라 비즈니스 끄덕이 유크리지 이야기 유크리지의 개 대학 유크리지의 사고 조합 유크리지가 고약한 모퉁이를 돌다 메이블에게 약간의 행운을 미나리아재비의 날 엠스워스 경 이야기 돼지 후워어이! 블랜딩스에 잇따르는 범죄 골프 이야기 아킬레우스의 발꿈치 고우프의 도래 커스버트의 의기투합 구프의 심장 롤로 포드마시의 각성 옮긴이의 말_ 고상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영국식 유머의 대가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4 유도라 웰티 초록 장막 캐서린 앤 포터의 서문 릴리 도와 세 부인 소식 화석인 열쇠 쫓겨난 인디언 처녀 킬라 내가 우체국에서 사는 이유 호루라기 히치하이커 어떤 기억 클라이티 늙은 마블홀 씨 마저리에게 꽃을 초록 장막 자선 방문 어떤 외판원의 죽음 파워하우스 닳고 닳은 길 커다란 그물 첫사랑 커다란 그물 적막의 순간 애스포델 바람 보라색 모자 리비 랜딩에서 황금 사과 황금 소나기 6월 발표회 토끼님 달 호수 온 세상이 다 아는 스페인에서 온 음악 방랑자 옮긴이의 말_ 상상의 방랑자, 그 내면의 갈망 유도라 웰티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5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파울리나를 기리며 하늘의 음모 눈雪의 위증 이상하고 놀라운 이야기 남의 여종 파리와 거미 그늘 쪽 팔레르모 숲속의 사자 오징어는 자기 먹물을 고른다 열망 위대한 세라핌 기적은 복구되지 않는다 지름길 일등실 여자 승객 옮긴이의 말_ 과학소설, 탐정소설, 형이상학과 사랑의 통합체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6 리처드 매시슨 남자와 여자에게서 태어나다 사냥감 마녀전쟁 깔끔한 집 피의 아들 뜻이 있는 곳에 사막 카페 위조지폐 유령선 시체의 춤 몽둥이를 든 남자 버튼, 버튼 결투 심판의 날 죄수 하얀 실크 드레스 이발 2만 피트 상공의 악몽 장례식 태양에서 세 번째 최후의 날 장거리 전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기록적인 사건 안에서 죽다 정복자 홀리데이 맨 뱀파이어라는 건 없다 깜짝 선물 산타클로스를 만나다 춤추는 손가락 벙어리 소년 충격파 해제 옮긴이의 말_ 20세기 호러 문학의 위대한 선구자 리처드 매시슨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7 프란츠 카프카 Ⅰ. 카프카에 의해 출판된 책들과 작품들 1. 관찰(1913) 국도 위의 아이들 어느 사기꾼의 가면을 벗김 갑작스러운 산책 결심들 산속으로의 소풍 총각의 불행 상인 멍하니 밖을 바라봄 집으로 가는 길 뛰어 지나가는 사람들 승객 옷 거절 경마 기수들을 위한 숙고 골목길로 난 창 인디언이 되고 싶은 소원 나무들 불행함 2. 선고(1913) 3. 화부(1913) 4. 변신(1915) 5. 유형지에서(1919) 6. 어느 시골 의사(1919) 신임 변호사 어느 시골 의사 맨 위층 싸구려 관람석에서 한 장의 고문서 법 앞에서 자칼과 아랍인 광산의 방문객 이웃 마을 황제의 칙명 가장의 근심 열한 명의 아들 형제 살해 한바탕의 꿈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7. 어느 단식 광대(1924) 최초의 고뇌 어느 작은 여인 어느 단식 광대 요제피네, 여가수 또는 쥐의 종족 Ⅱ. 카프카에 의해 책으로 발간되지 않고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작품들 기도자와의 대화 술주정꾼과의 대화 큰 소음 양동이 탄 사내 Ⅲ. 카프카 사후 유고집에 수록된 단편들 어느 투쟁의 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시골 학교 선생 중년의 노총각 블룸펠트 다리 사냥꾼 그라쿠스 만리장성의 축조 때 마당 문을 두드림 이웃 사내 어느 튀기 일상적인 혼란 산초 판자에 관한 진실 세이렌들의 침묵 프로메테우스 도시의 문장 포세이돈 공동체 밤에 거부 법에 대한 의문 징병 시험 독수리 키잡이 팽이 작은 우화 귀가 돌연한 출발 변호사 어느 개의 연구 부부 포기하라! 비유들에 관하여 굴 옮긴이의 말_ 수수께끼 같은 환상 문학 또는 현실 비판적인 리얼리즘 문학 프란츠 카프카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8 시어도어 스터전 천둥과 장미 황금 나선 영웅 코스텔로 씨 비앙카의 손 재너두의 기술 킬도저! 환한 일부분 이성異性 〔위젯〕, 〔와젯〕, 보프 그것 사고방식 바다를 잃어버린 사람 느린 조각 옮긴이의 말_ SF를 쓰는 새롭고도 신선한 방법을 보여 준 작가 시어도어 스터전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9 윌키 콜린스 쌍둥이 자매 페루지노 포츠 씨의 인생길 미치광이 몽크턴 아주 기묘한 침대 가브리엘의 결혼 꿈속의 여인 앤 로드웨이 가족의 비밀 죽은 자의 손 얼어붙은 땅 옮긴이의 말_ 근대 미스터리 소설의 창시자, 윌키 콜린스 윌키 콜린스 연보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0 스타니스와프 렘 사이먼 메릴의 『섹스플로전』 세 명의 전자기사 앨리스타 웨인라이트의 『존재주식회사』 스물한 번째 여행 미래학 학회 세탁기의 비극 A. 돈다 교수 무르다스왕 이야기 첫 번째 여행 A, 트루를의 음유시인 기계 아서 도브의 『논 세르위암』 자가 작동 에르그가 창백한얼굴을 물리친 이야기 마르셀 코스카의 『로빈슨 연대기』 열세 번째 여행 가면 테르미누스 옮긴이의 말_ 다양한 가면을 가진 세계적 과학소설 작가의 진면목 스타니스와프 렘 연보 |
Henry 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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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한 권짜리 소설이었다. 그는 단권을 좋아했고 그런 만큼 남들과는 다르게 멋지고 진귀하게 압축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조금씩 조금씩 독서에 몰두하면서 마음이 진정되고 위안을 얻었다. 모든 것이 그의 머릿속에 되돌아왔다. 생각은 경이로움과 함께 되돌아오는가 하면, 무엇보다도 고상하고 장엄한 아름다움과 함께 되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문장을 읽었고, 자신의 책을 넘겼으며, 봄 햇살이 책장 위를 어른거리는 가운데 특별하고 강렬한 정서를 느꼈다. 물론 그의 경력은 끝났으나, 모든 것을 말해 놓은 지금, 그런 특별한 정서와 함께 끝난 것이었다.
--- 『헨리 제임스』 중 「중년」 중에서 문득 낭만적 여인에게 영감이 떠올랐다. 자신이 성공적이고 훌륭한 패션 아티스트인 만큼 그 역시 성공적이고 훌륭한 초상화가라고 들었다…… 분명 그도 그녀처럼 자신의 성공을 경멸하면서 더 고귀한 젊은 날의 이상을 애도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물론 그는 아주 젊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 닮은 영혼이 있는 것이다. 새벽 1시의 몽파르나스의 무도장에 삶의 공허함을 이해한 또 다른 영혼이 있는 것이다. 이해했다고! 하지만 그가 절대 그것을 표현하지 못할 것임을 알았고, 그래서 절망하는 것이다. 인공 감미료 레모네이드로 강화된 낭만적 정신은 그런 식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천천히 방을 가로질러 가서는 그의 우울한 어깨에 손을 얹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슬픈 거로군요! 정말 안됐어요! 충분히 이해해요!” 젊은이가 무거운 머리를 들어 올리고는 눈을 몇 번 깜박거렸다. 보통은 잘하지 않는 일이지만, 토요일 밤에는 그 역시 다른 사람처럼 너그러워질 수 있었으므로 모호하게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그녀를 알아보고는 눈 속에 공포심이 떠올랐고, 그는 도와줄 사람을 찾아 정신없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 말인가요!” 그가 화난 듯이 외쳤다. “전 말할 수 없이 행복한 사람이에요!” --- 『진 리스』 중 「몽파르나스 사람들과 한 여인」 중에서 […] 프레디는 침대 위에 놓아두었던 셔츠를 찾아 고개를 돌렸다가 커다란 삼색 털 얼룩 고양이가 그걸 밟고 서서 주무르고 있는 걸 봤네. 셔츠 앞섶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자네들도 알 걸세. 순간적으로 프레디는 말문이 막혔지. 그 뒤에는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고양이를 덥석 들고 발코니로 나가서 녀석을 허공으로 던져 버렸어. 그런데 마침 그때 모퉁이를 돌아오던 노신사의 목덜미를 그 녀석이 직격해 버린 거야. “젠장!” 노신사가 소리쳤어. 창문에서 머리 하나가 튀어나왔지. “무슨 일이에요, 모티머?” “고양이가 비처럼 쏟아지네.” “헛소리. 저녁 날씨가 아주 좋기만 한데요.” 그 머리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사라져 버렸어. ---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중 「모든 고양이에게 안녕」 중에서 밤에는 얼마나 많은 소리가 있는지! 개울물이 흘러가는 소리와 불이 꺼져 가는 소리를 들었고, 이제는 자신의 심장 소리, 갈비뼈 아래에서 심장이 뛰며 내는 소리도 들리는 게 분명했다. 복도 건너편 침실에서 부부의 편안하고 깊은 숨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게 다였다. 하지만 점차 어떤 감회가 내면에서 차오르면서 그 아이가 자기 아이였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다. 예전에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그는 발간 석탄 앞에서 후들거리며 일어나 외투를 입었다. 옷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다. 밖으로 나가면서 그는 주변을 보았고, 여자가 램프 닦는 일을 결국 마치지 않았음을 알았다. 어떤 충동에 사로잡혀 지갑에서 가진 돈을 몽땅 꺼내 세로로 홈이 새겨진 램프 유리 받침대 아래에 놓았다. 거의 과시하듯이. 창피해져서 슬쩍 어깨를 으쓱하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그는 가방을 들고 나갔다. 바깥의 냉기가 몸을 가볍게 하는 것 같았다. 하늘에 달이 떠 있었다. 비탈길에서 그가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 그의 차가 달빛 아래 보트처럼 버티고 있는 길에 이르자 마치 탕탕탕 소총이 발사되듯이 그의 심장이 터져 나갔다. 공포에 사로잡혀 가방을 떨어뜨리며 길 위에 주저앉았다. 이 모든 일이 예전에도 일어난 느낌이었다. 심장에서 나는 그 요란한 소리를 누구라도 들을까 그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쌌다. 하지만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유도라 웰티』 중 「어떤 외판원의 죽음」 중에서 “더 이상한 일도 일어날 수 있소.” 린치가 말했다. “존 윌리엄 던의 이론을 아나요? 나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인생을 보낸다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공존하는데……” “난 관심 없어요.” 캄폴롱고가 말했다.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있을 수 있소.” 린치가 말했다. “시간은 때때로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오. 특별한 사람들, 그러니까 진짜 예언자들은 과거와 미래를 봐요. 당신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게 있는데,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예언은 수용될 수 없다오. 없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겠소?” ---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중 「위대한 세라핌」 중에서 […] “그럼 대체 어쩌겠다는 거야? 그 버튼을 가져와서 누르자고? 그걸 누르면 누군가가 목숨을 잃게 되는데도?” 노마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누군가가 죽이는 거겠지?” “그게 아니면 뭐겠어?”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람일 거라잖아.” 노마가 말했다. 아서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그게 여기서 1만 마일 떨어진 곳에 사는 중국의 늙은 농부라면? 중병에 걸린 콩고 원주민이거나?” “펜실베이니아의 어린아이라면 어쩔 건데?” 아서가 받아쳤다. “다음 블록에 사는 예쁘장한 소녀라면?” “오버하지 마.” “그러니까 내 말은, 노마,” 그가 계속해 나갔다. “우리 때문에 누가 죽는다면 그건 살인이라는 얘기야.” “내 말은,” 노마가 지지 않고 말했다. “만약 우리가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고, 또 앞으로도 영원히 볼 일 없는 사람이 죽는 거라면 이렇게 망설일 필요가 없잖아.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죽든 우리가 지켜볼 것도 아니고. 그래도 안 누를 거야?” 그 말에 아서가 깜짝 놀랐다. “당신이라면 그렇게 하겠다는 거야?” “누르기만 하면 5만 달러를 준다잖아, 아서.” --- 『리처드 매시슨』 중 「버튼, 버튼」 중에서 법法 앞에 한 문지기가 서 있다. 이 문지기에게 시골에서 온 한 남자가 그 법 안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청한다. 그러나 그 문지기는 그에게 지금은 입장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남자는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는, 그렇다면 나중에는 그 안에 들어가도록 허락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가능하지만,” 하고 문지기가 말한다. “지금은 그러나 안 돼.” 법으로 가는 문은 언제나처럼 열려 있고 문지기가 옆으로 비켜섰기 때문에, 그 남자는 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려고 몸을 구부린다. 문지기가 그것을 알아채고는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자네 마음이 끌리거든 내 금지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해 보게나. 그렇지만 알아 두게. 내가 힘이 세다는 걸 말이야. 그리고 난 가장 말단의 문지기에 불과하네. 홀을 하나씩 지날 때마다 문지기가 서 있는데, 가면 갈수록 힘이 더 막강해지지. 세 번째 문지기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난 더 이상 참고 견딜 수가 없다네.” 그런 어려움들을 시골에서 온 그 남자는 예상하지 못했다. 법이란 누구에게나 언제나 마땅히 개방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하지만, 지금 막상 털외투를 입은 문지기를 좀 더 자세히, 그러니까 그의 커다란 뾰족코, 길고 성긴 시커먼, 타타르인 같은 턱수염을 뜯어보고 나서는 입장 허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차라리 더 낫겠다고 마음을 굳힌다. […] --- 『프란츠 카프카』 중 「법 앞에서」 중에서 당신은 정신을 수습하고, 파도와 바닷가와 기울어진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본다. 너울이 커지다가 파도로 부서지는 사이에, 당신은 자기 몸에서 새로운 향기를 느낀다. 겨우 열두어 번쯤 확실하게 발만 차면 몸을 접을 수 있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정강이가 산호에 부딪쳐 기분 좋은 고통을 만들어 내고, 당신은 거품 속에서 몸을 일으켜 바닷가로 걸어 나온다. 당신은 젖은 모래밭에, 단단한 모래밭에, 그리고 궁극적으로 허세로부터 힘을 얻어 두 걸음을 더 내디딘 끝에 고조선高潮線을 지나서 마른 모래밭에 쓰러지고, 더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당신은 모래밭에 쓰러져 있고, 차마 움직이거나 생각할 수도 있기 전에, 승리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당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도 그만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승리인 것이다. --- 『시어도어 스터전』 중 「바다를 잃어버린 사람」 중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 날 아침 실시된 수사에 따르면 살인자는 마구간을 나와서 오솔길을 따라 강으로 갔다. 경찰들이 강바닥을 샅샅이 훑어서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그 여자가 익사했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그날 이후로 다시는 목격되지 않았다는 점만 확실할 뿐이다. 그래서 미스터리로 시작해 미스터리로 끝난 꿈속의 여인은 그렇게 사라졌다. 그 여자가 유령인지, 악마인지, 아니면 인간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됐다. 어떤 경이로운 존재들이 우리 주위에 있는지, 혹은 우리 안에 있는지 알 수 없을 때 가장 위대한 시인이 한 말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는 꿈으로 만들어진 존재이고, 우리의 보잘것없는 삶은 잠으로 끝난다.” --- 『윌키 콜린스』 중 「꿈속의 여인」 중에서 “당신 행성에서 죽음에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내가 물었다. 이마에 주름을 짓고 얼굴에는 미소를 지은 채 변호사는 마치 그 단어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나를 들여다보았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죽음? 그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관념이다. 개인이 없는 곳에 죽음도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돼, 당신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다!” 내가 외쳤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죽게 돼 있어, 당신마저도!” “나라니, 그건 대체 누구지?” 그가 미소를 띤 채 내 말을 막았다. 한순간 정적이 찾아왔다. --- 『스타니스와프 렘』 중 「열세 번째 여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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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1
무한한 의식의 세계를 언어로 형상화한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 헨리 제임스 _나사의 회전 외 7편 현대 영미 소설의 형식과 내용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 문인, 19세기 심리적 리얼리즘 문학의 대표자 헨리 제임스 단편 선집. 마크 트웨인과 더불어 당대 미국 문단을 이끈 제임스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모사하고자 했던 전통적인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관점과 화법을 구사하여 인물들의 내밀한 심리를 포착한 작가였다. 그가 출현할 무렵의 작가들이 찰스 디킨스와 오노레 드 발자크,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레프 톨스토이 등 19세기 위대한 거장들에 의해 이미 세상의 모든 것이 소설로 쓰였다고 불안감을 느끼던 상황에서 제임스의 텍스트는 소설의 무한성을 증명하는 하나의 이정표로 제시되었다. 그는 인상적인 광경, 단어 하나도 훌륭한 스토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으며, 파편적이고 무질서한 인간의 의식을 언어로 형상화한 그의 시도는 제임스 조이스, T. S. 엘리엇으로 이어져 후에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언설되는 20세기 모더니즘의 시대를 열었다. 헨리 제임스는 50여 년에 걸친 작가 생활 동안 112편의 중단편소설을 써냈으며, 단편소설을 ‘아름답고 축복받은 누벨’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 문학 형태에 큰 애정을 보였다. 세계문학 단편선 31 『헨리 제임스』는 방대한 그의 작품 세계에서 정수라 할 만한 8편을 엄선하여, 그동안 국내에서 단편적斷片的으로 다루어졌던 제임스 문학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문학적 의의와 재미뿐만 아니라 제임스 단편소설을 관통하는 3대 주제인 ‘정체성’ ‘유령’ ‘환상’을 한 권에서 아우르는 동시에, 리얼리즘에서 모더니즘으로 옮아가는 작풍의 변화를 좇을 수 있도록 시기별 주요 작품을 고루 뽑아 연대순으로 배치했다. 작가가 최종적으로 가필하여 찰스스크리브너에서 간행한 뉴욕판 『헨리 제임스 전집』(전 24권, 1907~1909)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헨리 제임스는 시의 역사에서의 셰익스피어와 같이, 소설의 역사에서 그 자체로 존재한다.” _ 그레이엄 그린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2 백인 남성이 지배하는 시대에 펜으로 맞선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 문학의 선구자 진 리스 _한잠 자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부인 외 50편 Jean Rhys: The Collected Short Stories(1992) 부조리한 관습에 얽매인 세계와 그 속에서 고립된 약자들의 초상을 탁월하게 그려 내어 ‘20세기 영국 최고의 작가’로 추앙받는 진 리스의 단편 전집. 서구의 제국주의와 남성중심주의가 절정에 이르렀던 1890년 영국 속령(현 영연방) 도미니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리스는 서인도제도와 유럽 양쪽에 뿌리를 둔 독특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여성과 이방인의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주로 썼다. 전쟁과 산업화가 일으킨 거센 회오리 속에서 주류 사회의 차별과 착취에도 맞서야 했던 이들의 고단한 삶을 이야기한 그녀의 소설은 오늘날 탈식민주의와 페미니즘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많은 비평가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문학 단편선 32 『진 리스』는 리스가 생전에 발표한 세 권의 단편집 『왼쪽 둑』(1927) 『호랑이는 멋지기나 하지』(1968) 『한잠 자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부인』(1976)과 「키스멧」 「휘파람새」 「무도회에의 초대」 등 미출간 작품까지 모두 51편을 망라한 『진 리스 단편소설 전집』(1992)을 번역한 것이다. 리스는 희망 없는 현실을 집요하게 다룸과 동시에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작중인물의 억눌린 욕망과 절망, 고립감 등을 탁월하게 그렸다. 특히 삶 속에서 약자들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돋보이는데, 그녀의 후기 작품에는 약자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여성으로 나이 들어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곳곳에 녹아 있다. 그녀의 소설은 한 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비추어 주는 작품’(《가디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그녀가 평생에 걸쳐 쓴 단편들은 진 리스 문학의 백미를 넘어 ‘20세기 최고의 단편’으로 꼽힌다. “예리한 통찰력과 약자에 대한 애정으로 낡은 세계 위에 거침없이 펜을 휘두르는 작가.” _ 포드 매덕스 포드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3 상류사회의 허식을 우아하게 비트는 영국 유머의 표상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_편집자는 후회한다 외 38편 ‘20세기 영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가, 우리 시대 최고의 문장가’(수전 힐) ‘영국 유머의 정의 그 자체’(《데일리 텔레그래프》)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단편 선집. 우드하우스는 영국 상류사회를 무대로 순진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일삼는, 신사답지 않은 인물들을 주로 그렸다. 그의 단편소설은 대부분 1920~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때는 세계가 전쟁과 대공황으로 신음하던,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다. 그럼에도 작품의 분위기는 느긋하고 목가적이어서, 당대의 많은 이들에게 우드하우스의 문학은 암담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 주는 탈출구로서, 또한 계급사회의 불합리성을 비판하는 시대의 대변자로서 중대한 역할을 했고, 대중은 물론 에벌린 워, 조지 오웰,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등 동료 문인과 정치가, 심지어 엘리자베스 여왕의 모후까지도 그의 팬을 자처했다. 그가 창조한 많은 인물들 중에서도 특히 젊고 부유한 신사 버티 우스터와 무심한 듯 섬세하게 그를 보살피는 유능한 집사 지브스는 1915년 처음 등장한 이래 60여 년간 숱한 단편들에서 활약하며 ‘돈키호테와 산초에 버금가는 불멸의 콤비’라는 명성을 얻은 명실상부한 걸작 캐릭터이다. 한편 우드하우스는 에드워드 시대풍의 속어와 셰익스피어, 롱펠로, 워즈워스 같은 시인들의 시구를 다양하게 인용하고, 언어유희를 활용해 등장인물 간 대화를 마치 연극배우의 대사처럼 처리함으로써 형식적 측면에서도 뮤지컬 코미디에 비교되는 독특하고 현대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세계문학 단편선 33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에는 200여 편의 단편들 중에서도 ‘명편’으로 꼽히는 작품만을 선별해 실었다. “우드하우스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영어로 된 가장 아름다운 문장들 속을 헤엄치는 것과 같다.” _ 벤 쇼트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4 미국 남부 사회의 풍경에 유머와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비극적 서사로 승화시킨 탁월한 이야기꾼 유도라 웰티 _내가 우체국에서 사는 이유 외 31편 ★ 캐서린 앤 포터 「서문」 수록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미국 남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유도라 웰티의 단편 선집. 웰티 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표 단편집 『초록 장막』 『커다란 그물』과 함께, 작가 자신이 특별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던 연작소설집 『황금 사과』까지 총 세 권의 책을 한데 묶었다. 세계문학 단편선 34 『유도라 웰티』에서는 오헨리상 수상작인 「닳고 닳은 길」 「커다란 그물」 「리비」를 비롯하여,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32편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웰티의 문학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거대하고 일관된 주제는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아와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개인의 투쟁이다. 90 평생 미혼으로 고향 마을에서 가족과 가까운 이웃들에 둘러싸여 살았던 웰티는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의 전통적인 공동체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러한 생활 방식이 개인적 열망을 가로막고 그것과 충돌한다는 사실 또한 잘 알았다. 그리하여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에 녹여 냈다. 웰티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협소하고 단조로운 삶의 매 순간에서조차도 인간 사회의 다양한 갈망을 읽어 낸 열정적인 관찰자이자 위대한 이야기꾼이었다. 보수적인 남부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온갖 형태의 폭력을 다루면서도 특유의 인간적인 시선과 상상력, 위트를 잃지 않은 작품들로 전미도서상, 오헨리상, 퓰리처상 등 수많은 문학상과 훈장들을 휩쓸며 남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누구보다 순수하고, 누구보다 뛰어나며, 누구보다 온화한 목소리.” _ 앤 타일러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5 경이로운 상상의 세계를 발명한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심장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_눈의 위증 외 13편 Historias fantasticas(1972) ★ 2020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보르헤스의 오랜 문학적 동반자이자 20세기 환상문학 역사의 새 장을 연 선구자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단편집. 20세기에 접어들어 라틴아메리카 문단이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던 제국주의 언술을 대체하고 해체하려는 의식적인 창작 행위로서 새로운 소설을 시도할 때, 비오이 카사레스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한 ‘어느 누구와도 닮지 않은 작가’(카를로스 푸엔테스)였다. 추리소설의 탄탄한 플롯과 기법으로 써 내려간 ‘모험 이야기’와 인간사의 다양한 문제들이 녹아든 ‘환상 세계’를 결합한 그의 소설은 쇠락하는 경제 속에서 혐오와 불안이 만연했던 당대 아르헨티나 정치 사회를 풍자했고, 사랑과 정체성, 인간의 본질이라는 주제들을 광범위하게 탐구했다. 또한 20세기 과학 지식에 깊은 영감을 받았던 그는 과학을 문화적으로 과소평가하던 아르헨티나 환상문학의 사조에서 벗어나 이를 문학적 상상력과 혼합해 냈으며, 실존주의 소설, 고딕소설 등 여러 경향에 관심을 두고 스펙트럼 넓은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한편 비오이 카사레스는 1944년부터 1967년까지 여덟 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는데, 1972년에 그동안 쓴 단편소설들을 『사랑 이야기』와 『환상 이야기』로 분류해 모아 내놓았다. 세계문학 단편선 35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는 그중 『환상 이야기』를 번역한 것으로, 작가의 젊은 시절 상상력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동시에 비오이 환상문학의 전범을 이루는 대표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상적 삶에 환상성을 도입한 그의 단편들은 자잘한 인간사와 아르헨티나 현실을 은유로 응축시킨다. “비오이 카사레스는 나의 진정한 그리고 비밀스러운 스승이었다.” _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6 일상의 공포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킨 20세기 호러 문학의 선구자 리처드 매시슨 _2만 피트 상공의 악몽 외 32편 The Best of Richard Matheson(2017) ★ 빅터 라발 「해제」 수록 스티븐 킹과 더불어 현대 호러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 리처드 매시슨의 단편 선집. 매시슨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미국 장르 소설의 황금기를 이끈 중요 작가로, SF와 판타지, 호러 소설의 역사를 논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다. 그는 영화화된 장편소설 『나는 전설이다』와 『줄어드는 남자』로 유명하지만 130편에 이르는 단편들이야말로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그의 대표 분야로, 독특한 소재, 탁월한 스토리텔링, 경이감을 주는 클라이맥스로 20세기 호러 단편의 표준을 결정지었다. 자연스럽고 명료한 문체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들은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동료 작가들을 포함한 여러 방면의 예술가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냈다. 세계문학 단편선 36 『리처드 매시슨』은 미국 환상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 빅터 라발이 직접 골라 엮은 ‘펭귄클래식’ 판본(2017)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는데, 첫 단편부터 출세작, 영상화로 이어진 대표 작품들까지 가히 매시슨 단편의 정수라 할 만하다. 이 작품들에서 매시슨은 일상을 파고드는 기묘한 이야기, 평온한 세상에서 한 개인에게만 일어나는 치명적인 위협을 다루면서, 독자가 그것을 믿을지 믿지 않을 것인지 집요하게 질문을 던진다. 그는 주인공들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데서 독자가 느낄 스트레스와 불안, 드라마와 공포가 당시 시대를 이해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믿었는데, 시대와 소통하며 호러 문학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선구자의 전모를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호러 장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내 이름을 언급한다. 하지만 리처드 매시슨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_ 스티븐 킹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7 끝나지 않는 불안의 꿈을 극도의 예민함으로 현실에 투영한 실존주의의 해시태그 프란츠 카프카 _변신 외 77편 현대 산업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불안과 두려움을 예리하게 포착한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중단편집. 최초의 단편집 『관찰』(1912)부터 『어느 단식 광대』(1924)까지 카프카 생전에 출간된 일곱 권의 단행본과, 잡지와 신문에만 발표된 글, 사후 유고집에 실린 단편 총 78편을 담았다. 「선고」 「화부」 「변신」 「유형지에서」 「어느 시골 의사」 등 잘 알려진 작품은 물론이고 미완이거나 중간 부분이 유실된 습작까지 망라했는데, 환상적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기묘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 과장과 수식 없는 간결한 문장, 현대인의 한계상황과 소외감에 주목한 카프카 문학의 특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세계문학 단편선 37 『프란츠 카프카』는 읽기 쉽도록 무조건 의역하기보다 최대한 원전에 가깝게 옮겼고,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옮긴이는 ‘카프카의 문학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면 “고독의 3부작”으로 불리는 『실종자』 『소송』 『성』 세 장편뿐만 아니라 중단편과 편지, 일기에 대한 꼼꼼한 읽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비현실적이지만 일상적 삶과 무관할 수 없는 카프카의 단편에 현대 문학작품의 본령이 있으며, 비인간화된 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익숙한 지금의 독자들에게 카프카의 메시지가 여전히 큰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되짚는다. “카프카의 작품에서 희망을 논하는 것이 우스꽝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에 의해 묘사된 상황이 비극적일수록 희망은 오히려 확고하고, 도전적인 것이 된다.” _ 알베르 카뮈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8 광활한 우주의 끝, 고독과 슬픔의 별에서도 인류의 잠재력과 선한 의지를 믿었던 위대한 낙관주의자 시어도어 스터전 _황금 나선 외 12편 Selected Stories by Theodore Sturgeon(2000) SF 황금기를 대표하는 미국 작가 시어도어 스터전의 단편 선집. 스터전은 ‘SF 작가들의 작가’이자 세계문학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거장으로, 매해 17,500단어 이하의 중단편 SF와 환상소설 중 최우수 작품에 수여하는 ‘시어도어스터전기념상’으로도 유명하다. 세계문학 단편선 38 『시어도어 스터전』에는 211편에 달하는 스터전의 중단편 가운데 「황금 나선」 「바다를 잃어버린 사람」을 비롯하여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 수상한 「느린 조각」 등 대표작 13편이 담겨 있다. 뛰어난 문학성과 환상적 이미지의 조합, 시대에 대한 통찰과 인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로 가득한 독창적인 작품들에서, 동시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후대에 나아갈 바를 제시한 선구자의 탁월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훌륭한 과학소설이란 과학과 관련되어 발생한 인간의 문제와 해법을 담은 이야기’라는 철학을 가졌던 스터전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전쟁으로 피폐해지는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개인의 선택과 소통 의지를 통해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인간의 실수와 고집으로 인한 피해를 인간 본연의 힘으로 해결한다는 발상은 인류의 본성과 잠재력이 선하다고 믿었던 그의 세계관에 기인한다. 그의 단편들은 냉전과 매카시즘의 광기가 휘몰아치던 암울하고 냉소적인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도, 그 안에서 화해와 희망적인 결말을 이끌어 냄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내 손가락이 깃털로 변하더라도 차마 따라 할 수 없는 손길의 섬세함이 스터전에게는 있었다.” _ 아이작 아시모프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39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빅토리아 시대를 사로잡은 영국적 미스터리의 시초 윌키 콜린스 _꿈속의 여인 외 9편 찰스 디킨스와 더불어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T. S. 엘리엇이 ‘근대 영국 탐정소설의 창시자이며 당대 그 장르에서 가장 뛰어난 소설가’라 극찬하고, 아서 코난 도일이 추리소설가가 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 윌키 콜린스의 단편 선집. 세계문학 단편선 39 『윌키 콜린스』는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 교수이자 빅토리아 시대 소설 연구가인 줄리언 톰프슨이 편집한 『윌키 콜린스 단편 전집Wilkie Collins: The Complete Shorter Fiction』(1995)을 번역 저본으로 삼아 48편의 단편 가운데 콜린스가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며 작가로서 절정에 달했던 1850년대에서 1860년대 사이에 쓴 작품 열 편을 모았다. 사건에 감춰진 음모, 공포, 목숨을 건 사랑 등의 자극적인 소재에 멜로드라마, 복잡한 서스펜스가 얽힌 콜린스의 소설은,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독서 대중의 성장과 맞물려 문학계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읽을거리를 찾는 대중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고 절묘한 부분에서 끊어 내는 ‘절단 신공’의 대가 콜린스의 이야기 호흡은 독자의 정신을 쏙 빼놓을 만했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독보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부엌데기부터 빅토리아 여왕의 궁정 인물들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의 소설 연재를 전전긍긍하며 기다릴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한 사건을 여러 사람의 관점과 서술을 통해 드러내 보이는 구성과 일기나 편지, 진술서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특이한 구조로 소설의 형태에 혁명을 일으켰는데, 『윌키 콜린스』는 평생 전통과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껏 무엇보다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낸 콜린스의 단편 세계를 조망한 의미 있는 작품집이다. “윌키 콜린스가 쓴 작품은 미스터리 중에서도 가장 신비롭다.” _ 헨리 제임스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0 현존하는 거의 모든 SF 장르의 도서관 우주의 불가해 속 인간 존재를 탐험했던 미래의 철학자 스타니스와프 렘 _미래학 학회 외 14편 Fantastyczny Lem. Antologia opowiadan według czytelnikow(2001) 냉전 체제하의 동구권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로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 딕과 함께 20세기 SF를 대표하는 거인으로 우뚝 선 폴란드 문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SF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 단편 선집. 세계문학 단편선 40 『스타니스와프 렘』은 2001년 렘 생전에 평론가이자 렘학자Lemologist인 ‘예지 야젱브스키’와 렘 전 작품을 출간한 폴란드의 출판사가 렘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독자 인기투표의 결과물로, 그중 득표수가 많은 순서대로 15편을 엮은 『환상적인 렘―독자가 뽑은 소설 선집』 제2판(2016)을 번역한 것이다. 요컨대 폴란드 독자들이 공인한 ‘최고의 렘 15편’인 셈. 스스로 장르의 진화를 거듭하며 현대 SF 작가가 제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미 대부분 다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렘의 소설은 과학과 문학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 인간에 대한 성찰, 가톨릭 세계관에서 비롯된 신에 대한 질문을 특징으로 하며, 특히 사고할 수 있는 기계의 창조로 발생한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는 메타픽션의 전형을 창조해 냈다. 그리고 이 같은 렘다움이 극대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 단편소설 분야는 예리한 비평 정신과 분방한 예술적 상상력, 치밀한 과학적 사고가 어우러지는 자유로운 실험의 장場으로서, 여기에서는 진심과 농담, 서정과 그로테스크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일상적인 가치 체계가 전복되고 온갖 아이디어가 과감히 시도되었다. 한편 폴란드 하원은 렘 탄생 100주년인 올해 2021년을 ‘렘의 해Rok Lema’로 선언했는데, 렘 초심자에게는 렘 입문서가, 렘 애독자에게는 오랫동안 고대해 온 선물이 될, ‘렘의 해’에 읽는 ‘최고의 렘’은 분명 각별한 경험일 것이다. “내가 무인도에 책이 든 가방을 가져가야 한다면, 그 안에는 틀림없이 스타니스와프 렘이 있으리라.” _ 올가 토카르추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