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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염
서막 어촌점묘 보석반지 백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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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이 가난한 백두산 서북편 서간도 한귀퉁이에 있는 이 가난한 촌락 빼허(白河)에도 찾아들었다.
겨울이 찾아들면 조그만 강을 앞에 끼고 큰 산을 등진 빼허는 쓸쓸히 눈 속에 묻히어서 차디찬 좁은 하늘을 치어다보게 된다. 눈보라는 북국의 특색이다. 빼허의 겨울에도 그러한 특색이 있다. 이것이 빼허의 생령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다. 오늘도 눈보라가 친다. 북극의 얼음 세계나 거쳐오는 듯한 차디찬 바람이 우하고 몰려오는 때면 산봉우리와 엉성한 가지 끝에 쌓였던 눈들이 한꺼번에 휘날려서 이 좁은 산골은 뿌연 눈안개 속에 들게 된다. 어떤 때는 강골 바람에 빙판에 덮였던 눈이 산봉우리로 불리게 된다. --- “홍염” 중에서 내 고향 일우에 몽금포를 두고도 벼르기만 하고 한 번도 찾지 못하였다가 이번에 귀향하는 기회를 타서야 겨우 찾게 되었다. 그 이름이 전 조선적으로 알려진 그만큼 나는 커다란 기대와 흥미를 가지고 자동차 위에 몸을 실었다. 황막하기 짝이 없는 만주 벌판에서 자연에 퍽이나 굶주렸던 나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조선땅에 일보를 옮겨놓은 그 순간부터라도 ‘조선의 자연은 과연 아름답다’ 하는 감탄을 무시로 발하게 되었다. 오랜 매우(梅雨) 때문에 도로는 상하여 평탄하지 못함인지 자동차는 노상 키 까부질을 하나, 앞에 전개되어 나타나는 전원으로부터 불려오는 구수한 냄새에 취하여 나는 괴로운 것도 미처 생각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우편(右便)으로 불타(佛陀)산맥이 구불구불 흘러서 마치 바다의 파도와 같이 뛰놀고 좌로 찰석(札石)산맥이 높은 듯 낮고, 낮은 듯 높아 그 뫼됨이 자못 기이하게 보였다. 그 위에 솜 같은 구름이 떼를 지어 오락가락 한가롭다. 나는 문득 이러한 노래를 읊어보았다. 청산 위에 구름이요 구름 속에 청산인데 청산이 제 구름을 못 떠나고 구름이 또한 청산을 못 떠나니 만고에 유정함을 사람들에게 보이더라. --- “어촌점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