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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이야기
강선달 시신과의 대화 굉장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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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들이 토지와 그 밖에 온갖 재산을 죄다 그대로 내어놓고 보따리 하나에 몸만 쫓기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한생원은 어깨가 우쭐하였다.
"거 보슈 송생원. 인전 들, 내 생각 나시지?" 한생원은 허연 탑삭부리에 묻힌 쪼글쪼글한 얼굴이 위아래 다섯 대밖에 안 남은 누런 이빨과 함께 흐물흐물 웃는다. "그러면 그렇지, 글쎄 놈들이 제아무리 영악하기로소니 논에다 너귀탱이 말뚝 박구섬 인도깨비처럼, 어여차 어여차, 땅을 떠 가지구 갈 재주야 있을 이치가 있나요?" 한생원은 참으로 일본이 항복을 하였고, 조선은 독립이 되었다는 그 날 - 팔월 십오일 적보다도 신이 나는 소식이었다. 자기가 한 말(예언[豫言])이 꿈결같이도 이렇게 와 들어맞다니. 그리고 자기가 한 말(豫言[예언])대로, 자기가 일인에게 팔가 넘긴 땅이 꿈결같이도 도로 자기의 것이 되게 되었다니. 이런 세상에 신기하고 희한할 도리라고는 없었다. --- “논 이야기” 중에서 풀이 죽어서 병원 문을 나오던 장 교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꿈이 아닌가 해서다. 간밤 꿈에도 병원 문밖을 나오려니까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어젯밤 꿈처럼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소나기는 아니었지만 눈이 쏟아진대도 망발이 아닐 섣달에 비가 오고 있는 것이다. 순간 장 교수는 간밤 꿈의 연장인 것처럼 느끼어졌다. 그러기를 바라서 일지도 모른다. 사실 꿈이기를 바라는 심정이었다. 그는 병원 간판을 다시 한번 돌아다보았다. 역시 틀림없는 김 내과다. 꿈에도 그랬었다. 암이라니, 너무도 뜻밖이었기 때문이었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서였다. 그럴 수가 있으랴, 시체와 삼 년을 산 자기한테 또 하나의 시체가 안겨질 수는 없다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악한사람은 아니니라 했다.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은 한 선량한 인간한테 그런 가혹한 운명이란 주어질 리가 없느니라 했었다. "하느님은 그렇게 공평치 않은 어른이 아니니라!" 그러다가 깼었다. 역시 꿈이었다. 꿈에서 깨이니 몸이 흠씬 젖어 있다. 꿈이란 정말 고마운 존재라고 눈물이 나게 고마웠다. 그 간밤 꿈의 연장이기를 바랐다. --- “시신과의 대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