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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공있는 일요일
두 순정 소녀 나는 보아 잘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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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서 그쯤만 믿고 열시가 가깝도록 늦잠을 자다가, 어린 놈과 안해의 성화에 견디다 못해 필경 끄들려 일어나다시피 일어나서는 소쇄를 마친 후 마악 조반상을 물린 참이었었다.
다섯 살박이 어린 놈은, 새로 장만한 모자야 구두야 양복 등속을, 죄다 벌써 떨쳐 입고는 물병까지 둘러메고, 문간으로 마당으로 우줄우줄 뛰어다니면서 나더러도 어서 얼른 채비를 차리고 나서라고 재촉을 해쌓는 것이었다. 안해는 또 안해대로 부엌에서, 마지막 내가 물린 밥상을 대강 치우느라고 재빠르게 서두는 모양이더니, 이윽고 행주치마에 손을 씻으면서 나오는데, 입은 연방 벙싯벙싯 다물어지질 않았다. 어쩐지, 그러고 아까부터 신수가 화안하더라니, 자세히 보니, 모처럼 화장을 얄풋이 다스린 얼굴이요, 머리엔 아이롱 자죽까지 곱살했다. --- “순공있는 일요일” 중에서 그렇다. 그가 나를 두고 간 지가 벌써 석 달이 차고 네가 세월의 빠름을 한탄한 것처럼 내가 너를 두고 마을께 공동묘지로 온 지가 오늘째 석 달 사흘이다. 사흘하고도 두 시간, 두 시간하고도 이십분이나 지났구나. 사람처럼 간사한 것이 없다는 것을 요새 와서 새삼스러이 깨닫는다. 내나 네나 우리가 서로 갈라서기만 하면 둘이 다 따라 죽거나 실진을 하리라고 생각한 우리였건마는 이렇게 이별을 한 오늘날에 너는 너대로 나는 또 나대로 살고 있구나.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그리고 목숨도 다함께 가지고 굳게 맹세한 우리건마는 언제 그런 맹세를 했더냐 싶게 너는 너대로 먹고 너대로 입고 너대로 살고 있지 않느냐? 아니 나도 마찬가지다. 네가 먹을 때에는 나도 먹었고, 네가 입을 때는 나도 입었다. 그리고 네가 걸을 때는 나도 걸었고, 네가 누울 때는 나도 누웠다. 만약 너와 나 사이에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네 옆에 응당 누웠어야 할 내가 누워 있지 않았다는 것뿐일 것이다. 거칠기는 하나마 미끈한 팔에 어린것을 눕히고 어지러이 물결치던 머리채도 나의 머리 앞에서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뿐일 것이다. 그리고 나의 토한 피를 씻을 때마다 가늘게 잡히던 이마의 주름살이 펴진 것과 무슨 냄새나 맡아보려고 하루돌이로 귀찮게 따라다니던 사람들이 지금은 너로부터 좀 멀리 떨어져 나갔다는 것뿐이겠지. --- “나는 보아 잘 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