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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호일단
근일 문 서방 산장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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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야기가 끊기고.
모본단 보료를 깐 아랫목 문갑 앞으로, 사방침에 비스듬히 팔꿈치를 괴고 앉아서 주인 박(朴)주사는 펼쳐 든 조간신문을 제목을 훑는다. 잠잠한 채 방안은 쌍미닫이의, 납을 먹여 마노빛으로 연한 영창지가 화안 하니 아침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시게 밝고 쇄려하다. 주인 박주사는 방이 밝고 쇄려하듯이 사람도 또한 정갈하고 호사스런 의표와 더불어 신수가 두루 번화하다. 기름을 알맞추, 반듯이 왼편에서 갈라 빗은 짤막한 머리가 우선 단정하다. 마악 아침 소쇄를 하고 난 얼굴이 부윳이 희고 좋은 화색이다. 마흔여섯이라지만 갓마흔에서 한두 살이 넘었다고 해도 곧이가 들리겠다. 코 밑으로 곱게 다듬어 세운 가뭇한 코밑수염이 한결 그러해 보인다. 아래턱은 면도 자죽만 푸르고. 마고자도 조끼도 민으로 은회색 공단이다. 저고리와 바지는 삼팔. 두둑한 솜버선에 대님은 그것도 은회색이다. 갖추 이렇게 화려 선명하고 어둔 그늘이 없다. --- “사호일단” 중에서 "어서 먼저들 휭하니 올러가거라. 내 담배 한 대 피우고 이내 뒤쫓아갈께시니." 지게 위 목판에다 마지막으로 무나물 보시기를 얹어놔주며 문 서방은 말했다. 큰놈은 그래도 철이 들어서 아버지의 눈치를 슬슬 보며 버티어논 지게 앞으로 가더니 한쪽 무릎을 세우고 어깨를 디어민다. "엎지를라. 비알을 올러갈 때 몸뚱일 앞으로 폭 까우려." "예." "창식인 집이서 분이나 데리구 놀잔쿠." 막걸리 담긴 주전자를 들고 앞서는 둘째놈을 보고 문 서방이 달래듯 말을 하니 큰놈이 받아서, "그래라. 그 주전잔 인 주구 분이하구 간난이나 데리구 놀어." "나두 싫은걸." "인저 또!" --- “문 서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