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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밟는 사람들
이역원혼 누가 망하나 부자 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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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천 구백 이십 구년 팔월 십 구일이다.
나는 오늘 아침까지도 오늘이 그날인 것은 생각지 못하였다. 생각한대야 별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제께까지 생각하였던 오늘을 정작 오늘 와서는 잊었다. 아침부터 내가 다니는 C일보사에 들어가서 일을 마치고 오후에 한강으로 나가다가 버스 속에서, "오늘이 팔월 열 아흐레. 그날이로구나." 하고 생각이 났다. 나의 눈앞에는 두 뺨이 쪽 빠져서 광대뼈가 유난히 드러난 핼쓱한 얼굴이 떠올랐다. 뒤따라, “인제는 글렀어.” --- “같은 길을 밟는 사람들” 중에서 “이애, 큰아부지 만나거든 쌀 가져 온 인사를 하여라. 잠잠하고 있지 말고.” 저녁술을 놓고 나가는 아들의 뒷덜미를 바라보며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하였다. 바위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잠잠히 나와 버리고 말았다. 사립문 밖을 나서는 길로 그는 홍철의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오늘이나 무슨 기별이 있는가 하는 궁금증이 났던 것이다. 홍철의 집까지 온 그는 한참이나 주점주점하고 망설이다가 문안으로 들어서며 기침을 하였다. 뒤이어 방문이 열리며 내다보는 홍철의 “오십니까. 그런데 오늘도 무슨 기별이 없습니다 그려.” 바위가 묻기 전에 앞질러 이런 걱정을 하며 어린애를 안고 나온다. --- “부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