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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 암실
공포의 기록 권태 무명 영웅 불 사립정신병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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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에서 그는 손가락 끝을 걸린다. 손가락 끝은 질풍과 같이 지도 위를 거읏는데 그는 마않은 은광을 보았건만 의지는 걷는 것을 엄격케 한다. 왜 그는 평화를 발견하였는지 그에게 묻지 않고 의례 한 K의 바이블 얼굴에 그의 눈에서 나온 한 조각만의 보자기를 조각만 덮고 가버렸다.
옷도 그는 아니고 그의 하는 일이라고 그는 옷에 대한 귀찮은 감정의 버릇을 늘 하루의 한 번씩 벗는 것으로 이렇지 아니하냐 누구에게도 없이 반문도 하며 위로도 하여가는 것으로도 보아 안버린다. 친구를 편애하는 야속한 고집이 그의 발간 몸덩이를 친구에게 그는 그렇게도 쉽사리 내어맡기면서 어디 친구가 무슨 짓을 하기도 하나 보자는 생각도 않는 못난이라고도 하기는 하지만 사실에 그에게는 그가 그의 발간 몸덩이를 가지고 다니는 무거운 노역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갈망이다. 시계도 치려거든 칠 것이다 하는 마음보로는 한 시간만에 세 번을 치고 삼 분이 남은 후에 육십삼 분만에 쳐도 너 할대로 내버려두어 버리는 마음을 먹어버리는 관대한 세월은 그에게 이 때에 시작된다. 암뿌으르에 봉투를 씌워서 그 감소된 빛은 어디로 갔는가에 대하여도 그는 한 번도 생각하여 본 일은 없이 그는 이러한 준비와 장소에 대하여 관대하니라 생각하여 본 일도 없다면 그는 속히 잠들지 아니할까 누구라도 생각지는 아마 않는다. 인류가 아직 만들지 아니한 글자가 그자리에서 이랬다 저랬다 하니 무슨 암시이냐가 무슨 까닭에 한 번 읽어 지나가면 그도 무소용인 글자의 고정된 기술방법을 채용하는 흡족지 않은 버릇을 쓰기를 버리지 않을까를 그는 생각한다. --- “지도의 암실” 중에서 사월(四月)로 들어서면서는 나는 얼마간 기동할 정신이 났다. 객혈(喀血)하는 도수도 훨씬 뜨고 또 분량(分量)도 훨씬 줄었다. 그러나 침침한 방 안으로 후툿한 공기가 들어와서 미적지근하게 미적지근한 체온(體溫)과 어울릴 적에 피로(疲勞)는 겨울동안보다 훨씬 더한 것 같음은 제 팔뚝을 들 힘조차 제게 없는 것이다. 하도 답답하면 나는 툇마루에 볕이 드는 대로 나와 앉아서 반쯤 보이는 닭의 장 쪽을 보려고 그래서가 아니라 보이니까 멀거니 보고 있자면 으례히 작은어머니가 그 닭의 장을 얼싸안고 얼미적 얼미적 하는 것이다. 저것은 즉 고 덜 여물어서 알을 안 까는 암탉들을 내려다 보면서 언제나 요것들을 길러서 누이를 보나 하는 고약한 어머니들의 제 딸 노리는 그게 아닌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이다. 나는 물론(勿論)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작은어머니 얼굴을 암만 봐도 미워할 데가 어디 있느냐. 넓은 이마, 고른 치아(齒牙)의 열(列), 알맞은 코, 그리고 작은아버지만 살아 계시면 아직도 얼마든지 연연(戀戀)한 애정(愛情)의 색을 띠울 수 있는 총기 있는 눈하며 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部分) 부분(部分)인데 어째 그런지 그런 좋은 부분(部分)들이 종합(綜合)된 '작은어머니'라는 인상(印象)이 나로 하여금 증오(憎惡)의 염(念)을 일으키게 한다. 물론(勿論) 이래서는 못 쓴다. 이것은 분명히 내 병(病)이다. 오래 오래 사람을 싫어하는 버릇이 살피고 살펴서 급기야(及基也)에 이 모양이 되고 만 것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내 육친(肉親)까지를 미워하기 시작하다가는 나는 참 이 세상에 의지할 곳이 도무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 참 안됐다. --- “공포의 기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