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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해고 전기 저류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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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이 차다는 트집으로 아내를 실컷 때리고 나선 춘삼이는 낮전에 술이 흙같이 취하였다. 흥글멍글하고 남의 집 대문 앞에 서서 우줌을 쉬쉬 쏟다가 그 집 늙은 부인한테 욕을 톡톡히 먹었건만 그래도 빙글빙글 웃고 골목길을 걸었다.
길을 걷는지, 춤을 투는지 뼈가 빠진 동물같이 이리 흥글 저리 멍글, 이리 비틀 저리 주춤 내려오다가 조그마한 쪽대문에 들어서서 정지(부엌방) 문을 펄떡 열었다. “아즈망이! 술 한잔 주오?” 그는 신 신은 채 정지 아랫목에 쓰러졌다. 바당(부엌. 복도는 부엌과 안방 사이에 벽 없이 한테 통하였다. 바당이란 것은 부엌이고 정지는 부엌에 있는 안방이다)에서 불을 때던 늘그스레한 부인은, “어디서 저리 처질렀누! 엑 개장시.” 하고 입속으로 뇌이면서 혀를 툭 채었다. “아 하 그래 술을 안 준단 말이오!” --- “폭군” 중에서 씻은 듯이 맑게 개인 하늘가에는 비행기 한 대가 프로펠러의 폭음을 발사하면서 배회할 때 용정촌을 등지고 떠나는 천도열차(天圖列車)는 외마디의 이별 인사를 길게 던졌다. 나는 수많은 승객 틈을 뻐기고 자리를 잡자마자, 차창을 의지하여 돌아보니 얼씬얼씬 멀어져가는 용정촌. 그때에 내 머리에 얼핏 떠오르는 것은 내가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던 작년 이때다. 그때에 용정 시가는 신록이 무르익은 기로수 좌우 옆으로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가 멋있게 나부끼었고, 붉고도 흰 벽돌집 사이로 흘러나오는 깡깡이의 단조로운 멜로디는 보랏빛 봄 하늘 아래 고이고이 흩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가로(街路)에서 헤매이는 걸인들의 이 모양 저 모양. 그들에게 있어서는 봄날도 깡깡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역두(驛頭)에서 흩어지는 낯선 사람의 뒤를 따르면서 그 손을 벌릴 뿐, 그 험상궂은 손! ---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