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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생기
자유에서의 생존권 폐물 김기림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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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유산호(○遺珊瑚)요 다섯자(字) 동안에 나는 두자(字) 이상(以上)의 오자(誤字)를 범(犯)했는가 싶다. 이것은 나 스스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워할 일이겠으나 인지(人智)가 발달해가는 면목(面目)이 실로 약여(躍如)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산호(珊瑚) 채찍을랑 꽉 쥐고 죽으리라. 네 폐포파립(廢袍破笠) 위에 퇴색(褪色)한 망해(亡骸) 위에 봉황(鳳凰)이 와 앉으리라. 나는 내 '종생기(終生記)' 가 천하(天下) 눈 있는 선비들의 간담(肝膽)을 서늘하게 해 놓기를 애틋이 바라는 일념(一念) 아래 이만큼 인색(吝嗇)한 내 맵시의 절약법(節約法)을 피력(披瀝)하여 보인다. --- “종생기” 중에서 때는 천구백이십사년이 마지막 가는, 눈 날리고 바람 부는 섣달 그믐밤었다. 나는 열한 점이나 거진 다 되었을 무렵에서 겨우 석간(夕刊) 배달을 마치고서 머리에서 발등까지 함부로 덮힌 눈을 모자를 벗어 툭툭 털며 종각 모퉁이를 나섰다. 지금 와서는 생각만 하여도 치가 떨릴 만치 몹시도 차운 밤이었건만 그때의 나는 김이 무럭무럭 날 듯한 더운 땀을 쳐 흘렸던 것이었다. 두렵건대 이것의 직접 체험자가 아닌 독자(讀者)로서는 이에 대하여 좀 상상하기에 부족한 혐의가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 “폐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