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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은 속삭인다
K박사의 연구 가신 어머님 행진곡 행랑 자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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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강
그대는 길신의 지팡이를 끌고 여행에 피곤한 다리를 평양에 쉬어 본 일이있는지? 그대로서 만약 길신의 발을 평양에 들여놓을 기회가 있으면 그대는 피곤한 몸을 잠시 여사에서 쉬고 지팡이를 끌고서 강변의 큰길로써 모란봉에 올라가보라. 한 걸음 두 걸음, 그대의 발이 구시가의 중앙에까지 이르면 그때에 문득 그대의 오른손 쪽에는 고색이 창연한 대동문이 나타나리다. 그리고 그 대동문 안에서는 서로 알고 모르는 허다한 사람이 가슴을 제껴 헤치고 부채로 땀을 날리며 세상의 온갖 군잡스럽고 시끄러운 문제를 잊은 듯이 한가히 앉아서 태고적 이야기를 세월 가는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리라. 그것을 지나서 그냥 지팡이를 끌고 몇 걸음 더 가면 그대의 앞에는 문득 연광정이 솟아오르리니 옛날부터 많은 시인가객들이 수없는 시와 노래를 얻은 것이 이 정자다. 그리고 그 연광정 앞에는 이 세상의 온갖 계급 관념을 무시하듯이 점잖은 사람이며 상사람이며 늙은이며 젊은이가 서로 어깨를 겯고 앉아서 말없이 저편 아래로 흐르는 대동강 물만 내려다 보고 있으리라. --- “대동강은 속삭인다” 중에서 혼잡한 밤 정거장의 잡도를 피하여 남에 뒤떨어져서 봉천행 삼등차표를 산 그는 깊숙이 쓴 모자 밑 검은 안경 속으로 주위를 은근히 휘돌아보더니 대합실로 향하였다. 중국복에 싸인 청년의 기상은 오직 늠름하였다. 조심스럽게 대합실 안을 살펴보면서 그는 한편 구석 벤치 위에 가서 걸터앉았다. 차시간을 앞둔 밤의 대합실은 물 끓듯 끓었다. 담화, 환조, 훈기, 불안한 기색, 서마서마한 동요, 영원한 경영, 엄숙한 생활에 움직이고 움직이고 움직였다. 그 혼잡의 사이를 뚫고 괴상한 눈이 무수히 반짝였다. --- “행진곡”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