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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기아와 살육 같은 길을 밟는 사람들 설문 이등변삼각형의 경우 역사와 사실과 판단과 사료에 대한 작자의 입장을 논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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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천 구백 이십 구년 팔월 십 구일이다.
나는 오늘 아침까지도 오늘이 그날인 것은 생각지 못하였다. 생각한대야 별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제께까지 생각하였던 오늘을 정작 오늘 와서는 잊었다. 아침부터 내가 다니는 C일보사에 들어가서 일을 마치고 오후에 한강으로 나가다가 버스 속에서, "오늘이 팔월 열 아흐레. 그날이로구나." 하고 생각이 났다. --- “같은 길을 밟는 사람들” 중에서 사람이 평생에 몇 번이나 로맨스를 겪는지 만인의 경우를 알 바 없으나 비록 돈 환이 아니라도 로맨스. 적어도 로맨스다운 것은 누구나 일생에 무수히 경험하리라고 생각한다. 철모르는 보통학교 시절에 같은 급 소녀와 단짝으로 몰려 동무들에게 놀리우던 기억. 이것을 로맨스라고 부르긴 너무도 어리다고 하면, 자란 후 앞 집 각시와 마을 뒤편 헛간에서 만나 황급하게 입술을 서로 스치던 이야기, 이것은 확실히 한 장의 로맨스일 것이며, 청년회 발기의 소인연극을 한다고 뒤끓는 판에 보통학교 교실 한구석에서 교장의 딸과 은근히 몸을 맞대이게까지 된 곡절. 이것도 로맨스의 한 구절일 것이다. 이 정도의 것은 희미한 기억 속을 공들여 들치면 얼마든지(?) 나온다. 그러나 ‘피서지의’ 라는 제한이 있는 까닭에 여기서는 다음의 이야기쯤을 적을 수밖에 없다. 로맨스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서글픈 것일는지 모르나, 계절은 같은 계절의 기억을 부르는 탓인지 과제를 받고 문득 다음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사년 전의 이맘때 첫 여름이었다. --- “이등변삼각형의 경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