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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문과 당태종
계유·병자·정축(사육신과 남추강) 만보 미정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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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 안은 평시와 조금도 다른 데가 없었다.
어제도 그제도, 작년도 재작년도 그러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장사아치는 가게에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고, 노인들은 한가스러이 길거리를 거닐고, 장인바치는 여전히 이마에 핏대를 세워가지고, 마치를 두르며 솔개는 하늘을 날고 쥐는 땅을 기고. “이럴까?” 신라(新羅) 사람 구문사(仇文司)는 자기의 예기, 또한 천하의 통례(通例)와 딴판인 이 고구려 서울(평양)의 오늘의 광경에, 의외의 얼굴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늘은 당사(唐使)가 이 서울에 돌아온다. 더구나 이번의 당사는 보통 다른 때(자기네 나라인 신라 등지에도 오는) 그런 따위의 낮은 관원이 아니요, 당나라에서도 천자[당태종[唐太宗]]의 신임 두터운 높은 관원 - 사농승상(司農丞相) 현장(玄?)이다. 더구나 천자의 내사(賚賜) 친서를 받들고 온다. 자기네 본국인 신라(뿐 아니라 천하 어느 나라이든)에서는 이런 높은 관원은 커녕 얕은 관원일지라도, 명색이 ‘칙사’ 혹은 ‘상사’라 붙는 이상에는 미리부터 그 맞이 준비에 떠들썩하며, 위아래를 통하여 무슨 명절이나 맞는 듯이 야단법석한다. --- “개소문과 당태종” 중에서 도수장께를 들어오다 만보는 기어코 지게를 벗어 던지고 밭고랑으로 뛰어 들어가 허리를 풀었다. 보거나 말거나 태연한 자세로 담배를 집어내 불을 붙였다. 섬은 바소고리의 곱절이 든다. 공복에 두 섬의 거름을 들까지 나르고 나니 해도 어지간히 들었다. 만보는 면에서도 제일가는 장골이다. 장정의 반나절 일을 식전에 해버리는 버릇이었다. 아침 기운이 산들하다. 도랑 건너 과목은 물이 온다. 자주빛으로 무르고 녹았고 보리밭에는 푸른 이랑이 줄줄이 뻗쳤다. 봉굿이 솟은 검은 흙이 발을 떠받드는 것 같다. 무겁던 것이 한결 개운하다. 자취없이 녹아 흐르는 연기와 같이 몸도 녹아버릴 것 같다. 하루 동안의 그 어느 때보다도 시원하고 즐거운 한때였다. 그 어느 때보다도 구수한 담배 맛이었다. --- “만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