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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점묘
현대시의 불행한 단면 1월 창작평 미술강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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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없는 화재격장(隔墻)에서 불이 났다. 흐린 하늘에 눈발이 성기게 날리면서 화염은 오적어(烏賊魚) 모양으로 덩어리 먹을 퍽퍽 토한다. 많은 약품을 취급하는 큰 공장이란다. 거대한 불더미 속에서는 간헐적으로 재채기하듯이 색다른 연기 뭉텅이가 내뿜긴다. 약품이 폭발하나 보다.
역 송구스러운 말이나 불구경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뒤꼍으로 돌아가서 팔짱을 끼고 서서 턱살 밑으로 달겨드는 화광(火光)을 쳐다보고 섰자니까 얼굴이 후끈후끈해 들어오는 것이, 꽤 할 만하다. 잠시 황홀한 엑스터시 속에 놀아 본다. 불을 붙여 놓고 보니까 뜻밖에 너무도 엉성한 그 공장 바라크는 삽시간에 불길에 휘감겨 버리고 그리고 그 휘말린 혓바닥이 인접한 궤딱지 같은 빈민굴을 향하여 널름거리기 시작해서야 겨우 소방대가 달려왔다. 인제 정말 재미있다, 삼방(三方)으로 호스를 들이대고는 빈민굴 지붕 위에 올라서서 야단들이다. 하릴없이 깝친다. --- “조춘점묘” 중에서 시인은 시인인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것을 먹고 동일한 무기로 상해(傷害)를 입는 인간인 것이다. 대기(大氣)에 희망이 있으며 그것을 듣고 고통이 생기면 그것을 느낀다. 인간으로서 두 개의 세계에 처함으로서 그는 시인으로서 두 개의 불[火] 사이에 서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민감한 도구이지 지도자는 아니다. 관념이라는 것은 그것이 실제적인 정신에 있어서 상식으로 되지 않는 한 시인의 재료로는 되지 않는다. 십자로에 있는 거울[鏡]처럼 시인은 서서 교통을, 위험을, 제군들이 온 길과 제군들의 갈 길 - 즉 제군들 자신의 분열된 정신 - 을 나타내는 것이다. C. D. 루이스 --- “현대시의 불행한 단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