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회시
남성이 본 현대 여성 맑스 경제론과 크로포트킨의 비판 환시기 |
|
그날 밤에 그의 안해가 층계에서 굴러 떨어지고 공연히 내일 일을 글탄 말라고 어느 눈치 빠른 어른이 타일러 놓셨다. 옳고말고다. 그는 하루치씩만 잔뜩 산(생[生])다. 이런 복음에 곱신히 그는 덩어리(속지말라)처럼 말(언[言])이 없다. 잔뜩 산다. 아내에게 무엇을 물어보리요? 그러니까 아내는 대답할 일이 생기지 않고 따라서 부부는 식물처럼 조용하다. 그러나 식물은 아니다. 아닐 뿐 아니라 여간 동물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이 귤궤짝만한 방 안에 무슨 연줄로 언제부터 이렇게 있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다. 오늘 다음에 오늘이 있는 것. 내일 조금 전에 오늘이 있는 것. 이런 것은 영 따지지 않기로 하고 그저 얼마든지 오늘 오늘 오늘 오늘 헐 일 없이 눈 가린 마차 말의 동강난 시(視)야다. 눈을 뜬다. 이번에는 생시가 보인다.
--- “지주회시” 중에서 「조문(朝文)」편자로부터 아나키즘의 예술관을 써달라는 청탁을 받기는 고향에 있을 때부터 수삼 차였다. 그러나 발목을 붙들어 매고 싸도는 모든 사정은 이에 응할 자유와 여유를 주지 못하여 부득이 호의에 답하지 못하였더니 이제 경성각(京城閣)으로 씨를 방문하매 씨의 첫 주문이 예의 이 제목이다. 그의 친절한 호의에 부득이 거절치는 못하였으나 앞으로 체절(締切) 일자가 불과 수일이니 그날 그날의 시간이 신통하지 못한 생활전(生活戰)에 거의 다 허비하는 처지로서 게다가 아무런 예비도 갖지 못하였음에랴. 조그마한 틈을 이용하여 붓을 들기기는 들었으나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추태를 면하기 어렵겠음으로 차라리 초지(初志)를 고쳐 여기에서는 맑스주의의 예술관을 원칙적으로 검토하면서 우리의 문예상의 입장을 약술하여 보려한다. --- “맑스 경제론과 크로포트킨의 비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