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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와 철창
팔려간 몸 금 운수 좋은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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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쭙잖은 일로 삼남 지방 T경찰서 유치장에서 며츨을 보낸 일이 있었다.
사월 그믐께 서울에서는 창경원 밤 꽃구경이 한참일 무렵이었다. 앞문 목책과 뒤 쇠창살 사이로 햇발은 금강석과 같이 부시다. 조각밖에 아니 보이는 하늘가로 흰 구름의 끄트머리가 어른어른 떠돈다. 지금까지 문 앞에서 서성서성하고 있던 우리 방에서는 제일 존장인 오십남짓한 구레나룻이 한숨인지 감탄인지 분간 못할 소리로 읊조렸다. “에에헷! 일기는 참 좋군! 저 홰 나뭇가지를 보시오. 거기는 바람이 있구려. 새파란 잎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곧 하늘로 날아 오르는 것 같구려.” 퍽 퍽 퍽. --- “신문지와 철창” 중에서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마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결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를 동광학교(東光學校)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 “운수 좋은 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