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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과의 대화
그 전날 밤 아내 백의의 성모 모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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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던 자리가 채 녹기도 전에 이동 명령이다. 정말 어떻게 되어가는 판인지 알 수가 없다. 장난 같았다.
“아아니, 어떻게 된 거야!” 천막 안에 있던 십여 개의 입 중에서 아마 네다섯 입이 똑같은 말을 했던 모양이다. 그것도 같은 시각이었다. 고저가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장단이 “정말 어떻게 한다는 거라지?” 김 수병이다. “이동한다는 거야! 그것도 몰라?” “김 수병, 군대밥 좀더 먹어야겠군!” --- “그 전날 밤” 중에서 지향 못하는 마음 것 잡을 길 없어서 인숙은 발길을 어느 편으로 옴겨 놓았으면 좋을지 몰랐다. 지난날의 모-든 것을 깨끗이 청산하고 신변의 루(累)를 훌훌 털어버리고 나니 (아아 인제는 천상천하에 나 한 몸뿐이로구나!) 하는 외침이 저절로 입 밖을 새여 나오는 동시에 날을 것처럼 제 몸이 가볍고 홀가분한 것이 느껴젔다. 그러나 인숙은 그다지도 목마르게 바라던 자유를 얻고 보니 어둡고 갑갑한 조롱속을 벗어나기는 했어도 쭉지 떨어진 새처럼 넓은 천지에 어느 편으로 날러야 할지 헤매이지 않을 수 없고 회호리 바람에 떨어진 도토리 같기도 하여서 외톨로 어디를 굴러야 할지 난감하였다. 삼청동으로 올라가기고 싫고 봉희를 찾자니 내외가 다 집에 없을때요 그렇다고 무슨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허의사를 찾아가서 리혼 수속을 하고 오는 길이라고 보고를 하기도 싫였다. 그는 내키지 않는 걸음거리로 ‘전동’으로 들어서 맥없이 걷자니 ‘수송동’ 골목으로부터 “동동 당당 도드랑 동당” --- “백의의 성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