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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죽화
두 순정 삼태성 봄과 따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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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절간의 밤은 초저녁이 벌써 삼경인 듯 깊다.
웃목 한편 구석으로 꼬부리고 누워 자는 상좌의 조용하고 사이 고른 숨소리가 마침 더 밤의 조촐함을 돕는다. 바깥은 산비탈의 참나무숲, 솨아 때때로 이는 바람이 한참 제철 진 낙엽을 우수수 날려 흐트린다.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이어 어디선지 모르게 싸늘한 찬기운이 방안으로 스며들어 등잔의 들기름불을 위태로이 흔들어놓는다. --- “두 순정” 중에서 지루한 한 겨울동안 꼭 옴츠러졌던 몸뚱이가 이제야 좀 녹고 보니 여기가 근질근질 저기가 근질근질. 등어리는 대구 군실거린다. 행길에 삐쭉 섰는 전봇대에다 비스듬히 등을 비겨대고 쓰적쓰적 비벼도 좋고. 왼팔에 걸친 밥통을 땅에 내려놓은 다음 그 팔을 뒤로 젖혀올리고 또 바른팔로 다는 그 팔꿈치를 들어올리고 그리고 긁죽긁죽 긁어도 좋다. 본디는 이래야 원 격식은 격식이로되 그러나 하고 보자면 손톱 하나 놀리기가 성가신 노릇. 누가 일일이 그러고만 있는가. 장삼인지 저고린지 알 수 없는 앞자락이 척 나간 학생복 저고리. 허나 삼 년간을 내리 입은 덕택에 속껍데기가 꺼칠하도록 때에 절었다. 그대로 선 채 어깨만 한번 으쓱 올렸다. 툭 내려치면 그뿐. 옷에 몽클거리는 때꼽은 등어리를 스을쩍 긁어주고 나려가지 않는가. --- “봄과 따라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