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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한
계절 메밀꽃 필 무렵 북국춘신 폭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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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에 못갈 바에야 공동변소에라도 버릴까.”
겹겹으로 싼 그것을 나중에 보에다 수습하고 나서 건은 보배를 보았다. “아무렇기로 변소에야 버릴 수 있소.” 자리에 누운 보배는 무더운 듯이 덮었던 홑이불을 밀치고 가슴을 헤쳤다. 멀쑥한 얼굴에 땀이 이슬같이 맺혔다. “그럼 쓰레기통에라도.” “왜 하필 쓰레기통예요.” “쓰레기통은 쓰레기만 버리는 덴 줄 아우. 그럼 거지가 쓰레기통을 들쳐 낼 필요가 없어지게.” --- “계절” 중에서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패가 길거리에 궁깃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칩칩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얽음뱅이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이 동업의 조선달을 나꾸어보았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장에서 한 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이 있었을까?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 " "오늘 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걸." "달이 뜨렷다." 절렁절렁 소리를 내며 조선달이 그날 산 돈을 따지는 것을 보고 허생원은 말뚝에서 넓은 휘장을 걷고 벌여놓았던 물건을 거두기 시작하였다. 무명 필과 주단 바리가 두 고리짝에 꼭 찼다. 멍석위에는 천조각이 어수선하게 남았다. ---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