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전 초
누이의 집 리혼 부자 |
|
"시궁창에서 용이 났다."
"개천에서 용이 났다." 그의 집안과 그의 아버지를 아는 사람은 항용 이런 소리들을 한다. 여기의 개천이란 그의 집안과 그의 아버지 어머니를 말하는 것이요 용이란 그를 추느라고 하는 소리인 것이다. 충청도 사람이면 덮어놓고 양반이라고들 하지만 충청도라고 다 양반은 아니다. 그들은 중인이었다. 더욱이 그의 아버지는 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 판무식꾼으로 여덟 살이라든가 열 살이라든가에 진 지게를 죽던 그 순간까지도 벗어보지 못한 채 쓰러져 버린 농군이었다.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다. 어머니 또한 시집오던 날부터 짓기 시작한 새벽 밥을 역시 죽던 며칠 전까지 지었었다. 집 가문이 없으니 개천이요 조상에도 국록 먹은 사람 하나 없고 하다못해 면서기 하나도 못 얻어 했으니 개천이란 말이요 시궁창이란 말이다. --- “농부전 초” 중에서 인숙은 방으로 들어와서 넉줄밖에 아니되는 편지 사연을 두 번 세 번 읽어보았다. "인제와서 이따위 소리를." 하고 혼자 부르짖고는 편지를 방바닥에 내어던젔다. 될 수 있는대로 흥분하지 않으려하며 "제자식으로 인정할 수가 없다구?" "부부관계까지 청산을 할 각오를 하라구?" 하고 입속으로 뇌까리다가 "흥, 마음대로 해보라지" --- “리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