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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가의 아들
벽화 사위 실제기 파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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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환에게서도 기다란 답장이 왔다. 지나치게 애통하는 끝에 몸을 하리지 않도록 하라는 것과 장모상사에 나가지 못하니 반자(半子)의 도리가 아니라는 것과 겨울방학에는 반듯이 귀가하야 반가히 만나겠다고 간곡히 위로하는 말을 늘어 놓았다. 인숙은 남편의 편지를 아침 저녁으로 끄내보며 적지아니 위안을 받었다. 학교에 가면 상학시간에도 칠판의 백묵 글 시가 남편의 편지로 보일때까지 있었다. 그 뒤에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편지 내왕이 있었고 봉환의 편지 서두에는 반듯이
“나의 사랑하는” “직여성에게” 라고 씨웠다. (직녀처럼 정말 일년에 한번씩 밖에 만나지 못하겠되면 어쩌누) 하면서도 인숙은 “직여성? 직여성?” --- “망명가의 아들” 중에서 인천 진남포를 왕래하는 기선 영덕환은 옹진 기린도를 외로이 뒤에 남겨놓고 검은 연기를 길게 뽑으며 서편으로 서편으로 향하여 움직이고 있다. 동쪽 하늘에 엉킨 구름 속으로 손길같이 내뽑는 붉은 햇발이 음습한 안개를 일시에 거두어 먼 산 밑에 흰 막을 드리우고 그 위로 보이는 푸른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마치 질곡에서 해방된 노예의 마음과 같이. 수평선 위에 정처 없이 닿는 흰 돛 붉은 돛은 절벽에 늘어져 바람에 시달리는 소나무와 같이 외롭다. 바위에 부딪치고 부서지는 파도는 또 부딪친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마치 인류의 생존적 투쟁과 같이.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형철이는 뱃머리에 기대어 시선을 멀리 던지고 있다. 배는 마합도를 지나쳐 구미포(九美浦) 뒤로 살짝 보이는 불타산을 향하여 머리를 돌렸다. 자는 듯이 조용하던 배 안에는 한 사람 두 사람 치솔을 입에 물고 나오는 것이 보인다. --- “파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