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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담
여름날 만평 제월 씨에게 대답함 현대적 단편소설의 상모 사온사상 누가 망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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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의 수많은 소설가라는 것이 인생을 재현시키겠다고 항간에서 전원에서 소재를 구해 가지고는 서재로 돌아와서 흰 처녀 원고지를 까맣게 칠해 가는 그 진지한 자태의 역사적 계열이라고 할 것을 환상해 볼 때 일종 경건한 감회를 금치 못하게 한다. 가사를 버리고 세무를 물리치고 독방에 칩거하여 서탁 앞에서 궁싯거리면서 일심정력 원고지에다 개칠을 해 가는 명장 대가와 무명 삼문의 군상을 가상의 일당에 모아 놓고 누에가 뽕 먹듯 요란할 그들의 붓 달리는 소리를 환상해 보라.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러한 일률적인 노력 속에 침투케 하였나를 생각할 때 다시 옷섶을 바로잡게 한다. 다 각각 개별적인 이유가 있겠고 허다한 동기가 가슴속에 숨었겠지만 공통되는 마지막 계기를 찾는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진실을 표현하고자 하는 충동인 것이다.
진실 표현의 충동. 참으로 이것이 수많은 고금의 소설가로 하여금 열광적인 꼼꼼한 노력 속으로 몰아넣은 요인이다. 같은 진실 표현이라고 하여도 과학자가 수리를 계산하고 물질의 진리를 표현하는 것과 소설가가 인생의 진실을 표현하는 것과의 사이에는 노력의 격단의 차이가 있다. 후자의 노력의 지향함이 전자의 비가 아님은 인생의 진실이란 유기적 유동 속에 부단히 흘러 용이히 포착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 “현대적 단편소설의 상모” 중에서 어느 해 이른 봄 어떤 쌀쌀한 날 저녁편이었다. 나는 고향서 처음으로 올라온 어린 친구를 찾아서 관훈동 어떤 하숙으로 갔다. 오래간 만에 만난 우리는 서울 이야기 고향 소식으로 재밌게 종알거리는데 북창 밖에서 ‘우아’하고 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하던 이야기를 뚝 그치고 일어서서 북창을 열었다. 북창은 열었으나 키가 작은 우리는 창 안에 놓은 책상에 올라서서 북창으로 두 머리를 내밀었다. 북창 밖은 바로 자동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만한 골목이다. 건너편으로 여러 집 담벽과 대문이 이어 있다. --- “누가 망하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