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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7
역자 해설 공허한 중심,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성과 K 509 『성』 줄거리 529 프란츠 카프카 연보 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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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까이 다가가긴 했지만 길은 마치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옆으로 휘었으며, 성에서 멀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더 가까워지지도 않았다. K는 걷는 내내 이 길이 결국엔 성으로 접어들고야 말 거라는 기대를 접지 않았으며, 그 기대 때문에 계속 걸었다.
--- p.21 「당신은 누굽니까?」K가 물었다. 그녀는 말을 내던지듯 경멸적으로 대답했는데, 경멸의 대상이 K인지 자신의 대답인지 분명치 않았다. 「성에서 온 여자.」 --- p.25 한스는 자신이 K를 도우려 한다고 스스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사실 이제는 아버지에게 맞서기 위해 K의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오래도록 알고 지내던 주변 사람들 중에는 아무도 자기를 도와줄 사람이 없었던 터라, 갑자기 나타나 어머니의 입에까지 오른 이 낯선 남자가 혹시 자기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 탐지해 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년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본심을 감추고 있었기에 음험하다고까지 할 수 있었다. --- p.236 「성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예요. 그중 어느 길로 가는 게 유행이면 대부분 그리로 가고, 다른 길이 유행이면 다들 그곳으로 몰리지요. 어떤 규칙에 따라 그렇게 유행이 바뀌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 p.350 「여기는 겨울이 길어요. 아주 길고 단조롭죠. 그러나 저 아래 사는 우리는 불평하지 않아요. 겨울에 대해 우리는 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글쎄, 언젠가는 봄이 오고 여름도 올 테니 그 모든 게 나름의 때가 있는 법이겠죠. 그러나 지금, 내 기억 속에서는 봄과 여름이 어찌나 짧은지 이틀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이틀조차 아무리 화창한 날이더라도 간간이 눈이 내리곤 해요.」 --- p.499~500 카프카 소설 속의 성은 기존의 고딕 소설들에서와 달리 공허한 중심이다. 주인공 K는 외지인으로서 어떻게든 성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해 보지만 끝내 성은 굳게 닫힌 채 그에게 입장을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먼발치에서 어렴풋이 성의 겉모습만 바라볼 수 있을 뿐 그 입구 근처의 땅조차 밟아 보지 못한다. 이 소설의 본래 제목인 독일어 명사 [성Das Schloss]이 동사인 [닫다schließen]와 [닫힌geschlossen]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제목 자체에 함축된 뜻이 자못 의미심장하다. 말하자면 [나는 굳게 닫혀 있다], 다시 말해 [암호화되어 있다Ich bin verschlusslt], 그러니까 [어디 열 테면 열어 보라], [나를 열 수 있는 열쇠Schlussel], 즉 [암호Verschlusselung를 찾아 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 p.511~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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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저녁, 성이 자리 잡은 언덕 아래 어느 마을에 K가 도착한다. 그는 마을 여관에 잠자리를 마련하는데 외부인이라는 이유로 즉시 마을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는다. 이에 자신은 성의 베스트베스트 백작으로부터 토지 측량사로 임명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를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점으로 가득하고 성은 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K는 여러 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성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지만 오히려 갈수록 더 복잡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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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 성
원인 모를 마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끝내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수수께끼 불확실함으로 가득 찬 그 미로에 K가 발을 들였다 ■ 2002년 노벨 연구소가 선정한 [세계 문학 100선] ■ 「가디언」 선정 [모두가 읽어야 할 소설 1000선] ■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성』은 카프카의 작품들 중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소설이다. - 「가디언」 ■ 『성』을 읽을 때마다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한다. - 선데이 타임스 ■ 카프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소설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 밀란 쿤데라 ■ 카프카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가일 것이다. - J. G. 발라드 ■ 독일인이 뽑은 [20세기 최고의 작가] - 「디 벨트」 20세기의 작가 카프카가 21세기에 던지는 슬픈 잠언 기존의 [브로트판]을 원본에 더욱 가깝게 되살린 [패슬리판] 완역본 프란츠 카프카의 장편소설 『성』이 열린책들 세계문학 232번으로 출간되었다. 『성』은 카프카의 인생 말년에 집필되었지만 작가의 죽음으로 인해 끝내 마무리되지 못한 채 미완성으로 남은 작품이다. 카프카는 자신의 모든 원고를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의 유언을 어기고 유고를 정리해서 책으로 출간했다. 그 덕분에 『성』은 오늘날까지 불후의 걸작으로 전 세계의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브로트가 카프카의 유고에서 미완성의 느낌을 줄이고 가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편집을 진행한 탓에 그가 남긴 [브로트판]은 카프카의 원본 텍스트와 많이 다른 원고가 되었다. 이 책은 원본의 표현이 많이 훼손된 기존의 [브로트판]을 바로잡아 카프카 자신의 친필 원고에 최대한 가깝도록 새롭게 편집한 [패슬리판]을 완역한 것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주인공 K가 어느 마을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외부인의 체류가 금지된 그곳에서 K는 자신이 마을 뒤편 언덕에 자리 잡은 성의 백작에게 토지 측량사로 임명되어 찾아온 것이라 주장하지만 그를 대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는 여전히 긴장이 섞여 있고 성에서는 그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K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 미궁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되는데, 작품이 진행될수록 K의 말과 행동 또한 수상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독자들은 성의 실체와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으로 들어가려는 그의 정체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게 된다. 그 무엇 하나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거대한 불확실함을 한 편의 정교한 소설로 빚어 낸 카프카의 치밀함은 『성』이 오늘날까지 세기의 걸작으로 인정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잡해서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거대함 속에 막강한 통제력까지 갖춘 사회(세계)의 괴물스러운 면모를 굳게 닫힌 성의 풍경에 비추어 넌지시 제시하는 이 소설은 그와 유사한 현재 21세기의 한 단면을 마치 20세기에 미리 예언이라도 한 듯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아무리 공고한 체계라 할지라도 K처럼 그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도가 왕왕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 과정에서 성공을 거두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성』을 써내려간 카프카의 진단이자 그의 죽음 이후로 오늘날까지 여전히 유효한 슬픈 잠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