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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푼짜리 오페라
억척어멈과 자식들 역자 해설 진정한 리얼리스트 브레히트, 연극을 통해 세상 낯설게 보기 베르톨트 브레히트 연보 |
Bertolt Bre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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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새끼가 갉아 대는 오두막에서
배 속은 텅텅 빈 채, 책이나 뒤적거리는 위인들의 삶을 찬양들 하지. 하지만 이런 피죽으로 날 괴롭히지 마오! 그러고 싶은 사람이나 소박하게 살라지! (우리끼리 얘기지만) 난 이제 그런 것에 질렸어. 아무리 작은 새라도 이곳에서 바빌론까지 이런 음식으로는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해. 자유가 무슨 소용? 안락하지 않은데. 부자만이 안락하게 살 수 있다네! 대담한 기질을 지닌 모험가들, 욕망에 사로잡혀 위험을 무릅쓰네. 늘 그토록 자유롭게 진리를 말하는 그들, 덕분에 속물들에게 대담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네. 하지만 그들을 보면, 대담함도 밤에는 얼어붙는지 냉담한 아내와 아무 말 없이 잠자리에 들지. 아무도 갈채를 보내지 않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지 귀만 귀울일 뿐 근엄한 표정으로 5천년 뒤를 응시하네. 이제 그대에게 묻노니, 이것이 안락한 삶인가? 부자만이 안락하게 살 수 있다네!「서푼짜리 오페라」중에서---p.84 정직하게 살고 죄와 악행을 저지르지 말라고 우리를 가르치는 신사 양반들. 우선 우리에게 먹을 걸 줘야지. 그럼 말할 수 있지, 그때부터 시작하라고. 당신들의 배때기와 우리의 정직함을 좋아하는 당신들 이것만은 꼭 알아 두길. 당신들이 아무리 둘러대고 속임수를 쓸지라도 우선은 처먹고 나서야 다음이 도덕이라는 것을. 가난한 사람들도 커다란 빵 덩이에서 자기 몫을 얻을 수 있어야지. 도대체 인간은 무엇으로 사나요? 도대체 인간이 무엇으로 사느냐고? 매 순간 인간을 괴롭히고, 벗겨 먹고, 덮치고, 목 조르고, 먹어 치우며 살지. 자신이 인간이라는 걸 까맣게 잊어버려야만 인간은 살 수 있다네. 신사 양반들, 착각하지 말아요. 인간은 악행으로만 살 수 있어요.「서푼짜리 오페라」 중에서---p.97 당신 말이 맞아요. 하지만 얼마나 오래갈 것 같소? 얼마나 오랫동안 불의를 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소? 한 시간 아니면 두 시간? 보시오,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시오, 그게 가장 중요해요. 왜? 감옥에 갇히는 건 불행한 일이니까. 그걸 알게 된다면 금방 불의를 참을 수 있게 되죠.「억척어멈과 자식들」 중에서---p.207 저들은 우리를 훤히 꿰뚫어 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안다니까. 「앉아!」 그러면 우리는 바로 앉지. 앉아서 무슨 항변을 하겠다고. 그렇다고 다시 잃어나지 마시오, 다신 일어나지 마. 내 앞에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고. 나라고 더 나을 것도 없으니까. 전혀 없지. 저들은 우리 용기를 다 꺾어 놨어. 왜냐, 내가 항의하면 당장에 내 장사에 해를 줄 거니까. 「억척어멈과 자식들」 중에서---p.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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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양반들, 착각하지 말아요.
인간은 악행으로만 살 수 있어요! 체제에 갇힌 불쌍하고 어리석은 인간들의 삶 속에 은폐된 것을 파헤치고, 그 모습을 숨김없이 폭로하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서푼짜리 오페라』와 『억척어멈과 자식들』 현대 연극의 새로운 바탕을 마련해 준 베르톨트 브레히트. 그는 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전쟁 중에 발생하는 인간의 비극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좀 더 다른 시각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리고 환상적인 연출로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인간에게 현실을 보는 눈을 흐리게 만든다며 전통적인 글쓰기와 극작법에 회의를 느낀다. 그렇게 그는 군중 속에서 그들의 삶을 어떻게 하면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관객들에게 냉철한 시각을 지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가고, 결국 그 결정체로서 『서푼짜리 오페라』와 『억척어멈과 자식들』이 탄생한다. 「서푼짜리 오페라」 거지들을 모집해 효율적으로 구걸하여 일정 수입을 분배받는 걸인 사업가 피첨, 조직을 만들어 약탈 행위를 일삼는 깡패 우두머리 매키 메서, 런던 경찰청장 브라운. 이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세 남자가 런던의 소호 거리에서 뒷거래를 하고 있다. 브레히트는 이들의 노골적인 뒷거래를 통해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와 매수, 배신행위들이 인간에게 상처를 주기는커녕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행위라는 것을 보여 준다. 이렇게 체제의 밑바닥의 부도덕성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서 브레히트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의 가족과 결혼, 우정과 애정을 모두 겉치레일 뿐이라고 비웃고 있다.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극의 결말을 통해 관객들에게 극에 대한 그리고 현실에 대한 냉철하고도 냉소적인 시각을 안김으로써 진정한 리얼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또한 기존의 연극적 장치에서 탈피한 새로운 연출의 개념과 쿠르트 바일의 곡을 붙인 발라드가 더해져 종합 예술로서의 극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억척어멈과 자식들」 30년 전쟁 중 전쟁터를 쫓아다니면서 군인들에게 먹을 것, 마실 것, 그 외의 다른 문자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종군상인 억척어멈 안나 피어링과 그의 세 자식들의 이야기. 이 극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이념적으로는 전쟁을 증오하고 반대하면서도 먹고살기 위해서 전쟁터를 쫓아가는 억척어멈의 매우 모순적인 모습이다. 전쟁 중 세 자식을 차례로 잃어 가면서도 종군상인 일을 그만두지 않고 또다시 마차를 끌고 다른 전쟁터로 향하는 억척어멈의 발걸음에서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자식을 잃은 어미의 한을 느끼는 것을 원치 않는다. 살아가는 데에 교활함과 간사함이 필수 요소라 여기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그는 극의 결말을 미리 보여 주고, 관객이 극에 몰입하기보다 왜 그런 결말이 났는지는 관찰하길 원한다. 그렇게 브레히트는 억척어멈을 통해 자식을 잃은 후 슬픔과 회한에 젖은 어미의 모습이 아닌, 전쟁 통에 자식을 잃고도 먹고살기에 급급하여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현실을 같이 들여다보고자 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싸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 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