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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빗
역자 해설 -- 배빗, 나약하고 우습고 외로운 현대인의 이름 싱클레어 루이스 연보 |
Sinclair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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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23년 동안 그는 우아한 발목과 부드러운 어깨를 가진 여자들을 불안하게 곁눈질해 왔다. 그는 마음속으로 그런 여자들을 소중하게 여겼지만 모험을 저질러 체면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지금 스타일스 주택의 도배 공사를 다시 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하면서, 그는 또다시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특별히 불만족스러운 것도 없으면서 모든 게 못마땅했고 그런 불만족이 부끄러웠으며, 그럴수록 더욱더 아름다운 소녀를 갈망하게 되었다. --- p.53
「자네는 이 도시에서 가장 세련된 웅변가 중 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어. 신문을 집어 들기만 하면, 자네의 유명한 웅변에 관한 기사가 반드시 실려 있네. 이 모든 화제는 자네의 사무실에 많은 일거리를 가져올 거야. 정말 좋은 일이지! 계속 그렇게만 하게!」 「에이, 버질, 농담 그만하게.」 배빗은 나지막한 어조로 대답했다. 하지만 웅변가로 소문난 건치 본인으로부터 그런 찬사를 듣자, 그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가슴이 뿌듯했다. 지난번 메인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에 과연 그 자신이 건전한 시민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의심했던 사실이 이제는 정말 의아했다. --- p.238 과연 나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재산? 사회적 지위? 여행? 하인? 그래, 이런 것들이 필요하기는 하지. 그렇지만 부수적인 것일 뿐이야. '난 그런 걸 포기할 수 있어.'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이 폴 리슬링의 존재를 간절히 바란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이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기를 바란다는 것을 인정했다. 만약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면, 그는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가 그 무릎에 머리를 누일 것이다. --- p.341 하지만 나중에 그는 위축되었다. 「그 버러지 같은 자식마저 나보고 교회 공동체에 나오라고 뻔뻔스럽게 말하는 것을 보면, 그 거룩한 패거리들 또한 나를 두고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는 존 제니슨 드류 박사, 콜몬들리 프링크, 심지어 윌리엄 워싱턴 어손 같은 사람들조차 수군거리고 숙덕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독립심이 자신의 몸에서 술술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사람들의 신랄한 눈초리와 그칠 줄 모르는 속삭임을 두려워하며, 그는 혼자 거리를 걸었다. --- p.471 평생 동안 난 내가 원하는 일을 단 한 가지도 해보지 못했다! 그냥 시류를 타고 흘러가는 것 외에 뭘 성취했는지 모르겠어. 5미터 중에서 0.5센티미터쯤 앞으로 나아갔을까? 하지만 너는 앞으로 더 많이 나아갈 거야. 난 잘 모르겠지만, 네가 스스로 장래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고 또 그것을 실천하려 한다는 사실은 은근히 기쁘구나. 저기 밖에 있는 사람들은 너를 위협하며 길들이려 할 거야. 그들에겐 그들 일이나 신경 쓰라고 해! 나는 너를 응원할게. 네가 원하면, 공장 일을 해. 가족들의 비난을 겁내지 마. 제니스의 모든 사람들도 신경 쓰지 마. 나처럼 자기 자신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어. 애야, 앞으로 씩씩하게 나아가라! 세상은 네 것이다! --- pp.496-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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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싱클레어 루이스의 대표작 『배빗』이 열린책들 세계문학 169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전쟁 직후인 1920년의 미국 중서부, 지극히 「표준적」인 도시 제니스에 한 중년의 부동산 중개업자를 묘사한 이 작품은 사회적 명예만을 뒤쫓으며 살아오면서도 늘 꿈속의 아름다운 소녀와 자유로운 세상으로의 탈출을 기도하는 주인공 배빗의 이야기를 통해 속물 덩어리에 이기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인물인 동시에 순진하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이제 일반 명사가 되어 모든 영어 사전에 올라 있다. 「중산 계급의 교양 없는 속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뜻풀이와 함께. 전후 미국의 평범한 중산 계급의 일상을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게 묘사함으로써 물질만능과 표준화를 강요하는 세상을 비틀어 본 싱클레어 루이스의 최고 걸작이다. 「시류를 타고 흘러가는 것 외에 뭘 성취했는지 모르겠어. 5미터 중 0.5센티미터쯤 앞으로 나아갔을까?」 안전한 배를 타고 인생을 항해하던 배빗, 거친 세파에 맨몸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하)다! 이 남자의 생활을 따라가며 연민을, 애증을, 짜증을 느낀다면, 그건 바로 당신 자신을 향한 것 미국의 평범한 도시 제니스 시에 살고 있는 평범한 부동산 중개업자 배빗. 누군가의 가치를 그가 받는 연봉의 약수로 결정하고, 멋진 자동차를 선망하며, 명성 있는 친구를 최대의 자랑으로 삼고, 꿈속의 아름다운 소녀와 만나기를 고대하는 결혼 23년차 중년 남자. 평범한 아내와 평범한 자녀들을 건사하면서 사회적 지위를 높여 가며 보람을 느끼던 그에게 잘못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어느 날 문득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도덕과 관습은 물론 선망해 마지않던 명성 있는 친구들마저 모두 내던지기로 작정한 배빗의 자체 대혁명. 과연 그는 자신을 감시하는 시선과 조롱에 맞서 투쟁을 계속하여 현대 영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표준화된 세상에서, 삶은 물론 꿈마저 표준화시켜 버린 현대인의 쓸쓸한 대변자 배빗. 그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뜨끔할 정도로 사실적인 「나」와 만나고서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 밀도, 간결함, 응집성, 그 어떤 것에 비추어 보아도 루이스의 작품은 탁월하다! -- 버지니아 울프 * 1930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 1997년 피터 박스올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미국 대학 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배빗』은 열린책들이 2009년부터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69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