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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마작철학 마음의 의장 지협의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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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세수할 때 어디서 날아왔는지 버들잎새 한 잎 대야물 위에 떨어진 것을 움켜드니 물도 차거니와 누렇게 물든 버들잎의 싸늘한 감각! 가을이 전신에 흐름을 느끼자 뜰 저편의 여윈 화단이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장승같이 민출한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모르는 결에 가을이 짙었구나. 제비초와 애스터와 도라지꽃 하늘같이 차고 푸르다. 금어초, 카카리아, 샐비어의 붉은빛은 가을의 마지막 열정인가. 로탄제 종이꽃같이 꺼슬꺼슬하고 생명 없고 마치 맥이 끊어진 처녀의 살빛과도 같은 이 꽃이야말로 바로 가을의 상징이 아닐까. 반쯤 썩어져 버린 홍초와 글라디올러스, 양귀비의 썩은 육체와도 같은 지저분한 진홍빛 열정의 뒤꼴, 가을 화초로는 추접하고 부적당하다. 가을은 차고 맑다. 마치 바닷물에 젖은 조개껍질과도 같이. --- “독백” 중에서 도무지가 무덥고 시들고 괴로운 해이다. 속히 해결이 되어야지 이대로 나가다가는 나중에는 종자도 못 찾을 것이다. 이 말할 수 없이 시들고 쪼들려 가는 이 거리, 이 백성들 가운데에 아직도 약간 맥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정주사네 사랑일까? 며칠이나 갈 맥인지는 모르나 이 무더운 당장에 그곳에는 적어도 더위는 없다. 대신에 맥주 거품과 마작과 유흥이 있으니 내려찌는 복더위에 풀잎같이 시들은 이 거리, 서늘한 이 사랑에서는 오늘도 마작판이 어우러졌던 것이다. 삼간이 넘는 장간방의 사이를 트고 아래 윗방에 두 패로 벌린 마작판을 싸고 전당포 홍전위, 정미소 심참봉, 대서소 최석사, 자하골 내시 송씨, 그 외에 정체모를 수많은 유민들이 둘러앉아서 때묻은 마작쪽에 시들어가는 그들의 열정을 다져서 마작판을 탕탕 울린다. “펑!” “깡!” --- “마작철학”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