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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틀 때
저류 이역원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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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으나짧은 여름밤을 빈대 모기 벼룩에게 쪼들려서 받아주는 사람도 없는 화증과 비탄으로 앉아 새다시피 한 허준이는 가까스로 들었던 아침잠조차 앵앵거리고 모여드는 파리떼로 흔들리고 말았다.
그러지 않아도 남의 집에서 자는 잠이니까 늦잠을 잘 수는 없는 일이지만 화나는 양으로 말하면 그놈의 파리를 모조리 잡아서 모가지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도 생각하면 소용없는 짓이려니와 되지도 않을 일이니까 그는 하는 수 없이 찌긋찌긋한 몸을 뒤틀면서 일어나 앉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비비면서 창문 밖을 내다보니 아침 햇볕은 벌써 마당에 쫙 퍼졌다. --- “먼동이 틀 때” 중에서 원수의 밤은 또 닥쳐왔다. 땅거미 들기 시작하면서 별들은 눈을 떴다. 남편이 있을 때에도 그놈의 유가가 밭머리나 개울가에서 조용히 만나면 수상스런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태산 같은 남편이 곁에 있으니 무섭고 걱정은 되면서도 마음 한편이 든든하였지만 지금은 든든한 마음은 다 사라지고 걱정과 근심과 두려움이 온 마음을 차지하였다. 그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로 밤마다 혼자 자지 못하였다. 크고 의 따른 집에서 쥐만 바싹해도 머리끝이 쭈뼛하는데 지주되는 중국 사람 유가의 행동이 수상스러워서 체증이 내리지 않았다. --- “이역원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