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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야지
근일 강선달 동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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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웅변부(校內雄辯部)의 월례회가 끝나고 나서였다.
회가 끝나자 여럿은 이내 다 흩어져 갔고, 한 6, 7인이나가 그대로 처져있었다. 웅변부를 리드하는, 그리고 나아가서는 교내에서 저희들의 이른바 진보적인 세력을 리드한다는 윤상수, 문태석, 고영달 이런 5, 6학년 중심의 맨 말썽꾼이 일파였다. 늘 그들은 이렇게 얼렸다. 웅변부의 집회실로 정하여진 이 5학년 교실에서, 혹은 그들 가운데 누구의 집이나 하숙에서 반드시 약속이나 지정이 있는 것이 아니면서도 저절로 그렇게 얼리곤 하던 것이었었다. 얼려서는 제법 정론(政論)을 하면서 비판하고 방담(放談)하고, 학교 당국을 공격하고 비방하고, 선생 누구를 그렇게 하고, 간혹 ‘연극’ 이라는 것도 하고 하다가는 필경 온갖 잡담을 하고, 그리고 마지막 가서는 빵 먹을 궁리를 어떻게 해서든 마련해 내고 하기가 일이었다. --- “도야지” 중에서 아들 삼준(三俊)은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조반 수저를 놓으면서 이내 일어서, 기름 묻은 작업복 저고리를 떼어 입고, 아낙은 벤또 싼 보자기를 마침 들려주고 한다. 아랫목에서, 세살박이 손자놈을 안고 앉아 밥을 떠넣어주고 있던 강선달이, 아들의 낯꽃을 보고 보고 하다, 짐짓 지날말처럼 묻는다. "오널두 늦게 나오냐?" 악센트하며 김만경(金萬頃) 그 등지 농민의, 알짜 전라도(全羅道) 사투리다. "네에" 삼준은 얼굴과 대답 소리가 모호하면서, 무얼 딴 생각을 하느라고 우두커니 한눈을 팔고 섰다.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하기는 하려면서도 옆에서 보기에도 민망하도록 덤덤히 섰기만 한다. --- “강선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