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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살육
홍염 박돌의 죽음 같은 길을 밟는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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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는 묶은 나뭇짐을 걸머졌다.
힘에야 부치거나 말거나 가다가 거꾸러지더라도 일기가 사납지 않으면 좀 더하려고 하였으나 속이 비고 등이 시려서 견딜 수 없었다. 키도 넘는 나뭇짐을 가까스로 진 경수는 끙끙거리면서 험한 비탈길로 엉금엉금 걸었다. 짐바가 두 어깨를 꼭 죄어서 가슴은 뻐그러지는 듯하고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서 까딱하면 뒤로 자빠지거나 앞으로 곤두박질할 것 같다. 짐에 괴로운 그는, “이놈 남의 나무를 왜 도적질해 가니?” --- “기아와 살육” 중에서 오늘은 일천 구백 이십 구년 팔월 십 구일이다. 나는 오늘 아침까지도 오늘이 그날인 것은 생각지 못하였다. 생각한대야 별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제께까지 생각하였던 오늘을 정작 오늘 와서는 잊었다. 아침부터 내가 다니는 C일보사에 들어가서 일을 마치고 오후에 한강으로 나가다가 버스 속에서, "오늘이 팔월 열 아흐레. 그날이로구나." --- “같은 길을 밟는 사람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