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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약가
영춘류 신추문단소설평 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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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주부는 조그마한 D촌이 모시고 있기에도 오감할 만큼 유명한 의원이다. 읍내 김 참판 댁 손부가 산후증으로 가슴이 치밀어서 금일금일 운명할 것을 단 약 세 첩에 돌린 것도 신통한 일이어니와, 더구나 조 보국 댁 젊은 영감님이 속병으로 해포를 고생하여 경향의 명의는 다 불러 보았으되 그래도 효험이 안 나니까 그 숱한 돈을 들여 가며 서울에 올라가 병원인가 한 데에서 여러 달포를 몸져누워 치료를 받았으되 필경에는 앙상하게 뼈만 남아 돌아 오게 된 것을 이 최 주부의 약 두 제 먹고 근치가 된 것도 신기한 이야깃거리다.
이 촌에서 저 촌으로 그야말로 궁둥이 붙일 겨를도 없이 불려 다니고 심지어 서울 출입까지 항다반 있었다. 애병, 어른병, 속병, 헐미 할 것 없이 그의 손이 닿는 데는 마치 귀신이 붙어 다니는 것처럼 신통한 효력을 내었다. 맥도 잘 짚고 침도 잘 놓고 헐미도 잘 째고 백발백중하는 그 탕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마는, 무슨 약으로 어떻게 맨들었는지 그의 고약이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명약이었다. 나무하다가 낫에 베인 손가락, 모숨기하다가 거마리한테 물리고 그대로 발이 짓물러서 썩어 들어가는 데도 그의 고약 한장이면 씻은 듯이 나았다. 곽란을 만나 금방 수족이 차고 맥이 얼어붙는 것도 그의 침 한 대면은 당장에 돌린다. --- “정조와 약가” 중에서 서울이 객지인 그가 머물고 있던 여관은 금부 뒷골에 있었는데, 여관이라 해도 드러내 놓고 손을 치는 게 아니라, 아는 이만 알아서 찾는 객주라면 객주요, 염집이라면 염집이었다. 그 집엔 어쩐지 비밀이 있는 듯하고, 어쩐지 사람의 마음을 달뜨게 하고, 어쩐지 야릇한 희망을 품게 하는 일종 기괴한 분위기가 떠돌았다. 이 분위기는 그 집에 한 번 방문만 한 분이면 대개 느낄 수 있으리라. 문간에서, "이리 오너라." 하고 부르면, "게 누구세요?" 하는 간드러진 목소리가 받는다. 이 소리만 들어도 헙헙한 사내의 마음은 뛴다. 짝짝 하고 신 끄는 소리가 나자 늘 닫혀 있는 중문이 바시시 열리며, 평양식으로 얹은머리를 한 여편네가 찰찰 넘을 듯한 애교의 웃음을 띤 얼골만을 나타낸다 그 얼골은 . 분명히 사십을 훨씬 지낸 얼골이로되, 유달리 붉은 입술과 뺨이 화냥기를 띠고 사람을 끈다. 그는 주인 노파다. --- “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