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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롱
현대작가 창작 고심 합담회 존 밀링턴 싱그의 극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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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여름 나무 그림자가 아니라 잎이 떨어지고 가지만이 앙상하게 남은 겨울나무의 그림자라는 것을 사람들은 그다지 생각해 본 적이 없을 듯하다.
우거진 나무 그림자라는 것은 으슥한 낮잠의 터는 되어도 겨울나무 그림자의 외롭고 아름다움은 없다. 겨울나무가 푸른 그림자를 처녀설의 흰막 위에 던지고 있는 그림은 쓸쓸하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나는 겨울에 함경선을 지날 때에 가장 흔히 본다. 과수원이나 혹은 낙엽송림에 눈이 쌓여 아직 밟히지 않은 그 백지 위에 나뭇가지 혹은 수풀의 그림자가 푸른 목판화같이 또렷하게 박혀져 있는 풍경은 아무리 상주어도 오히려 부족하다. 차창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지나가는 그 한 폭을 아깝게 여기며 다음 올 것을 기대하는 수 밖에는 없다. --- “채롱” 중에서 셰익스피어가 그의 비적할 곳 없는 광채를 가지고 엘리자베드 왕조 시대를 찬식(燦飾)한 이후 금일의 장관을 정출(呈出)하기까지 약 3세기 동안의 영국의 극단은 심히 적막하였다. 물론 그 동안에 드라이덴, 오트웨리 그리브, 골드 스미스 혹은 셸리단 같은 극작가들이 배출하여 위대한 전통을 계승하여 내려오지 않은 바는 아니었으나 그들은 능히 영국 극단을 세계 극단과 비견시켜 오진(伍進)시키지는 못하였다. 존스와 피네로를 음두(音頭)로 디오니서스의 찬가가 남창(濫唱)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들어서부터이요, 최근 영국 극계의 가장 위대하고 의미심장한 업적은 애란극운동(愛蘭劇運動)이었다. 해운동(該運動)은 애란극을 수립하는 동시에 많은 극작가를 산출하였으니 그 가운데에서도 애란극의 진정한 전설을 창조한 한 사람의 천재는 곧 존 밀링턴 싱그(1871~1909)이다. --- “존 밀링턴 싱그의 극 연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