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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풍경
소설 안 쓰는 변명 고운 유혹에 빠졌다가 문학과 전체주의 신변잡초 인간하경 수제 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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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
잊지 아니하고 소식 전해주니 고맙소. 이것은 아무나 편지 서두(書頭)에 체면과 습관으로 인사삼아 쓰는 항투의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아슴찮아서 하는 치하요. 내가 왜 이런 새삼스런 소리를 할까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얼마 전 내가 퍽 정다와 하는 친구 한두 사람을 잃어버렸는데 거기에 생각하기조차 몹시 불괘한 여운이 아예 스러지지 아니하는 때문이오. 도덕군자나 또는 장자(長者)들이 설교하는 그러한 숭고(?)한 교우지명(交友之銘) 같은 것은 나는 모르오. 나는 다만 이렇게 생각하오. 벗의 단처(短處)를 알되 허물하지 아니하고 다직해서 일종의 애교를 보게 되어야 하고, 그 장처(長處)는 공리적(功利的)으로 이용하려 아니하고 일종의 심미적 만족감으로써 대하는 그러한 지경에까지 이르러야만 참된 우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렇게 말하면 이상이나 주장 같지만 그것보다 앞서 사실이 그러하오. --- “소설 안 쓰는 변명” 중에서 신천총 영감은 오늘도 어저께처럼 그리고 그저께처럼 그그저께처럼, 또 그리고 달포 전부터 시작하여 그새 매일 일과삼아 해오던 대로 오늘도 천천히 걸어서 문안으로 들어왔다. 별로 급하게 온 바도 아니지만 후유후유 황토마루 네거리에 당도하니 등에 처근히 땀이 젖는다. 삼개(?浦)서 쫀쫀한 십리길, 젊은 사람들과 달라 파근히 지친 품이 길바닥에라도 그대로 드러누웠으면 편안할 것같이 대견하다. 내일 모레가 단오(端午)니 가령 모시것이야 생심도 못하리라 하겠지만 적이나 하면 인조라도 항라 두루마기 하나쯤 입었어야 할 것을 이 특특한 당목 두루마기가 철도 아니려니와 제일에 무겁고 더워 못하겠다. --- “향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