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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사
기아 폭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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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일부러 먼먼 길에 찾아오셨던 것도 황송하온데 또 이처럼 정다운 글까지 주시니 어떻게 감격하온지 무어라 여쭐 수 없습니다. 형님은 그저 내가 형님의 말씀을 귀밖으로 듣는 것이 섭섭하게 여기시지만 나는 참말이지 귀밖으로 듣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 눈앞에는 초연히 앉으셔서 수연한 빛을 띠시던 형님의 모양이 아른아른 보이고, 순순히 타이르고 민민히 책망하시던 것이 그저 귓속에 쟁쟁거립니다. “형님, 왜 올라오셨어요” 지난 여름, 형님께서 서울 오셨을 제 나는 형님을 모시고 성균관 앞 잔솔밭에 나가서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 “전아사” 중에서 구들이 차다는 트집으로 아내를 실컷 때리고 나선 춘삼이는 낮전에 술이 흙같이 취하였다. 흥글멍글하고 남의 집 대문 앞에 서서 우줌을 쉬쉬 쏟다가 그 집 늙은 부인한테 욕을 톡톡히 먹었건만 그래도 빙글빙글 웃고 골목길을 걸었다. 길을 걷는지, 춤을 투는지 뼈가 빠진 동물같이 이리 흥글 저리 멍글, 이리 비틀 저리 주춤 내려오다가 조그마한 쪽대문에 들어서서 정지(부엌방) 문을 펄떡 열었다. “아즈망이! 술 한잔 주오?” 그는 신 신은 채 정지 아랫목에 쓰러졌다. 바당(부엌. 복도는 부엌과 안방 사이에 벽 없이 한테 통하였다. 바당이란 것은 부엌이고 정지는 부엌에 있는 안방이다)에서 불을 때던 늘그스레한 부인은, “어디서 저리 처질렀누! 엑 개장시.” --- “폭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