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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피아노 고도 순례 - 경주 서투른 도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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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飢寒)은 그의 약한 몸을 졸라맨다. 몸이라고 하는 것은 반쯤 죽어가는 개나 괘이(猫) 모양으로 겨우 밭(田)이랑 같은 좌우의 가슴과 공동묘지같이 울퉁불퉁한 뼈마디만 겨우 붙어 있을 뿐이다. 그는 큰길로부터 쓸쓸한 골목길로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더럽고 제일 고약한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게 된 불쌍한 신세이다.
어느 날 몹시 추운 달밤에 그는 올 가을에 처음으로 닦은 신작로에 왔다. 그 길은 철로 길 근처 시가지 맨 끝 아즉도 집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못 구녕만 숭숭 뚫린 황무지만 있는 저쪽으로 갔다. 여기서는 아모 소리도 없고 길가에 켠 등불의 행렬이 다만 희미하게 비치어 푸른 달빛과 같이 은근히 섞여 비칠 뿐이다. 밝고 찬 달빛은 죽은 듯이 건축장 위를 고요히 흘러있다. --- “행복” 중에서 창의문 밖 살림을 차린 뒤로 안잠자기 때문에 약간 머리를 앓지 않았다. ‘개똥에 굴러도 문안이 좋지 그 두메에 누가’ 하고 그들은 처음부터 오기를 싫어한다. 일갓집들의 연줄 연줄로 간신히 하나 구해다가 놓으면 잘 있어야 한두 달 그렇지 않으면 단 사흘이 못되어 봇짐을 싼다. 속살 까닭은 여러 가지겠지만 드러내 놓는 이유는 한결같이, "뻐꾹새와 물소리가 구슬퍼서." --- “서투른 도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