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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차례
논 이야기 보리방아 삽화 세길로 그 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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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들이 토지와 그 밖에 온갖 재산을 죄다 그대로 내어놓고 보따리 하나에 몸만 쫓기어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한생원은 어깨가 우쭐하였다.
"거 보슈 송생원. 인전 들, 내 생각 나시지?" 한생원은 허연 탑삭부리에 묻힌 쪼글쪼글한 얼굴이 위아래 다섯 대밖에 안 남은 누런 이빨과 함께 흐물흐물 웃는다. "그러면 그렇지, 글쎄 놈들이 제아무리 영악하기로소니 논에다 너귀탱이 말뚝 박구섬 인도깨비처럼, 어여차 어여차, 땅을 떠 가지구 갈 재주야 있을 이치가 있나요?" --- “논 이야기” 중에서 나는 자리 넓은 곳을 찾느라고 맨 꽁무니 찻간에 올랐다. 서로 먼저 오르려고 밀치고 달치며 정신없이 서두는 사람들 "리리. 리리. 고훙깐데이샤. 군상젠슈호 멘노리까에." 하며 입에다 나발통을 대고 악을 쓰며 외치는 역부들의 떠드는 소리. 플랫포옴 앞에 그득히 들어선 검은 기차 옆에 모여서서 긴장이 되어 훤화와 혼잡을 이루는 광경은, 차로부터 척척 내리는 사람들의 범연한 시선과 가벼운 모양이며 차창으로부터 무심히 내어다보는 사람들의 고요하고 한가한 얼굴과 알맞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차 꽁무니로 해서 차 안에 막 들어서자 바로 문간에서 멀지 아니한 곳에 보얗게 선선하게 차린 여학생 하나에 선뜻 눈이 띄었다. --- “세길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