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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종달새 사섭 백안 춘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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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갑자기 피서지 예찬(避暑地禮讚)을 쓰라는 명령을 받고 가만히 생각하니 어찌된 셈인지 나는 오늘까지 피서(避暑)란 명목으로 어디를 가 본 기억이 없는 듯 하다. 본래정신(本來精神) 없는 사람이라. 혹 실념중(失念中)이나 아닌가 하여 집안 사람들에게 물어 봤더니
"너는 참외 버러지라 여름철에는 꼭 집 안에서 옷 끈 풀어놓고 그저 참외만 먹어대느라고 어디를 갈 여가(餘暇)가 있어야지." 라는 대답이었다. 그러면 나는 정말로 아무데도 피서를 가 보지 못한 것인가 보다. --- “동화사” 중에서 나는 어릴 때 종종 혼자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제비는 가을이 되면 강남으로 가고 기러기는 봄이 되면 북쪽으로 가고 참새는 늙으면 새자개(貝)란 것이 되고 매암이는 알을 낳고 죽어버리고 배암은 가을이 되면 흙 속으로 들어가고 하는데 종달새는 여름이 지나면 어디로 가는고." 하는 것이었다. 학교라고는 내 평생을 도합해 보았자 불과 사 년도 채 못 다녀봤고 그저 완고하게 글씨나 쓰고 큰 소리로 쫙쫙 한문이나 읽어 왔던 터임으로도 내 머리 속에 선생이란 무서운 것 귀찮은 것이라는 생각밖에 없었음인지 천진스런 어린 때의 회의(懷疑)를 맘 놓고 물어보지 못했던 것이므로 어른이 다 된 요즈음까지도 종달새는 가을부터 봄까지 어디가 있다 오는지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어머니께 물어보다가 "글 읽기 꾀 나니까 별 망령을 다하는구나." --- “종달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