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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죽음
빈처 새빨간 웃음 무명 영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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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문득 나를 불렀다.
“인제는 다시 못 보겠다, 인제는 다시 못 보겠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인제 내가 안 죽니? 그런데 너 내 청 하나 들어 주겠니?” “네? 무슨 말씀입니까?” “나, 날 좀 일으켜 다고.” 나는 눈물이 날 듯이 감동하였다. 어찌 차마 이 청을 떼칠 건가. 나는 다짜고짜로 두 손을 할머니 어깨 밑으로 넣으려 하였다. 이것을 본 중모는 깜짝놀라며 나를 말리었다. --- “할머니의 죽음” 중에서 시라노의 주선으로 크리스장과 로크사느 - 정남연녀(情男戀女)는 달밝은 저녁 한 걸상에 앉게 되었다. 정열에 띄인 로크사느는 꿈결 같은 감정에 눈을 반만 감으며 크리스장에게 사랑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졸랐다. 그러나 속이 텅 빈 크리스장은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말만 뒤삶고 곱삶을 뿐이요, 꽃답고 꿀 같은 말씨를 속살거릴 줄 몰랐다. 마츰내 로끄사느는 눈썹을 찡기며 ‘나는 크림 바른 과자를 원하는데 당신은 맛없는 빵만 줍니다. 그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소매를 떨치며 일어섰다. 크리스장은 초연히 시라노에게 돌아와서 실패한 사연을 말하고 저를 도와달라고 비두발괄하였다. 그래 시라노는 크리스장을 끌고 로크사느 집 노대(露臺) 앞에 왔다. 시라노는 모래를 던져 로크사느의 창문을 열게 한 뒤에 자기는 어둠컴컴한 노대 밑에 몸을 숨기고 앞에 나선 크리스장에게 가만가만히 말을 알으켜 주었다. 멋있는 말씨는 앵돌아진 로크사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으나 남의 말을 받아서 되풀이를 하고 보니 말 사이가 뜨고 또 더듬거리매 로크사느는 조금 의심을 하는 눈치였다. 어쩔 수 없이 시라노는 크리스장을 노대 밑으로 끌어놓고 몸소 나와서 얼골을 어둠에 숨기면서 흐르는 듯한 말솜씨를 빚어내었다. --- “무명 영웅” 중에서 |